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프링 1라운드 마지막경기의 승패를 가른 요인

[문화뉴스 MHN 이솔 기자] 많은 관심을 모았던 KT 롤스터와 그리핀의 경기가 있었다. 기자가 작성했던 에측 기사대로 1세트씩 주고받은 후 KT롤스터가 승리했다. 경기에서는 멋진 장면과 대비되는 아쉬운 장면들도 있었다. 해당 경기에서 보인 '운영상' 치명적인 실수를 요약해 되짚어보자.

 

2020.3.6 17:00 그리핀(1세트 승리) VS KT롤스터

출처 : 네이버 E스포츠, KT롤스터 VS 그리핀 1경기
선택과 금지(밴픽)

1. 밴픽 : KT는 자승자박, 그리핀은 무난

결과론적인 이야기이지만 게임 전반적으로 가장 아쉬운 부분이다. 밴픽 순서는 사진과 같다. (그리핀 선픽)

가장 큰 문제로는 KT롤스터에 넓은 범위 혹은 타겟팅(회피불가) CC기(적을 멈추거나 느리게 하는 등의 기술)가 없다는 점을 볼 수 있다. 심지어 핵심 CC기 카드 중 하나인 노틸러스마저 자신들의 손으로 금지한 뒤, 알 수 없는 '나르'라는 픽을 4번째 픽으로 꺼내들었다. 나르는 특정 조건 하에서 상대에게 CC기를 걸 수 있는 챔피언이다.

만약 나르 대신 케넨이 등장했다면, 30여분의 게임 중 한번정도는 역전의 기회가 있었을 것이다. 나르와 달리 케넨은 조건 없는 광범위한 CC기를 기습적으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케넨은 AP(마법 데미지)를 가하는 캐릭터로 평가받기 때문에, 이러한 경우 AP비중이 너무 높은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들 수 있지만 케넨은 AD(물리 데미지)를 강화하는 방법으로도 활용할 수 있는 캐릭터이기 때문에 다소 아쉬운 선택픽이었다.

혹은 노틸러스 대신 다른 밴 카드를 활용해, 다섯 번째로 꺼낸 아지르를 대신하여 노틸러스와 판테온 둘 중 하나를 가져오는 전략도 있었을 것으로 본다.

 

반면 그리핀은 타겟팅 CC가 2개(세트의 대미장식, 판테온의 방호의 도약)이므로 최소 한번은 적을 묶을 수 있으며, 이후 다른 챔피언들의 연계 또한 수월한 편이다.

AP와 AD데미지 분배도 효과적이었다. 탈리야 혼자만 AP를 담당하지만 데미지가 폭발적으로 강력하기 때문에 큰 문제가 되지 않으며, 다른 공격수들은 모두 AD(물리 데미지)를 강화하는 캐릭터들이기 때문에 상대의 방어 아이템을 선택에 혼란을 줄 수도 있었다.

하단의 유/불리 또한 '세나'를 꺼낸 시점에서 바루스라는 강력한 카운터가 있으므로, 밴픽적으로 그리핀이 웃고 들어간 상황이다. 이러한 바텀 밴픽의 경우 3픽의 이즈리얼 대신 계속 맞더라도 포킹을 어느정도 방지할 수 있는 브라움이나 플레이에 자신이 있는 경우 '정글러'라는 좋은 자원을 활용하기 쉬운 쓰레쉬 혹은 레오나 등의 캐릭터가 어울렸다고 할 수 있다.

출처 : 네이버 E스포츠, KT롤스터 VS 그리핀 1경기
그리핀은 3명, KT는 1명?

2. 라인전 : 약점을 감춘 그리핀과 강점을 활용 못한 KT

이번엔 흔히 '초반'이라고 말하는 게임시작 15분까지의 상황이다. KT의 입장에서 하단은 생각보다는 차이가 많이 벌어지지 않아 다행인 상황이지만 서포터인 '세나'가 두번 처치당해 기세가 그리핀쪽으로 넘어간 상황이다.

중단은 KT롤스터의 쿠로가 유리하지만 공격포인트나 용, 전령 등으로 연결되지 못했다.

상단은 예상과는 다르게 그리핀쪽이 나르와 대등하게 성장한 모습이다. 일반적으로 선픽으로 상단을 고르는 경우 상대가 더 좋은 상성의 캐릭터를 꺼내기 때문이다. 하지만 타워도, CS도 거의 비슷한 입장이라면 선픽으로 상단을 고른 대가를 별로 치르지 않았다고 볼 수 있다.

 

가장 핵심적인 장면으로는 하단에 상대팀이 모여있음에도 대처하지 못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물론 상대가 중단에 먼저 모습을 보였기 때문에, 중단으로 온다고 생각했을 수 있다. 하지만 상대는 이미 사라진 뒤였고, 뒤디어 상대 정글러가 하단에 보였다. 하지만 상단의 '소환'선수도, 중단의 '쿠로'선수도 도움을 주지 못했고, 오히려 하단의 서포터 '투신'선수가 중단으로 올라가는 등 치명적인 실책을 범했으며 결론적으로 4:1의 상황을 만든 그리핀은 아무런 손해 없이 이득을 챙겼다.

차라리 우왕좌왕하기보다는 중단에서 압박을 강하게 가하던 '쿠로'선수를 도와 상대 중단의 포탑을 빠르게 정리하고, 상대보다 한발 빠르게 합류하는 등의 전략을 사용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혹은 상대보다 빠른 라인클리어를 이용해 초반 15분 전 오브젝트 싸움을 이끌 수도 있었을 것이다. 전체적으로 '라인은 빨리 미는데 그 다음은 모르겠는' 다소 아쉬운 모습이었다.

출처 : 네이버 E스포츠, KT롤스터 VS 그리핀 1경기
방황하는 앨리스(보노)

3. 정글러 :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한편 정글러인 보노(김기범) 선수도 의아한 행동을 보였는데, 초반에 강력한 정글러인 '앨리스'로 15분까지 공격포인트를 단 하나도 기록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차라리 저 픽이 아무무나 아이번 등 팀원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픽이였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앨리스를 골랐으면 강제 다이브(상대의 방어건물 안으로 들어가는 행위) 카운터정글(상대의 지역에 침입하는 행위)을 통한 초반 교전 유도 등 공격적인 플레이를 지향해야 하지만, 1세트의 앨리스는 그러한 모습을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CC가 없는 밴픽도 그렇지만, 아지르와 이즈리얼, 세나가 모두 후반을 바라보는 캐릭터들이기에, 밴픽의 실수를 더욱 더 잘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이 되었다.

오히려, 성장형 정글러로 평가받는 탈리아로 공격포인트 2개를 획득하는 등, 그리핀의 정글러인 타잔(이승용)선수가 돋보이는 상황이었다.

 

종합해보면, 그리핀의 입장에서는 잘 준비된 밴픽과 더불어 상대의 수동성을 이용한 영리한 플레이를 통해 초반의 이득을 가져왔으며 그 과정에서 얻은 돈과 용이라는 이득을 끝까지 유지할 수 있었다.

반대로 KT는 하단을 제외한 다른 라인전에서 유리한 상황이 여러 차례 있었음에도 수동적으로 일관했다. 또한 온 신경이 하단에 집중되었기 때문에 하단 외의 지역에서 가져올 수 있는 이득을 가져오지 못했으며 결과적으로는 패배하는 원인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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