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흥반도 끝자락, 거금도 – 바지락과 제철 생선으로 차린 봄 바다의 만찬
매화 향기 가득한 향매실마을 – 봄철 입맛 되살리는 새콤달콤한 매실 밥상
광양 해발 600m에 찾아온 봄 – 숯을 굽던 논실마을의 봄맞이 한 상
고금도에서 만난 남도 음식 – 젓갈과 묵은지로 차리는 게미진 손맛!

사진제공='한국인의 밥상'

 

[문화뉴스 MHN 윤승한 기자] 9일 목요일 저녁 7시 40분~8시 30분 KBS 한국인의 밥상은 '지금이 제철, 남도의 봄맛'이라는 주제로 산 너머 남촌을 다니며 제철 식자재에 손맛이 어우러진 풍성하고 깊은 남도의 밥상을 맛보는 모습을 방영한다.

 

사진제공='한국인의 밥상'

 

고흥반도 끝자락, 거금도 – 바지락과 제철 생선으로 차린 봄 바다의 만찬

고흥에서 봄이 가장 먼저 찾아오는 곳, 거금도는 봄과 함께 찾아온 산물로 가득하다. 부녀회장인 김정자 씨 부부도 제철 생선을 잡아 올리느라 여념이 없다. 서대, 갑오징어, 쏨뱅이, 막돔(군평선이) 등 살이 통통하게 올랐다. 전국에서 가장 좋은 물고기 서식지라고 자신하는 두 부부. 잡히는 어종만 수십여 가지가 넘으니 황금어장이 따로 없다. 게다가 산이며 들이며 봄나물이 고개를 내미니 더없이 풍요로운 섬이다. 예부터 먹을 것이 풍부해서 무엇이든 듬뿍 넣어야 맛이 좋다는 거금도 어머니들을 만났다.

봄철 쏨뱅이는 뼈가 연해 버릴 게 하나도 없다는데. 회를 뜨고 남은 뼈까지 잘게 다져 회무침을 해 먹으면 고소한 맛이 일품이다. 먼저 식초에 버무려 생선 살을 꼬들꼬들하게 만든 후 양념장과 채소에 버무려야 맛이 더 좋단다. 봄이면 빼놓을 수 없는 쑥국도 한소끔 끓여내는데, 거금도에서는 특별한 생선이 들어간다. 보리가 익어갈 때 가장 맛있다는 장갱이다. 산모의 미역국에도 들어갈 정도로 섬마을의 봄 보양식이다. 된장 육수에 토막 낸 장갱이를 가득 넣고 시원한 맛을 더해줄 바지락과 향긋한 쑥까지 넣어 끓이면 ‘장갱이바지락쑥국’이 완성된다. 청정자연이 내어준 풍성한 제철 식자재로 차린 거금도 밥상을 맛보러 간다.

 

사진제공='한국인의 밥상'

 

매화 향기 가득한 향매실마을 – 봄철 입맛 되살리는 새콤달콤한 매실 밥상

산으로 둘러싸인 계월리는 주민 대부분이 매실 농사를 짓는다. 봄이면 매화 향기가 산을 넘어가지 않고 마을 안에서 머무른다고 하여 향매실마을이라고도 불린다. 60여 년 전, 일본에서 들여온 매화나무를 시작으로 이제는 마을 전체가 매화로 가득하다. 이곳 매화밭 풍경에 반해 10년 전 귀촌한 이혜숙 씨. 마을에서 ‘매실이’로 불린다는데, 마을 어머님들이 그녀에게 애칭을 붙여준 특별한 이유가 있다고 한다. 오늘은 마을 어머님들과 함께 새콤달콤한 봄맞이 한 상을 차릴 예정이다.

 매실은 소화와 지방분해에 도움이 되고 우리 몸의 노폐물을 빼주어 면역력을 높이기로 유명한데, 매화에도 그 성분이 녹아있다. 매화가 흐드러지게 피는 봄이면 매화는 제철 별미가 된다. 제철 봄나물로 만든 비빔밥에 화룡점정으로 매화가 올리는가 하면, 매실가루와 찹쌀가루를 반죽하고 매화를 올려 지진 ‘매화전’까지 차려낸다. 눈으로 한 번, 입으로 두 번 즐기는 매화 음식은 봄철 입맛을 사로잡기 충분하다. 매실 수확 철에 담가둔 매실장아찌도 이 마을의 필수재료이다. 특히 돼지 수육과 궁합이 좋아 마을 주민들은 묵은지까지 함께 ‘매실돼지삼합’으로 즐긴다. 새콤한 매실이 돼지고기의 소화를 도와 더부룩할 일이 없다는데. 향기에 취하고 맛에 취하는 계월마을의 봄 밥상을 만나본다.

 

사진제공='한국인의 밥상'

 

광양 해발 600m에 찾아온 봄 – 숯을 굽던 논실마을의 봄맞이 한 상

백운산 자락, 우거진 나무 사이로 고로쇠 수액 채취도 막바지 작업이 한창이다. 날이 따뜻해지면 고로쇠와 함께 꽃샘추위도 떠나보내야 한다는 논실마을에도 바야흐로 봄이 찾아왔다. 해발 600m가 넘는 이곳은 옛날에 고로쇠 수액과 참숯으로 생계를 유지하던 산중마을이었다. 이제 숯가마는 사라졌지만, 여전히 터를 지키고 살아가는 그들을 찾아갔다.

마을에서 봄의 시작을 알리는 고로쇠 수액은 서양에서 메이플시럽의 원료로 쓰일 만큼 단맛이 있다. 또한, 미네랄이 풍부해 봄철 영양을 채우기에 손색이 없다. 마을에선 예부터 고로쇠 수액에 북어를 넣고 푹 달인 ‘북어곰탕’을 마셨다고 하는데 이 계절에만 먹을 수 있는 보약이란다. 광양 하면 ‘소 숯불구이’가 유명하다지만, 옛날 가난했던 서민들은 소 대신 쉽게 구할 수 있던 닭을 참숯에 구워 먹었다. 이 ‘닭 숯불구이’는 광양시를 대표하기 이전에 마을의 오랜 전통음식이다. 남은 닭 뼈도 버리지 않고 육수를 우려 백운산에서 자란 자연산 버섯을 가득 넣고 ‘닭버섯전골’을 끓인다. 봄기운 가득한 산중마을의 봄 밥상을 맛본다.

 

사진제공='한국인의 밥상'

 

고금도에서 만난 남도 음식 – 젓갈과 묵은지로 차리는 게미진 손맛!

고금도는 다도해 중심에 있는 전라남도 완도군에서도 바다와 어깨를 맞대고 있다. 한적한 바닷가마을에 사는 우규복 씨를 찾았다. 손맛 좋기로 마을에서 소문이 자자한 그녀의 요리비결은 직접 담근 멸치젓이다. 이 멸치젓을 넣어 버무린 봄갓겉절이는 그야말로 봄철 별미이다. 여기에 남편 추귀남 씨가 잡아 온 신선한 제철 해산물을 더하니 ‘게미진 맛’이 탄생했다.

특히 봄이면 앞들과 바다에서 넘치는 제철 식자재로 밥상이 풍성해진다. 그중 4월 낙지와 주꾸미는 원기회복에 좋아 으뜸 보양 재료로 꼽힌다. 낙지는 미나리에 엮어 호롱구이를 하면 향긋하고 부드러운 맛이 입안을 채우고, 알이 통통한 봄 주꾸미는 매콤하게 볶아낸다. 고금도에서만큼은 ‘봄주꾸미 가을낙지’가 아니라 ‘봄주꾸미 봄낙지’인 셈이다. 남도 음식의 깊고 진한 감칠맛을 뜻하는 방언인 ‘게미’, 자연이 주는 싱싱한 재료와 그녀의 손맛이 만나 먹을수록 맛있는 봄 밥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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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한국인의 밥상', 4월 제철 음식…'지금이 제철 남도의 봄맛'

고흥반도 끝자락, 거금도 – 바지락과 제철 생선으로 차린 봄 바다의 만찬
매화 향기 가득한 향매실마을 – 봄철 입맛 되살리는 새콤달콤한 매실 밥상
광양 해발 600m에 찾아온 봄 – 숯을 굽던 논실마을의 봄맞이 한 상
고금도에서 만난 남도 음식 – 젓갈과 묵은지로 차리는 게미진 손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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