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업은 한 사람의 일생을 책임질 수도 있는 일
고객이 매장 문턱을 넘는 걸 넘어 우리가 고객 현관 문턱을 넘는 것이 목표

'다이닝 늘' 정재일 대표, 출처: 문화뉴스 DB

[문화뉴스 MHN 박혜빈 기자] '다이닝 늘' 대표 정재일과 진행한 인터뷰 3편에 이어 그의 이야기가 계속 이어진다.

논현동 포레힐호텔 ‘다이닝 늘'의 정재일 대표는 호텔 레스토랑이 비싸다는 선입견을 깨고 '호텔 캐주얼 다이닝'이라는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고 있었다.

선입견을 벗어나는 것이 중요하다는 그의 철학은 한식과 양식을 접목시킨 요리와 ‘쉐어링 코스’, ‘콜키지 프리’ 서비스 등에서 드러나며 ‘다이닝 늘’만의 차별점을 만들어냈다

기존의 관행을 벗어나길 두려워하지 않은 정재일 대표와의 인터뷰를 통해 F&B(Food&Beverage) 사업에 대한 그의 이야기를 자세히 들어보았다.

 

대학교에서 강의하는 정재일 대표의 모습, 사진 본인 제공

‘다이닝 늘’을 운영하면서 언제 가장 보람을 느끼시나요.

한 사람의 일생을 책임지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 때 보람을 느낍니다.

제가 처음 호텔 일을 하게 되었을 때 웨딩 상담을 오신 손님이 있었습니다. 당시 첫 출근이었던지라 지식이 짧았던 저는 솔직하게 다 말씀드리고 미숙하지만 진실되게 상담을 해드렸습니다. 결국 그분들은 저희 호텔에서 결혼을 하셨고, 그다음 해에는 두 분의 아이 돌잔치를 하고 싶다는 연락도 받게 되었습니다. 같은 해 아이의 할아버지 칠순잔치도 제가 맡게 되었습니다.

사실 대한민국의 요식업이 포화상태가 되면서 이 일의 가치가 평가절하되고 누군가는 단순히 식당에서 일한다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한 부부의 결혼을, 그 부부의 아이 돌잔치를, 부모님의 칠순 잔치를, 시간이 지나면 그 아이의 결혼까지도 책임질 수 있다는 점에서 이 일의 가치와 보람을 찾을 수 있습니다.  대학 강의를 나가거나 학생들의 진로 상담을 해줄 때에도 저는 한 사람의 일생을 공유한다는 점에서 이 일에 자부심을 가지라는 이야기를 항상 해줍니다. 

독거노인을 초청해서 식사를 제공하는 모습, 사진 본인 제공

'다이닝 늘'의 대표로서 좋은 기업이 되기 위해 따로 특별히 노력하는 부분이 있나요.

2년째 반찬 배달과 초청행사 등의 봉사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2018년 연말, 손자로 보이는 어린아이와 한 할머니가 레스토랑에 들어와 가격을 물어보고는 다시 돌아 나가려는 걸 붙잡아 식사 대접을 한 것이 봉사활동의 계기가 됐습니다. 그동안 치열한 외식업계에서 살다 보니 주변을 돌아볼 여유가 없었는데, 그때 처음 저와 제 회사 외의 ‘사람들’이 눈에 보이기 시작한 거죠.

그날 바로 구청 등 관공서와 교회에 전화를 걸어 제가 할 수 있는 봉사활동이 있는지 알아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때 인연을 맺은 단체와 함께 동대문 라마다 ‘더 키친 늘‘에서는 독거노인분들에게 반찬 배달을 하고 분기마다 호텔에 초청해서 식사 대접을 하고 있습니다. 다문화가정 아동과 결식아동들에게도 식사를 대접하고 있고, 작년에는 시각장애인들을 위한 제주도 여행 프로그램의 스폰서를 하기도 했습니다.

 

앞으로의 계획이 궁급합니다.

요즘엔 집밥을 해 먹는 게 트렌드가 되다 보니 호텔 음식을 집에서 접할 수 있는 ‘홈파티’ 딜리버리 플랫폼을 기획하고 있습니다. 집들이를 한다고 했을 때 호텔 만의 케이터링을 집에서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거죠.

직원들과 회의를 하거나 대학교 강의에 나가서도 늘 ‘이제는 고객이 우리 매장의 문턱을 넘게 하기보다 우리가 고객의 현관문에 가장 먼저 도착하는 회사가 되자’라고 이야기합니다.

오프라인 쪽으로는 현재 론칭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는 호텔이 많이 있긴 하지만 저는 호텔 F&B 운영이나 호텔 외식 운영에서의 1인자보다는 호텔과 고객 그리고 저희 회사가 같은 호흡을 할 수 있는 회사로 체계적으로 커나가고 싶습니다. 그래서 저희 브랜드 이름 ‘늘’처럼 ‘어떤 모임이던, 어떤 사람과 같이 가던, 어색하거나 불편하지 않은, 당연히 늘 가야 하는 그런 장소’가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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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HN 인터뷰] 호텔 레스토랑의 새로운 트렌드, '다이닝 늘' 대표 정재일의 이야기-4편

외식업은 한 사람의 일생을 책임지는 일이라는 점에서 보람 느껴
고객이 매장 문턱을 넘는 걸 넘어 우리가 고객 현관 문턱을 넘는 것이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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