▲ 박지영 교수

[문화가 있는 날·예술이 있는 삶을 빛냅니다…문화뉴스] "고급과 야함은 종이 한장 차이다. 벨리댄스의 테크닉적 요소를 보지 않는 것이 안타깝다."

벨리댄스는 이슬람문화권의 여성들이 추는 배꼽춤을 말한다. 몸을 가리는 최소한의 의상을 입고 허리와 골반을 이용한 동작이 많은 것이 특징적이다. 다이어트 열풍과 함께 붐이 일은 후, 최근까지도 여성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우리가 벨리댄스를 떠올릴 때, 떠오르는 장면들은 상당히 제한적이다. 흔히 노출이 심한 의상을 입은 여자가 허리를 흔드는 모습이 떠오른다. 그렇지만 그것이 벨리댄스의 전부일까? 지난 31일 홍대 티아이피 아카데미에서 열린 'Aim High(이하 에임하이)'를 기획·진행한 벨리댄서 겸 호서예술전문학교 교수로 재임 중인 박지영을 만나보았다. 'Aim High'는 국내 최초 청소년 세계 댄스 대회로, 박지영 교수는 벨리댄스 분야를 기획하였다.

'에임하이'에서는 최초로 벨리댄스에 스트릿 문화인 '배틀'을 도입하였다. 기존의 미리 짜놓은 안무로 퍼포먼스를 펼치고, 순위를 선정하던 벨리댄스에서 차별화를 두었다. 벨리댄서들은 마치 비보이처럼, 즉흥적으로 노래를 듣고 느낌대로 춤을 췄다. 정해진 안무에 맞춰 딱딱 춤을 추던 벨리댄서들이 어떤 의미에서는 조금 더 '댄서'다워진 것이다.

박지영 교수에게 '에임하이'의 기획배경과 벨리댄스의 편견에 대한 생각, 한국 벨리댄스의 전망에 대해 들어보았다.

'에임하이'의 기획의도가 궁금하다.
ㄴ 요즘 벨리댄스 대회는 거의 순위를 선정하는 형식이다. 우리나라 벨리댄스 수준이 상당히 높다. 권위있는 세계 대회에서 한국 벨리댄서들이 챔피언을 휩쓸 정도로 위상을 떨치고 있다. 그 나이대가 중, 고등학생에서 20대 초반 정도의 나이다. 그리고 이 친구들이 프리 댄스 역시 가능하다고 생각했고, '스트릿 문화에 있는 배틀과 합친다면 어떨까?'는 생각을 해왔다.

또한 이것이 벨리의 발전을 위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이번 기회에 과감히 퍼포먼스 대회의 룰을 버리고 배틀로만 하는 대회를 만들어보았다. 에임하이는 국내 최초로 시도되는 일대일 배틀 벨리댄스 대회다.

'에임하이'를 기획, 준비하면서 특별히 신경 쓴 부분이 있나.
ㄴ '에임하이'를 기획은 생각은 계속 해왔지만, 행동으로 옮긴 건 몇 개월정도 걸렸다. 일단 로고 디자인, 트로피 같은 것들을 감각 있게 하려고 세세히 신경 썼다. 세계에서 하나뿐인 트로피를 (우승자에게) 선물해주고 싶어서, 영국의 유명한 그래피티아티스트 장인이 직접 그린 그림으로 만들었다. 또한 왕관, 파이널 대회에서 입을 드레스 같은 소품들 역시 디자이너에게 맡겨 직접 제작했다. 우승자에게 여러가지 특별한 우승 상품을 주기위해 상금 외에도 여러 가지로 준비했다.

'에임하이' 심사를 하면서 중점을 둔 부분이 있나.
ㄴ 음악과의 싱크로율, 친구들이 얼마나 음악의 흐름에 맞추어 즐기면서 하는지를 주로 봤다. 선이나 동작, 기본 테크닉은 기본적으로 봤고, 음악을 이해하면서 추는 것을 중점으로 봤다. 배틀이라는 것은 현장에서 바로 음악을 듣고 출 수 있는 즉흥적인 감각이 굉장히 중요하기 때문이다.

   
▲ '에임하이' 대회 사진

첫 번째 대회가 마무리됐는데, 소감을 말해달라.
ㄴ 이번 '에임하이'에서 벨리댄스의 경우 도구 퍼포먼스가 생각했던 것보다 정말 재밌었다. '이거 재밌겠다'고 생각했지만 기대 이상이었다. 현장에서 저도 직접 보면서 노래가 나오면 '아, 이 노래에 (참가자가) 어떤 도구를 들까' 기대되고 너무 재밌었다.

정말 눈물 나도록 좋았다.(웃음) 참가자들이 정말 잘해줬고, '짜인 안무로만 대회를 나가던 참가자들이 프리스타일이 가능할까?'는 걱정이 조금 있었는데, 걱정과 달리 너무 잘해줘서 앞으로의 '에임하이'가 더욱 기대되었다.

호서예술전문학교와 학원 등에서 다양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데, 우리나라 벨리댄스의 전망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ㄴ 벨리의 인구가 거의 20만에 다 다를 정도로 굉장하다. 예년에 한창 붐이 일었을 때보다 살짝 주춤하긴 하지만, 지금 청소년들이 매우 잘해주고 있고, 이 청소년들이 이대로 자라준다면 한국 벨리계의 미래는 매우 밝다고 생각한다.

지금 현재도 이집트, 프랑스 등 각종 대회에서 한국인이 챔피언을 차지하고 있다. 그리고 이 친구들이 활발히 활동하고 있고, 벨리댄스 선생님들 역시 활발히 제자 양성을 해주고 있다. 이대로라면 벨리댄스의 미래는 매우 밝다고 생각한다. (웃음)

벨리댄스라고 하면, '노출이 심한 춤', '선정적인 춤'으로 보는 시각들도 많다. 이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ㄴ 이런 시각은 저희가 가져가야 할 숙제라고 생각한다. 벨리댄스는 상의 노출이 있는 춤이다 보니, 남성분들이 '섹시 코드'로만 보는 경향이 있다. 종이 한 장 차이라고 생각한다. 어떻게 보면 정말 고급스럽기도 하고, 어떻게 보면 정말 야하게만 보일 수도 있다.

그렇지만 벨리댄스를 추는 사람들은 그 동작, 테크닉을 위해 수많은 연습을 하고 있고, 매우 기술적인 동작들도 많다. 그것을 위해, 세계적인 위상을 떨치기 위해 그들이 흘린 땀방울은 수없이 많다. 그렇기 때문에 그런 노력들을 좀 생각해주셨으면 좋겠다. 보이는 것만 보시지 말고, 벨리댄스를 있는 그대로 봐주셨으면 좋겠다.

벨리댄스의 매력과 장점이 궁금하다.
ㄴ 벨리댄스는 보는 것처럼 여성의 매력을 가장 아름답게 표현해줄 수 있는 춤이다. 의상, 춤의 선이 매우 여성스럽고 아름답다. 여자가 최대한 아름다워 보일 수 있는 춤인 것 같다. 또한 벨리댄스는 배우면 배울수록 재밌다. 그래서 실제로 워크숍 같은 곳에 마니아들이 많이 오신다. 춤적인 요소 외에도 건강에도 유익하다. 그래서 휘트니스용으로도 많이 진행하고 있다. 벨리댄스가 여성의 자궁을 튼튼히 하는 동작들도 많고, 몸의 라인을 예쁘게 한다. 운동으로 하기에도 좋은 춤이다.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하다.
ㄴ 일단 지금 하고 있는 '에임하이'에 집중하고 싶다. '에임하이'를 더 많은 사람들에게 더 많이 알리고 싶다. 이렇게 재밌는 대회에 많은 사람들이 참가할 수 있도록 홍보할 계획이다.

 

문화뉴스 방보현 기자 bang@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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