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세프 "개도국, 감염병과 싸울 가장 기본 무기 결여"
빈곤국, 코로나 19에 대응할 역량 부족하고 당장 먹고 살 걱정이 우선

[문화뉴스 MHN 박혜빈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팬데믹(감염병 대유행)으로 각국에서 손소독제가 품귀 현상을 빚는 가운데 유엔 전문가들이 전 세계 인구 중 약 30억 명은 손 씻을 물과 비누조차 없어 바이러스 확산을 막을 기본 '무기'도 없는 상태라고 경고했다.

19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코로나 19는 현재 전 세계 20만 명의 감염자와 약 9천 명의 사망자를 양산했다. 유럽이 새로운 진원지가 되면서 각국이 국경 봉쇄와 여행금지령으로 대응하는 상황이다. 자가격리 중인 인구만 세계적으로 수백만 명에 이른다.

특히 보건의료 시스템이 취약한 개발도상국에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저개발국 국민들은 보건의료 시스템뿐만 아니라 가장 기본적인 개인 위생수칙을 지키기도 버거운 상황이다. 유니세프(UNICEF)는 가계조사 데이터를 인용해 전 세계 인구의 40%인 약 30억 명이 집에서 손 씻을 수단을 제대로 갖고 있지 않다고 우려했다.

샘 고드프리 유니세프 동남부 아프리카 물·위생 담당 책임자는 이런 지역에서는 상수도가 없고 비누도 살 수 없는 지경이라면서 이로 인해 질병 예방의 필수적 역할을 인지할 수 없는 지경이라고 전했다. 그는 AFP에 "심지어 보건 같은 일선 근로자들마저도 손 씻기의 중요성을 깨우치는 게 큰 과제다"고 지적했다.

 

출처: 연합뉴스, 작년 12월 소말리아에서 식수를 받아가는 아이들

유니세프에 따르면 특히 사하라 사막 이남 아프리카에서는 도시 지역 주민의 63%인 2억5천800만 명이 위생적 손 씻기에 제약이 있는 상태이며, 이런 주민의 숫자가 아시아 중부와 남부에는 전체의 약 22%인 1억5천300만 명에 이른다. 이에 따라 세계보건기구(WHO)는 코로나 19 발발의 파괴적 결과가 그나마 '부자 나라'에서 멈추게 해야 한다는 경고음을 내기도 한다.

코로나 19는 중국에서 한국, 이탈리아, 이란을 거쳐 현재는 미국과 유럽 전역에서 확산하고 있으나 빈곤국이 많은 아프리카와 동남아에는 상대적으로 확산세가 더딘 상황이다. 한편으로 아프리카 빈곤국에서는 코로나 19에 대응할 역량이 달리는 데다 당장 먹고 살 걱정이 우선이어서 감염증 확산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경향도 있다고 AFP가 소개했다.

고드프리 국장은 "아프리카에서는 에볼라 바이러스 확산으로 이미 악수를 금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지금은 에볼라 악수가 코로나 악수로 바뀌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케냐 마타르 빈민가 어류상인 스콜라르스티카 아티노는 "우리는 위생에 관심이 없다. 세정제가 없어서 죽은 적은 없기 때문"이라고 냉소적인 한 마디를 내뱉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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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인구 40%는 비누도 없다…코로나19 취약 국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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