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효준 관장이 서울시립미술관의 제5대 관장으로서 연간전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문화뉴스] 9일 최효준 관장이 서울시립미술관의 제5대 관장으로 취임한 가운데, 20일 취임 및 연간전시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최 관장은 관람객의 심리적이고 경험적인 측면을 배려하는 '마음을 가진 (mindful) 미술관' 즉, 편안하고 즐겁고 기분 좋은 휴식의 장소로서의 미술관이 되어야 하며 관람객의 심리적이고 경험적 측면을 배려하는 '마음을 가진 (mindful) 미술관', 배려하고 마음으로 소통하는 미술관으로 만들자"고 말했다.

서울시립미술관의 최효준 관장은 "우리의 삶을 바꾸는, 마음을 가진 미술관"을 비전으로 제시했다. 최 관장이 구상하는 미술관은 더욱 관객의 활발한 참여가 이루어지는 공간이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미술관은 운영 전략으로 1) 공공성과 대중성의 균형, 2) 현실적 사회적 의제를 콘텐츠화, 3)커뮤니티와 함께할 수 있는 커뮤니티 오거나이징, 4)분관들을 통한 지역 거점 특성화와 개념적 통합 등을 설정했다.

전략에 따른 당면 과제는 1)규모 확장에 따른 정체성의 재확립, 2)향수국면으로의 미술 중심 이동과 마케팅 개념의 구현방안 모색, 3) 가치 중심의 미술 진흥과 다양한 미술 영역간의 균형, 4) 자생성과 창의성을 극대화하는 거버넌스의 실현, 5)전시, 교육, 창작지원 프로그램의 내용과 형식의 혁신화, 6)자체기획 역량의 강화, 7) 예술감성 교육 프로그램의 강화 등이다.

서울시립미술관은 "관람객에는 더욱 편하고, 즐겁고, 친절한 미술관, 소통과 참여로 함께 하는 미술관, 미술 생태계에 활력을 더해주는 미술관으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고 다짐했다.

질의응답 시간에는 기자들에게 서울시립미술관 정책에 관한 자유로운 질문을 받았다.

   
▲ 최효준 관장이 질의응답 시간을 가지고 있다.

최 관장님이 말씀하신 '양날개'를 고려하겠다는 것이 구체적으로 어떤 의미인가? 기존 프로그램들하고 어떻게 접목을 하고, 구현할 것인가?

ㄴ 과거의 순수미술과 참여미술의 논쟁이 있었다. 사회적인 주제의식을 가지고 기획했다. 전시기획은 부임하기 전에 이루어진 것이다. 이제 까르띠에 전시가 곧 열리는데 사회적인 주제 등 다양한 주제를 학제적으로 접근하는 전시가 앞으로 많이 열릴 것이다. 그러나 사회적 미술품만 전시하지 않고 순수미술, 근대 이전 미술들도 할 것이다. 주목해주실 부분은 서울시립미술관의 명칭에는 근대/현대라는 수식어가 없다. 시대나 장르에 구애받지 않고 다양한 접근을 통해 모든 미술을 다루겠다는 뜻이기도 하다. 순수미술과 사회적 미술의 균형을 잡아서 다루겠다는 뜻에서 양날개라는 표현을 썼다.

 

전관장이 기획하에 프로그램된 전시스케줄을 신관장이 관여할 수 있는 부분이나 보완할 수 있는 부분이 있는 것인가?

ㄴ 사업계획이 세워지고 예산이 배정받기 때문에 프로그램을 바꾸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큰 그림에서는 배정된 프로그램을 토대로 시민들에게 어떤 향유를 불러일으킬 건지와 같은 작업부분에 주안점을 두고 학예를 진행할 것이다.

 

블록버스터 전시를 지양하신다고 했는데?

ㄴ 블록버스터가 주요프로그램이 되면 미술관을 적정 규모를 유지할 명분이 약해진다고 생각한다. 자체 기획 역량을 강화한다는 의지이다. 한 작가의 명성과 역량에만 기대는 블록버스터 전시가 아니라 학제적으로 접근하는 주제전, 테마전을 열고 창의적으로 대입할 시기이다. 하지만 그런 전시를 모두 지양하자는 의미는 아니고 우리에게 맞는 협력모델을 만들자는 뜻이다.

 

신임 관장이나 큐레이터들이 오면 비전에 보면 늘 얘기하시는 게 공공성과 대중성의 균형을 얘기하는데 두 가지가 거의 항상 부딪치는 부분이다. 선언적 이야기인가 아니면 실제로 구체적인 실천방안까지 가지고 있는가? 또한, 서울 시립미술관의 공공성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가?

ㄴ 양자가 상충하는 측면은 있다. 적지 않은 돈이 세금에서 나와서 시에서 제공해주는 자금으로 미술관이 운영된다. 하지만 대중문화의 폭발적인 수요를 볼 때 대중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공공성이 있는 좋은 프로그램을 많은 사람이 누릴 수 있도록 대중적으로 전달하는 것이 서울시립미술관의 의무이자 목표라고 생각한다.

 

향유를 위해 고민한 마케팅 전략이 있는가?

ㄴ 세일즈를 만든 것을 파는 것이고 마케팅은 팔릴 것을 만드는 것이다. 마케팅은 욕구와 필요(wants and needs)를 정확히 분석해서 제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인데 미술관도 이에 비켜 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바람직한 것은 수요, 대체적 문화서비스, 시장분석을 통해 어떤 프로그램을 만들면 시민들이 만족해하고 재방문이 높아지고 입소문 효과가 날 것인가를 철저히 분석하고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에 대한 하나의 방안으로 시민들이 피드백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자 한다.

 

미술관장이 되고 싶었던 이유는 무엇인가? 민주주의와 자본주의 위기에서 미술관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ㄴ 5월 말에 제시할 기회를 갖고자 한다. 문화정책의 집행을 '관'과 '시장' 주도로 하는 데 익숙한데 그에 따라 많은 부작용이 생겼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문화를 누리는 동시에 만들어가는 주체는 시민이라고 생각하고, 이러한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 시민들과 많은 얘기를 나누고 공감하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다.

   
 

난지센터 등을 비롯하여 서울시립미술관 산하기관에 대한 구체적인 기획을 듣고 싶다. 또한, 국립현대미술관의 마리 관장에 대한 의견 내지 및 서울을 대표하는 공적인 양대산맥 미술관으로서 서로 협력할 여지는 있는가?

ㄴ 추진하고 있는 공간시설로 '평창 미술 복합 공간'은 현재 설계 공모를 통해서 건물 모양이 나왔으며, 현재 아카이브에 들어가는 자료를 수집하고 있다. 창동의 '사진미술관'은 현재 2차 투자심사를 앞두고 있고 2021에 개관할 예정이며, '서서울 미술관'도 같은 상황이다. 또한, 지난해 '세마창고'는 작년부터 운영하고 있고 올해 기획전을 할 예정이며, 운영은 직접 미술관에서 기획하기보다는 현장에서 기획자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대여해주는 방식을 취할 것이다. 그리고 여의도 '벙커'의 경우 늦어도 올해 9월 중에 오픈될 것이며, 하반기에 공고가 나서 외부 기획자들이 사용하도록 할 것이다. '백남준 기념관'은 3월 10일에 개관할 것이다. 올해는 미술관이 지역거점에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는 원년이 될 것이다. 시민들과 함께할 수 있는 미술관 프로그램들을 기획 중이다.

국립현대미술관 마리 관장께서 친필 서신을 보내셨다. 함께 협력할 부분이 있으면 대화를 하도록 하겠다.

 

아카이브전이 홍보에 치우칠 우려가 있는데, 그에 관한 방안은?

ㄴ 다양한 아카이브 전시가 열리는데, 한국미술사에서 중요한 기관이고 따로 자료를 모으는 작업을 해야 역사에 기반이 된다. 아카이브 작업을 해보니 생각보다 하지 않았던 것이 많아서 각 기관, 영역별로 여러 기록을 하는 등 미술관이 할 일이 많다. 현재 아카이브 30주년을 하는 작업을 하고 있고, 관람객들이 작품을 보면서 미술관 역사를 알 수 있는 시간이 되도록 열심히 준비하겠다.

 

'덕후프로젝트' 같은 경우 어떻게 구현되는가? 그리고 북서울미술관에 즐겨오는 관람객들의 특징은?

ㄴ 서소문 본관이나 서울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은 1인 연재방문율이 1.2-1.5회지만, 북서울미술관은 6.5회 이상 나온다. 이는 인근의 지역민들이 자주 찾는 미술관이라는 의미다. 큐레이터 1명이 교육담당, 4명 전시를 맡아서 운영해서 매우 열심히 일하고 있다. 문화행사와 교육을 다채롭게 하면서 같은 전시라고 하더라도 다른 방식으로 접근할 방안을 생각할 것이다. 관람객 구성을 보면, 2~30대 주부와 아이들, 연세 드신 분들이 많이 온다. 가장 적게 오는 관람객층이 10대 청소년인데 어렸을 때부터 미술관을 오는 것에 체화되어야 할 필요성이 있다. 10대 청소년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생각해낸 프로그램이 '덕후프로젝트'이다. 현재 '덕후'들이 문화를 선도하는 현상이다. 예를 들어 화초덕후인 작가의 덕후성을 발휘하여 관객에게 어떤 화초가 어울리는지 조언해주는 형식이며, 여러 체험 프로그램를 준비 중이다.

   
▲ 최효준 관장이 질의응답 시간을 가지고 있다.

문화뉴스 김민경 기자 avin@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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