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코로나 사태와 유사한 상황을 보여주는 게임 내 단적인 예시

출처 : 픽사베이
"게임에서도 전염병?" 코로나19 현황과 유사한 '오염된 피' 사건

[문화뉴스 MHN 이솔 기자] 코로나19로 모두가 고통이다. 서로간의 거리를 좁혀도 모자를 새 학기, 새 직장에서 누군가는 아프고, 답답하고, 처지는 일상이 반복되고 있다.

현재 코로나19 국내현황은 확진자 10,284명이며 186명이 사망하는 안타까운 결과를 낳았다. 코로나19 세계현황은 확진자 1,276,611명이며 69,528명이 사망하며 치사율 5% 이상의 치명적인 결과를 낳고 있다.

 

그런데, 2005년 지금과 유사한 상황이 발생했다. 2000년대 초-중반, 세계를 강타한 게임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에서 현재 일어난 코로나와 비슷한 상황이 일어난 것이다.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1.7 패치에서 새로 등장한 '줄구룹(Zul'Gurub)'이라는 레이드 던전의 마지막 우두머리, 혈신 학카르가 그 원인이었다. 해당 몬스터는 '오염된 피(Corrupted Blood)'라는 능력을 사용하는데, 이 디버프에 걸리면 자신은 지속적으로 1초에 250~300의 피해를 입고 주변에 있는 플레이어들에게 오염된 피를 전염시켰다. 대략 30초정도면 잘 성장한 캐릭터 또한 치료가 없을 경우 사망에 이르는 무서운 전염병이었다. 원래는 던전을 빠져나간다면 자연히 사라져야 할 전염병이지만, 게임 내 버그로 인해 전염병이 마을로 확산되게 된다.

 

처음 전파자가 어떻게 이러한 병을 퍼트렸는지는 모르겠지만 해당 병은 마을에 위치한 NPC에게도 감염되었다. NPC가 소위 말하는 '슈퍼 전파자'가 된 셈이다. 이렇게 병은 일부 시민들과 NPC를 거쳐 빠르게 확산되었고, 다음과 같은 자발적인 행동양식을 낳게 되었다.

 

출처 : 픽사베이
"게임에서도 전염병?" 코로나19 현황과 유사한 '오염된 피' 사건

1. 의사 및 민병대

회복 스킬이 있거나, 감염에도 큰 타격이 없는 사람들은 '의사 및 민병대'로 구성되어서, 미 감염자와 감염자를 나누고, 감염자를 치료하는 역할을 맡았다. 또한 질병에 특히 취약한 노인 및 아이(초보자 및 부상자)로부터 악의적 전파자를 막는 등 그 말대로 '민병대' 및 '의사'로서의 역할에 충실했다.

 

2. 악의적 전파자

악의적 전파자는 민병대와 의사를 회피해 안전 구역으로 격리된 도시, 취약계층 및 자가 격리자들에게 돌진해 병을 옮기려는 집단 혹은 개인을 말한다. 병에 걸리지 않기 위해 숨어있는 유저에게까지 다가가 전염시키는 등, 이러한 유형의 사람들 또한 존재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경우였다. 물론, 현실에서는 증상과 강제 격리조치로 인해 이러한 사람들이 나타나기 어렵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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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에서도 전염병?" 코로나19 현황과 유사한 '오염된 피' 사건

3. 사기꾼

이 사람들은 사람들에게 아무런 효과가 없는 일반 물약을 '전염병 치료제'라고 속여 사람들에게 판매하는 경우였다. 현실에서 이러한 경우 사기죄 등으로 처벌받겠지만, 게임 상인 데다가 최고급 레이드인 '학카르'의 정보가 그다지 많이 퍼지지 않았던 당시 상황으로 볼 때는 많은 사람들이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해당 물약을 구매했으리라 짐작할 수 있다.

 

4. 격리자

조용하게 격리되어 있던 사람들이다. 자신의 감염 및 비감염 사실을 받아들이고 조용하게 격리되어 있던 유저들이 이에 해당한다. 물론 이러한 유저들 또한 게임을 즐기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았겠지만, 최소한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자리에 멈춰 있는 등 협조적인 태도를 보였다.

 

출처 : 유튜브 'transcendental910' 채널 캡쳐, 곳곳에 보이는 해골(시체)들
"게임에서도 전염병?" 코로나19 현황과 유사한 '오염된 피' 사건

크게 정리하면 이 정도로 볼 수 있었던 해당 사건은 사건을 파악하고 수습하러 게임에 접속한 운영자마저 해당 질병에 감염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일어났고, 결국 서버 전체를 질병 발생 전으로 되돌리는 작업을 거친 뒤에야 정상적으로 운용될 수 있었다. 그렇게 해프닝으로 끝난 사건이었지만, 의학계 및 BBC 뉴스에서 다룰 정도로 '전염병'과 관련된 실제적인 연구 자료가 되었다. 게임의 운영사인 블리자드 측에서는 사생활 침해 등을 이유로 자료 협조 요청에 거부했지만, 해당 사건은 3대 의학 저널 중 하나인 랜싯(The Lancet)에 실릴 정도로 흥미로운 실제 사례로 평가받았다.

 

15년이 지난 지금, 이 사건이 현재 눈앞에서 펼쳐지고 있기 때문에 신기할 따름이다. 하지만 해당 사건처럼 많은 피해자를 낳지 않고 빠르게 사멸되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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