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철의 동네 한 바퀴' 일흔한 번째 여정 강원도 정선
동강의 비경과 백두대, 간삼탄아트마인, 마을호텔 등 다양한 먹·볼거리
콧등치기 국수와 모듬전, 옛 정서가 가득한 한옥 밥집

출처=KBS 1TV '김영철의 동네 한 바퀴'

[문화뉴스 MHN 서민종 기자] '김영철의 동네 한 바퀴'가 일흔한 번째 여정으로 강원도 정선을 찾아간다. 하늘과 맞닿은 백두대간과 맑은 물길을 품고 있는 강원도 정선. 척박한 땅으로부터 곡식을 얻고 산에서 석탄을 캐며 삶의 터전을 일궈나가던 곳이었지만 산업화 시대가 저물어 추억은 '정선-스러움'으로 아련히 남았다. 바위산이 키워낸 동강할미꽃처럼 꽃내음 나는 사람들을 만나러 배우 김영철이 강원도 정선을 찾았다.

출처=KBS 1TV '김영철의 동네 한 바퀴'

▶ 동강의 비경을 바라보며 시작하는 동네 한 바퀴 

 섬처럼 돌출된 산자락을 180도로 끼고도는 동강 물길이 한반도 형상의 밤섬을 만들어놓아, 정선의 가장 수려한 비경으로 꼽히는 곳. 정선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병방산 전망대다. ‘강원도의 지붕’이라 불리는 정선에서도 가장 꼭대기에 위치한 ‘병방치 스카이워크’에서, 우리는 얼마나 작은 존재인지, 자연 앞에 겸허함을 배우며, 동네 한 바퀴 첫걸음을 시작한다.

출처=KBS 1TV '김영철의 동네 한 바퀴'

▶ 반가운 손님들이 찾아오는 동네 사랑방

 정선읍으로 들어와 발길 따라 걷다 마주한 노포는 외경부터 오랜 세월이 느껴지는 작은 쌀 상회. 곡식 사러 온 손님보다 놀러 온 손님이 더 많은 정선의 작은 사랑 방이다. 어머님들이 매일 같이 이 작은 쌀가게 사랑방을 찾아온 지도 40여 년. 이유는 찾아온 손님에게 물이라도 대접해 보낸다는 쌀집 주인의 푸근한 인심 때문이란다. 늘 환한 웃음으로 오는 사람을 맞이하는 올해 89살의 어머님. 하지만 정작 보고 싶은 이는 찾아오지 않는다는데. 어머님은 몇 해 전 먼저 세상을 떠난 아들을 가슴에 묻었다. 자식 잃고 시커멓게 멍든 엄마의 마음에 작은 위로가 되어준 건, 매일 출근 도장을 찍고 종일 놀다 가는 친구들 덕분이었다는데... 아들 대신 봄마다 할머니를 찾는 또 다른 귀한 손님도 있다. 올해도 어김없이 찾아온 어머님의 반가운 손님은 과연 누구일까?

출처=KBS 1TV '김영철의 동네 한 바퀴'
출처=KBS 1TV '김영철의 동네 한 바퀴'

▶ 정선의 명물, 콧등치기 국수와 모듬전 

 정선읍의 중심 ‘아리랑 시장’을 찾아간 김영철은 시장 입구에서 아들과 아버지, 어머니가 나란히 전을 부치고 있는 정겨운 풍경을 만나는데. 메밀전병, 수수부꾸미, 배추전, 녹두전 4종 세트의 ‘모듬전’과 정선의 명물 ‘콧등치기국수’가 이 집 대표 메뉴란다. 국수를 먹을 때 탱탱한 국수 가락이 콧등을 쳐 ‘콧등치기 국수’라 불리는 이 국수는, 춥고 척박한 땅에서 잘 자라는 메밀이 주식이었던 강원도 정선 사람들의 소울 푸드다. 더 좋은 맛을 내기 위해 힘들어도 메밀쌀을 직접 갈아 반죽을 만드는 철칙을 고수하는 아버지와 그 곁을 든든히 지키는 아들, 그리고 인심 좋은 어머니. 닮은꼴 세 사람이 내어주는 모듬 전과 콧등치기국수는 과연 어떤 맛일까? 

출처=KBS 1TV '김영철의 동네 한 바퀴'
출처=KBS 1TV '김영철의 동네 한 바퀴'

▶ 폐광에 덧입힌 예술, 삼탄아트마인

 산이 깊은 정선은 한때 국내 최대의 석탄 산지로 꼽혔다. 1960년대 개설된 정선선 주변은 땅만 파면 석탄이 나왔다 할 정도였다는데. 태백선이 고한까지 개통되고 사람들이 몰리면서 동네는 호황을 누렸다. 월급날이면 ‘개들도 만 원짜리를 물고 다녔다’는 동네가 바로 정선 고한읍이었다. 그러나 대체연료의 보급과 함께 석탄산업이 사양길로 접어들며 국가 산업의 젖줄이었던 고한 지역의 옛 명성은 사라졌다.

 아직 탄광의 흔적이 곳곳에 남아 있는 정선, 고한읍을 돌아보는 김영철. 걷다 보니 산 위로 우뚝 솟은 광산 철탑을 발견하는데. ‘아직도 광산이 남아 있나’하고 들어가 본 그곳은, 대한민국 1호 예술 광산의 새 이름표를 달고 있다. 한 시대를 뜨겁게 살아낸 광부들의 일터, 삼척탄좌 정암광업소에 예술을 덧입혀 아름답게 승화된 광부 아버지들의 땀방울이 말을 건넨다. 전시관 곳곳에는 광부들이 사용했던 도구며 월급명세서까지 그대로 남아 있다. 깊은 지하 갱도를 돌아보며 김영철은 그 시절 고됐을 가장들의 삶을 떠올리며 숙연해진다.

출처=KBS 1TV '김영철의 동네 한 바퀴'
출처=KBS 1TV '김영철의 동네 한 바퀴'

▶ 폐광촌에 꽃피우는 기적, 고한 18리 마을 호텔

 고한의 작은 탄광 마을. 골목마다 꽃이 가득하고, 예쁘게 단장한 집들이 어깨를 맞대고 이어져 있는데. 골목을 걷던 김영철은 꽃을 심고 있는 주민을 만난다. 전에는 광부들의 사택촌이었지만 폐광 이후 마을에 인구가 줄고 폐가가 늘자 주민들이 두 손 걷어붙이고 마을을 가꾸기 시작, 동네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마을 전체가 거대한 호텔로 변신 중인 고한 18리. 골목 하나를 수평적인 호텔 개념으로 바꿔 식당, 사진관, 카페, 숙소 등이 서로 상생하고 이익을 나눈다는데. 마을을 돌아보고 사람들을 만나며, 김영철은 작은 폐광촌에 깃드는 새로운 활력과 희망을 마주한다.

출처=KBS 1TV '김영철의 동네 한 바퀴'
출처=KBS 1TV '김영철의 동네 한 바퀴'

▶ 척박한 바위산에서 피는 꽃, 동강할미꽃

 동강을 따라 걷던 김영철이 깎아지른 바위산 틈새에 고개를 내민 연보라색 꽃들을 발견한다. 세계에서 유일하게 우리나라 강원도 정선, 영월 일대 동강 옆에서 3-4월에만 핀다는 ‘동강 할미꽃’이다. 동강 유역의 석회질 많은 암벽이 이 꽃의 토양이 된다는데. 다른 할미꽃과는 달리 고개를 숙이지 않고 하늘을 보며 피는 기품 가득한 꽃이다.

출처=KBS 1TV '김영철의 동네 한 바퀴'
출처=KBS 1TV '김영철의 동네 한 바퀴'

▶ 인생 한 소절, 아리랑 한 소절 들려주는 한옥 밥집

 한편 정선의 유명한 아우라지 옆 동네, 여량리. 평화로운 마을 길을 걷던 김영철은 텃밭에서 씨감자를 캐고 있는 어머님과 만난다. 이곳에서 태어나 지금까지 살고 있다는 정선 토박이 어머님을 따라가 본 곳은 담장에서부터 마당 곳곳에까지 온통 돌들이 가득한 특별한 한옥집이다. 젊은 시절 힘들 때마다 아우라지 강물 소리에 울음소리를 묻으며 하나둘 주워다 모은 돌이 이젠 태산을 이루어, 어머님의 재산목록 1호가 됐단다. 수석을 감상한 후 어머니와 그 딸이 내어주는 곤드레 밥과 감자붕생이를 맛보는데, ‘감자붕생이’는 녹말가루에 익반죽한 감자떡과 큼직하게 썬 감자를 함께 익혀 죽처럼 떠먹는 옛 정선 산골의 주전부리다. 인심 좋게 푸짐한 한상도 내어주고 정선 아리랑 한 소절도 들려주는 어머니. 그 노랫가락 속에서 김영철은 어머니가 살아온 세월의 굴곡을 느낀다. 

높은 산들에 둘러싸인 마을 길 위로, 집들 위로, 굽이굽이 아리랑 가락이 흐르는 동네. 척박한 땅에서도 삶을 꽃피우는 동네 강원도 정선이 건네는 이야기가 5월 2일 토요일 저녁 7시 10분 '김영철의 동네 한 바퀴' '제71화. 꽃이 되다 아라리고개 – 강원도 정선' 편에서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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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철의 동네 한 바퀴' 백두대간과 동강을 품은 '강원도 정선'...동강의 비경, 콧등치기 국수, 삼탄아트마인, 마을호텔 등 다양한 먹·볼거리

'김영철의 동네 한 바퀴' 일흔한 번째 여정 강원도 정선
동강의 비경과 백두대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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