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웅본색부터 와호장룡까지
영원한 따거 주윤발의 작품
남다른 행보도 보이는 '진정한 따거'

출처=영화 '영웅본색'

[문화뉴스 MHN 서민종 기자] 1980년대 홍콩 느와르 액션 영화의 전성기를 가져온 아이콘, 홍콩 느와르를 상징하는 배우이자 형님들의 '영원한 따거' 주윤발의 대표작 필모그래피를 소개한다.

주윤발은 친구의 권유로 1972년 연극배우로 처음 데뷔했다. 이후 TVB의 민간전기 시리즈에 단역으로 출연하다, 1976년 광조 라는 드라마에서 첫 주인공을 맡게 된다. 최초의 영화 데뷔작은 1976년작 영화 투태인이다. 이후 1980년작인 드라마 상해탄이 인기를 끌면서 스타가 되었고, 1984년에는 등대여명으로 대만 금마장상 남우주연상을 수상한다. 그 이후 영웅본색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홍콩 최고의 스타로 발돋움한다.

주윤발 대표작

▶1986년(홍콩 개봉)

※영웅본색

출처=네이버 영화

한때 암흑가를 주름잡는 보스였으나 새로운 삶을 살고 있는 아호(적룡), 자호의 동생이자 경찰인 아걸(장국영), 자호와 함께 암흑가에서 이름을 떨쳤으나 몰락하고 과거의 영광을 되찾고자 하는 소마(주윤발). 이 세 남자의 형제애와 우정을 그린 작품이다.

중년의 남성이라면 한 번쯤은 소마(주윤발)를 따라 트렌치코트에 선글라스를 끼고 성냥이나 이쑤시개를 입에 물어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양손에 권총을 쥐고 탕탕 쏘는 것은 덤으로 말이다. 소마가 죽을 때 했던 대사 "형은 새 삶을 살 준비가 되었는데 넌 왜 형을 용서할 용기가 없는 거야..형제란...탕"을 듣고 가슴속 깊이 뜨거운 것이 솟아났을 것이다.

이 영화에서 엄밀히 따지면 주윤발이 주인공은 아니었으나 특유의 임팩트와 카리스마로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아 주인공이었던 적룡 보다 더 관심을 받기도 했다. 중년 남성들의 우상이자 '영원한 따거' 주윤발을 만들어준 대표작인 '영웅본색'은 우리나라에서 1987년 5월에 개봉했다.

 

▶1987년(홍콩 개봉)

※용호풍운

출처=네이버 영화

비밀경찰(주윤발)은 보석털이 갱단을 잡기 위해 조직에 잠입하지만 주윤발의 상사인 손월의 경쟁자인 장요량은 그의 계획을 망치기 위해 수를 쓴다. 하지만 결국 주윤발은 잠입에 성공하고 갱단의 계획을 노출시켜 보석털이는 실패한다. 이때 장요량이 갱단을 진압하는 과정에서 주윤발은 억울하게 죽는 내용이다.

폭력이 즐비한 극적인 장면들 속에서 감성과 열정을 담은 혼신의 연기로 영화 전체를 지배하며 자신의 존재감을 보여준 주윤발의 연기가 빛나는 작품이다. 당시 홍콩 느와르 영화의 폭풍 속에서 흔들리지 않는 '느와르의 클래식'에 오른 작품이다. 이 영화로 주윤발은 두 번째 홍콩 금상장 영화제 남우주연상을 받아 2년 연속 남우주연상이라는 영예를 주윤발에게 안긴 작품. 또한 다채로운 노래가 인상에 남는 영화로 우리나라에서는 1988년 12월에 개봉했다.

※가을날의 동화

출처=네이버 영화

남자친구와 함께 미국 뉴욕으로 유학을 왔으나 실연을 당한 제니퍼(종초홍)와 상처받은 제니퍼를 보호하다 사랑의 감정이 싹튼 선장(뱃머리: 주윤발)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홍콩 최고의 스타였던 주윤발과 종초홍이 호흡을 맞춘 작품으로  애틋한 사랑을 이루어가는 두 남녀의 사랑을 잔잔하게 그린, 설렘 가득한 작품이다. 우리나라에서는 1989년 8월에 개봉했다.

※감옥풍운

출처=네이버 영화

언론사 기자인 정안은 정의감으로 똘똘 뭉친 젊은이다. 어느 날 비밀리의 조사 끝에 알게 된 경찰의 비리를 기사화하려다가 오히려 누명을 쓰게 되고, 감옥으로 끌려가 인간 이하의 고초를 겪게 된다. 재소자들과 하나가 되어 험난한 투옥생활을 극복해가던 중, 본인을 누명 씌웠던 경찰이 그 감옥으로 오게 되고 정안을 암살하려 한다. 하지만 정안은 그를 아껴주는 주윤발과 같은 감옥 형님들에 의해 도움을 받아 살아남는 내용이다.

현실적인 감옥의 모습을 보여주어 아주 높은 사실성을 드러낸 작품이라 평가된다. 우리나라에서는 1988년 12월에 개봉했다.

※영웅본색2

출처=네이버 영화

비밀 임무를 맡게 된 경찰 아걸(장국영), 동생인 아걸을 위해 사건에 뛰어들게 되는 아호(적룡), 믿었던 부하에게 배신당하게 된 용사(석천), 그리고 마크의 쌍둥이 동생으로 의리를 지키기 위해 복수에 나서는 켄(주윤발), 이 네 남자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전편에 이은 홍콩 느와르의 신드롬을 폭발시킨 명작. 비장한 액션 연출을 누구보다 완벽하게 소화하는 주윤발의 액션 본능을 마음껏 보여주는 작품으로 1편에 비해 화려한 액션이 더 추가되었다. 우리나라에는 1988년 7월에 개봉했다.

▶1989년(홍콩 개봉)

※도신

출처=네이버 영화

홍콩의 어느 고풍적인 분위기로 장식되어 있는 사진관에 어둠이 밀려오고 하나 둘 거물들이 들어와 때아닌 도박판이 벌어진다. 도박판의 긴장된 분위기가 장내를 감싸고 도박의 황제인 주윤발의 천재적인 도박 솜씨가 유감없이 발휘된다. 매번 포커판을 휩쓰는 도신 주윤발을 암흑가 두목이 음해하려고 하지만 실패하고 유덕화와 왕조현의 함정에 억울하게 걸려 기억상실증에 걸린다. 기억상실증에 걸렸으나 포커 기술은 손이 기억을 해 유덕화와 왕조현은 주윤발을 데리고 여러 포커판을 휘젓고 다닌다.

도신은 홍콩 도박 영화 중 최고라는 평을 받기도 한다. 개봉 당시 홍콩 영화 사상 최고의 흥행 수익을 기록하기도 했다. 원제는 '도신'인데 국내 극장 개봉명은 '정전자'다. 이 영화는 우리나라에서 1989년 12월 23일에 개봉했는데 당해 크리스마스 신정 특선 프로그램으로 전국에 대대적으로 개봉했다. 서울에서만 35만 명의 관객을 끌었고 '지존무상'을 이어 국내 카지노 무비의 신드롬을 일으킨 주연이다.

또한 기억상실증에 걸린 개구쟁이의 모습부터 막판 뒤집기에 성고하는 카리스마를 가진 모습까지 본다면 주윤발의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에 깜짝 놀랄 수 밖에 없다. 이러한 까닭에 주윤발은 한국에서 단순 스타가 아닌 우상과 같은 존재였다. 그가 영화에서 땅에 있는 권총을 발로 차서 들어 올릴 땐 박수갈채가 나왔고 그의 걷는 모습이 슬로우모션으로 나올 땐 환호가 이어졌다고 한다. 주윤발이 트럼프 카드를 현란하게 가지고 노는 모습을 보고 전국에서는 트럼프 카드 열풍이 불기도 했을 정도다. 초콜릿을 먹으며 게임하는 것은 덤으로. 홍콩 느와르 영화 절정기에 최고의 인기를 누리는 주윤발이 느와르와 코메디를 줄타는 듯한 최고의 연기력을 어김없이 보여준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첩혈쌍웅

출처=네이버 영화

살인 청부업자인 아쏭(주윤발)은 살인청부를 실행하다 무고한 여가수 제니(엽청문)의 눈을 실명하게 만든다. 이에 대한 자책감으로 제니의 주변을 맴돌던 아쏭은 제니와 사랑에 빠진다. 한편, 과감한 결단력으로 수사를 진행하는 리 경위(이수현)은 경찰 상부로부터 이러한 결단력에 늘 문책을 당하는 입장이다. 아쏭은 제니의 각막 수술 비용을 벌기 위해 토니왕이라는 재력가이자 암흑가와도 연관성이 있는 자의 살인 청부를 맡고, 리 경위의 상부의 명령으로 토니왕의 경호를 맡게 된다. 아쏭이 토니왕을 저격하고 도주하자 리 경위는 이를 추격하는 내용의 영화

홍콩 느와르 영화의 완성작이라 불리는 작품으로 '영웅본색'과 호각을 이루는 주윤발의 대표작. 시대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한 주윤발의 정점에 찍은 작품으로 올백 머리에 흰 스카프를 두른 채 총을 쏘는 그의 모습에서 나오는 카리스마는 역사에 길이 남을 정도라고 한다. 단순 액션만 다루지 않고 엽청문이 주윤발의 상대역으로 나오며 로맨틱함까지 완벽하게 일구어낸 홍콩 느와르 영화의 명작이다. 우리나라에는 1989년 7월에 개봉했다.

※우견아랑

출처=네이버 영화

전직 모터싸이클 선수였던 아랑은 10살 된 아들 포키와 함께 가난하지만 즐겁게 살아간다. 어느 날 아랑의 친구 교룡이 포키를 CF 모델 선발 대회에 데려갔다가 10년 전 아랑과 헤어져 미국으로 이민 갔던 포포를 만난다. 포키가 자신의 아들인 것을 알게 된 포포는 포키를 미국으로 데려가려 하지만 포키는 아빠와 떨어지지 않으려 한다. 아랑은 다시 한번 가족을 이루어 새로운 삶을 시작하기 위해 모터싸이클 경주대회에 다시 나서서 도전하는 내용의 영화다.

배우 주윤발의 드라마적인 감성을 제대로 보여준 작품으로 주윤발에게 세 번째 홍콩 금상장 영화제 남우주연상을 안겨준 작품이다. 우리나라에는 1989년 7월에 개봉했다.

※영웅본색3

출처=네이버 영화

베트남 전쟁이 끝나가던 무렵인 1974년, 삼촌을 홍콩으로 데려가기 위해 온 마크(주윤발)와 아민(양가휘)는 미모의 여인 주영걸(매염방)을 우연히 마주치고 도움을 받게 된다. 이후 셋은 미묘한 삼각관계에 빠지게 되고, 그때 주영걸의 과거 연인이자 검은 손인 하장청이 나타나 서로를 오해하게 되며 펼쳐지는 이야기를 다룬 영화다.

'영웅본색3'은 전작들에 비해 큰 악평을 받는다. '영웅본색'에서는 소마가 죽었지만 '영웅본색2'에서는 소마의 쌍둥이 동생 마크가 등장한다. 하지만 결국 마크도 죽었는데 '영웅본색3'에서 주윤발이 또 등장해 이야기의 설정에 사람들이 좋게 보지 않았다. 그와 더불어 감독이 바뀌며 전작 팬들에게 실망을 안겨주었다. 하지만 '영웅본색'의 영화적 메시지를 유지하며 역사적 의식과 혼란스러웠던 시대상을 담아내 의미 있는 연출과 주윤발의 연기 덕분에 그나마 선방했다는 의견도 있다. 우리나라에는 1989년 12월에 개봉했다.

 

▶1991년

※종횡사해

출처=네이버 영화

명화와 골동품만 전문으로 훔치는 아해(주윤발)와 홍두(종초홍) 그리고 제임스(장국영)는 사부의 지휘 아래 환상의 호흡을 자랑한다. 이들은 프랑스 파리의 박물관에서 니스로 옮겨지는 그림을 빼앗는 데 성공한다. 국제경찰의 추적을 피하던 이들은 도난당한 명화 ‘할렘의 여시종’을 다시 훔쳐 달라는 프랑스 갱단의 주문을 받고 작업을 하던 중 괴한의 습격을 받게 된다. 격투 끝에 아해가 몰던 자동차가 모터보트와 충돌하며 폭발해 죽고 만다. 이후 제임스는 홍두와 결혼을 약속하고 사부에게 충성하며 살아가던 중, 아해를 죽인 것이 바로 사부와 프랑스 갱단 두목의 계약이라는 것을 알게 되고 복수를 꿈꾸는 내용의 영화다.

당대 최고의 스타였던 주윤발과 영광의 파트너 장국영, 종초홍과 완성한 명품 액션 영화로 화려한 라인업 속에 탄탄한 내용으로 최고의 오락영화로 손꼽힌다. 우리나라에는 1991년 2월 개봉했다.

 

▶1992년

※첩혈속집

출처=네이버 영화

경찰관 데킬라는 불법 무기 거래 장면을 목격하고 싸우다 친구 아룡이 사망하게 된다. 이때 암흑가 무기 밀매 조직의 일원이 암살당한 사건을 맡게 되는데, 조직의 대부 호이의 명령에 의해 아랑이 살해한 것이다.  아랑은 궁지에 몰린 데킬라를 살려주고 떠나는데, 사실 아랑은 그 조직에 침투한 비밀경찰이었다. 데킬라와 아랑은 진한 우정을 공유하게 되고 쟈니의 무기창고가 병원 시체실 밑에 있음을 알아낸다. 쟈니가 무기 창고를 발견한 그들을 습격해 아랑이 죽고 데킬라는 쟈니를 향해 총을 쏘는 내용의 영화다.

홍콩 느와르를 상징하는 주윤발의 액션 미학의 피날레를 장식하는 작품으로 "역시 총격 액션은 주윤발"이라는 생각이 절로 나게 하는 작품. 우리나라에는 1992년 7월에 개봉했다.

 

▶2000년

※와호장룡

출처=네이버 영화

19세기 청조 말렵 혼란기의 중국. 당대 최고의 문파인 무당파의 마지막 무사 리무바이(주윤발)는 뛰어난 무공을 소유한 여무사 수련(양자경)과 평생 이룰 수 없는 사랑을 간직하고 있다. 그는 사부가 자객 푸른 여우(Jade Fox)에게 목숨을 잃자, 강호를 떠날 결심으로 선대부터 전해내려오는 보검 청명검을 수련에게 맡기고 여정을 떠나는 내용이다.

'리무바이' 역을 맡은 주윤발은 그간의 노련함을 보여주듯 해탈의 경지에 이른 듯한 연기력으로 영화의 중심을 잡아나가 "아직 주윤발은 건재하다"라는 생각이 절로 난다. 이 영화는 우리나라에  2000년 8월에 개봉했다.

 

이렇게 다양한 영화로 우리의 가슴에 '영원한 따거'로 남은 주윤발은 우리나라에 의외의 모습으로 처음 모습을 비추었다. 바로 1989년 '밀키스 광고'에 깜짝 출연을 한 것이다. 다들 한 번쯤은 들어봤을 법한 "사랑해요, 밀키스!"는 바로 이 광고에서 나온 것이다. 주윤발이 바이크를 타고 헬기에 쫓기던 중 밀키스 트럭의 컨테이너에 안착했다. 그 후 여자가 건넨 밀키스 캔에 입을 맞추며 "사랑해요, 밀키스!"라고 외치며 광고는 끝난다.  이 광고의 히트 덕분에 이후 왕조현, 소피 마르소 등 유명 외국인 배우들이 TV 광고에 출연하는 것이 유행이 되기도 했을 만큼 파급력이 컸다.

한편 2014년 홍콩 민주화를 지지한다는 스탠스에 중국 정부는 주윤발의 중국 내 활동을 금지했다. 하지만 주윤발은 "돈 좀 덜 벌어도 된다"라며 소신 있는 모습을 보였다.

진정한 '따거'답게 남다른 행보도 보인다. 평소에는 지하철을 타고 다니는 등 검소한 생활을 하면서 2018년에는 56억 홍콩달러(당시 약 8100억 원)를 기부한다고 밝혔다. 기부하면서 "돈은 내 것이 아니라 잠시 보관하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해 "역시 따거"라는 생각이 든다.

 

▶주윤발 수상내역

1999 샌디에고 영화비평가협회 우수상
1990 제9회 홍콩 금상장 영화제 남우주연상
1988 제7회 홍콩 금상장 영화제 남우주연상
1987 제6회 홍콩 금상장 영화제 남우주연상
1987 제24회 금마장 남우주연상
1985 제22회 금마장 남우주연상
1984 제29회 아시아 태평양 영화제 남우주연상

----

'영원한 따거' 주윤발, '영웅본색'부터 '와호장룡'까지의 영화 필모그래피와 그의 행보

영웅본색부터 와호장룡까지
영원한 따거 주윤발의 작품
남다른 행보도 보이는 '진정한 따거'

주요기사
관련기사

 
저작권자 © 문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