움베르토 에코의 지구를 위한 세 가지 이야기 - 짧은 우화 형식으로 울림을 주는 '폭탄과 장군', '지구인 화성인 우주인', '뉴 행성의 난쟁이들'

지구를 위한 세 가지 이야기, 꿈터 제공

[문화뉴스 MHN 이대형 기자] 20세기 세계 최고 지성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움베르토 에코(1932~2016)가 아이들을 위해 남긴 유일한 동화책이 출판된다.

도서출판 꿈터는 6일 에코가 쓴 동화 '지구를 위한 세 가지 이야기'를 번역 출간한다고 밝혔다. 세계적 기호학자이면서 철학자, 소설가였던 그의 작품은 어렵기로 유명하지만, 어린이들을 위해 쓴 이 책은 읽기 쉽고 재미있다. 짧은 우화 형식으로 울림을 주는 '폭탄과 장군', '지구인 화성인 우주인', '뉴 행성의 난쟁이들'이 담겼다.

'폭탄과 장군’은 전쟁과 평화를 다루고 있다. ‘아토모’라고 불리는 원자와 나쁜 장군이 살고 있었다. 원자들이 함께 사이좋게 지내면 아무 문제가 없지만, 원자 하나가 부서지게 되면 결국 무서운 폭발이 일어나게 된다. 욕심 많은 장군은 원자폭탄을 이용해 세계를 정복하려 하고, 부자들은 장군들이 빨리 전쟁을 일으키도록 부추긴다. 그러나 이를 알게 된 원자들은 장군과 맞서 싸우기로 결심한다. 폭탄에서 모두 빠져나와 지하실에 숨는다. 장군은 그것도 모르고 폭탄을 떨어뜨렸고, 원자가 빠져나간 폭탄은 터지지 않았다. 공포에 떨었던 사람들은 안도하고 평화가 찾아온다.

‘지구인 화성인 우주인’은 차이에 관해 이야기한다. 미국인·러시아인·중국인은 우주를 개척하려 지구를 떠난 후 화성에서 만나지만 서로의 말도 이해하지 못해 오해하고 미워한다. 그렇지만 세 지구인은 원주민인 화성인이 나타나자 ‘우리는 모두 지구인’이라며 뭉친다. 화성인이 추위와 공포에 떠는 새를 보고 코에서 두 줄기 연기를 흘린다. 이를 본 지구인들은 눈물과 연기의 본질은 같다고 생각하고, 모습이 다르다고 해서 적이 될 수 없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리고 화성인에게 손을 내민다.

‘뉴 행성의 난쟁이들’은 우리가 처한 환경을 주제로 다룬다. 아름다운 행성을 발견한 지구의 탐험가들은 우주선을 타고 날아가 그곳 난쟁이들에게 문명을 전해 주겠다고 한다. 난쟁이 대장은 망원경으로 문명의 결과물을 살펴봤지만 실망한다. 렌즈 속 지구는 매연과 쓰레기, 교통체증 등으로 난장판이었다. 난쟁이 대장은 지구인에게 “지구도 우리 ‘뉴 행성’처럼 아름다워질 방법이 있다”라며 비결을 말해준다. 지구로 돌아온 탐험가는 황제에게 이를 알렸지만, 으뜸 신하는 여권과 허가증 등을 언급하며 거절한다.

우리가 사는 지구에는 아름답고 좋은 것이 많지만 위험하고 나쁜 것도 많다. 움베르토 에코는 원자를 발명한 인류가 맞닥뜨린 핵 전쟁의 위험성, 문명의 발달이 야기한 각종 지구환경 파괴, 차이를 품어 안지 못하고 편견에 빠진 인간의 어리석음 등을 어렵지 않은 간결한 비유와 유머로 풀어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사람들이 욕심을 버리고 평화롭게, 피부색이 달라도 서로 이해하고 존중하면서 사이좋게, 무심코 버리는 쓰레기를 줄이고 지구 환경을 깨끗하게 보호하기 위해 작은 일부터 실천하면 그만이라고 알려준다.

한편 '언어 천재'로 불리는 저자 움베르토 에코는 기호학 이론으로 유명하다. 미국과 유럽 유수 대학들에서 42개에 달하는 명예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의 역작 '장미의 이름'은 40여개국에 번역돼 4천만 부가 넘게 팔렸다.

----

[MHN 신간] '장미의 이름' 움베르토 에코가 아이들에게 전하는 이야기

지구를 위한 세 가지 이야기 - 짧은 우화 형식으로 울림을 주는 '폭탄과 장군', '지구인 화성인 우주인', '뉴 행성의 난쟁이들'

주요기사

 
저작권자 © 문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