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와 나의 영화 '연결고리' 특별편 '2017 아카데미 시상식'

   
 

[문화뉴스] 다가오는 26일 오후 5시 30분(현지시각 기준)에 제89회 아카데미 시상식이 열린다. 그렇기에 이번 편은 '영알못' 석재현 기자와 '평점계의 유니세프' 양미르 기자, 두 사람이 다가오는 아카데미 시상식 특집 편으로 꾸며보았다.

이번 아카데미는 14개 후보군에 오르면서 강세를 보이고 있는 '라라랜드'가 몇관왕을 하느냐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두 사람은 어떠한지 말해달라.
ㄴ석재현 기자(이하 석) : 미국 영화계에서 "골든글로브에서 상을 받으면, 아카데미 수상도 사실상 확정이다" 라는 말이 있다. 그만큼 골든글로브 시상식이 사실상 아카데미 시상식의 전초전 격이었고, 실제로 골든글로브 수상자들이 대부분 아카데미상도 석권해왔다. 지난 1월에 있었던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도 '라라랜드'는 월등한 강세를 보여왔고, 그들이 올랐던 7개 부문 모두 석권하는 위력을 과시했다. 그리고 현재 '라라랜드'는 총 14개 부문에 후보로 올라가 있어 과거 '타이타닉'의 기록(14개 부문 후보)과 동률을 이루었다.

아카데미에서도 '라라랜드'의 강세가 이어지겠지만, 그렇다고 지난 2004년 아카데미 시상식의 '반지의 제왕'(11개부문 수상)처럼 독주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라라랜드'와 함께 크게 이슈가 되었던 '문라이트'의 저력을 무시할 수 없고, 드니 빌뇌브의 신작 '컨택트'도 '라라랜드' 못지 않은 영화로 평가받고 있다. 또한 '맨체스터 바이 더 씨'도 있다. 자세한 이야기는 '영잘알' 양미르 기자에게 넘기겠다.

   
 

양미르 기자(이하 양) : '라라랜드'가 '벤허'나 '타이타닉', '반지의 제왕: 왕의 귀환'의 기록을 이어갈 수 있을까? 결론적으로, 쉽지 않다. 14개 부문 중 최소 3개의 부문에서 수상을 장담하기 어렵다. 인디와이어 등 미국 현지의 영화 전문 매체를 토대로 살펴봤다. 먼저 남우주연상이 있다. 두 번째로, 여우주연상에서 나탈리 포트만의 수상이 어려워져서일까? 현지 언론에서는 '재클린 케네디'의 패션을 고스란히 보여준 '재키'에게 의상상을 점치고 있다.

세 번째로 음향믹싱상과 음향편집상 부문의 최근 경향을 보면, 한 영화에 두 상을 몰아서 주지 않고 있다. 그래서일까? 전쟁의 실감 나는 음향효과를 선보인 멜 깁슨 감독의 '핵소 고지'가 한 부문 정도는 받아갈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11개 부문인데, 끝으로 주제가상이 있다. 뭔 이야기인가 할 것이다. '라라랜드'는 주제가상에 '시티 오브 스타즈'와 '오디션'을 두 곡을 동시에 올렸다. 한국의 관행처럼 공동수상을 줄 리 없다. 그래서 한 후보곡은 상을 받을 수 없다. 그러므로 현지에선 10개 부문에서 상을 받을 것을 예측한다. 물론, 예측은 예측이며, 물론 10개 부문에서 상을 받았다는 것은 정말 대단한 이야기다.

핵심 질문 하나 더 던지겠다. 이번 아카데미 남녀 주·조연, 그리고 작품·감독상은 누가 받을 것으로 생각되는가?

구 분

양미르 기자

석재현 기자

작품상

라라랜드

라라랜드

감독상

다미엔 차젤레(라라랜드)

다미엔 차젤레(라라랜드)

남우주연상

케이시 에플렉(맨체스터 바이 더 씨)

덴젤 워싱턴(펜스)

여우주연상

엠마 스톤(라라랜드)

엠마 스톤(라라랜드)

남우조연상

메허샬레하쉬바즈 알리(문라이트)

메허샬레하쉬바즈 알리(문라이트)

여우조연상

나오미 해리스(문라이트)

비올라 데이비스(펜스)

후보군을 보면서 개인적으로 아쉬운 부문이나 후보가 있었다면 언급해달라.
ㄴ석 : 아쉬운 후보로 따지면 두 명이 있다. 에이미 아담스와 앤드류 가필드가 주인공이다. 두 사람의 공통점은 자신들이 주연으로 출연한 영화 두 편이 같은 달에 동시에 개봉하는 탓에 자신들의 표가 많이 분산되어버렸다. 에이미 아담스는 '컨택트'와 '녹터널 애니멀스', 앤드류 가필드는 '핵소 고지'와 '사일런스'에 출연했다.

   
 

에이미 아담스는 '컨택트'에서 더 돋보였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녹터널 애니멀스'로 지명되는 바람에 후보로도 선택되지도 못하는 불운을 겪으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보다 더 심각한 '아카데미 잔혹사'를 이어가게 되었다. 앤드류 가필드는 그녀와 비교하면 조금 나은 편이긴 하다. 하지만 그가 출연한 '핵소 고지'도 훌륭했지만, 개인적으로 '사일런스'에서 연기한 앤드류 가필드의 모습이 더욱 더 빛났다. 차라리 '사일런스'가 올해 전세계 동시개봉이었다면, 2년 연속 후보에 올랐을 뻔 했을텐데 그의 입장에선 아쉬울 따름.

양 : 위의 의견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사실 아직 국내에서 개봉되지 않은 영화들이 많다. 그런데도 극장에서 본 영화가 있으니, 바로 외국어영화상 후보에 오른 아쉬가르 파라디 감독의 '세일즈맨'이다. '밀정'이 아닌 '아가씨'가 한국 대표 외국어영화상 후보로 등록했다면, 최소 '미술상' 후보에는 올랐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남은 상태에서 본 '세일즈맨'은 그야말로 놀라움이었다. 미국의 중산층 몰락과 인간 소외를 보여준 아서 밀러 극작가의 역작 '세일즈맨의 죽음'을 이란의 수도 테헤란에서 다룬 작품이면서, 감독만의 작품 해석을 통해 영화를 완성도 있게 만들었다.

   
 

문제는 아쉬가르 파라디 감독이 상을 받더라도, 수상 소감은 현장에서 남길 수 없다는 것이다. 왜일까? 트럼프 대통령의 반무슬림 정책에 반발해 시상식 참석을 보이콧했기 때문이다. 그는 "나는 이 지구의 인류와 다양한 땅, 그리고 문화와 신앙 사이의 유사점이 차이점보다 훨씬 크다고 믿는다"는 말을 남겼다. 이번 아카데미 시상식의 포커스가 '트럼프 반대' 성토의 장이 될 것은 당연한 일이 되어 보인다.

문화뉴스 석재현 인턴기자 syrano@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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