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힝야족 보트피플(Boat people), STR / AFP / 연합뉴스

[문화뉴스 MHN 이대형 기자] 오랜 기간 인권침해 대상이 되어온 로힝야족의 난민 수백명이 탄 선박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 명목으로 입항을 거부당하는 바람에 남아시아 해상을 떠돌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3일 EFE 통신에 따르면 호세프 보렐 유럽연합(EU) 외교·안보 정책 고위대표와 야네즈 레나르치치 EU 집행위원은 전날 공동 성명에서 여성과 어린이를 포함해 로힝야족 수백명이 탄 선박들이 벵골만과 안다만해 연안국들의 입항 거부로 바다에서 수주간 표류하는 보트피플(Boat People)이 되었다고 지적했다.

이에 보렐 고위대표 등은 해당 지역 국가들에 이슬람계 미얀마 소수민족인 로힝야 난민들을 수색, 구조해 안전하게 상륙할 수 있는 해결책을 찾아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앞서 국제 인권단체 앰네스티 인터내셔널은 1일 동남아시아와 남아시아 국가들에 보낸 공개서한에서 "일부 국가들이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과 관련한 제한 조치를 언급하며 여성과 어린이 등 수백명이 탄 어선 여러 척을 쫓아내고 상륙을 허가하지 않았다"고 밝히며, "역내 국가들이 협력해 목숨이 위태로운 이들을 보호하기 위한 즉각적인 조처를 해달라"고 호소했다. 

대부분의 구성원이 미얀마 라카인주(州)에 거주하는 로힝야족은 지난 1982년 미얀마 정부가 1823년 이전부터 해당 지역 내에 거주하였음을 입증할 수 있는 시민에게만 국적을 부여하겠다는 법을 제정함에 따라 불법체류자로 간주되어 미얀마 정부의 지속적인 인권침해 대상이 되어왔다.

2017년 8월 로힝야족 반군인 아라칸 로힝야 군원군(ARSA)이 미얀마 정부군 초소를 공격하자 미얀마 군부는 로힝야족 민간인들을 상대로 성폭행, 방화 등 대대적인 인권탄압을 시행하였고 이 과정에서 학살, 성폭행, 방화가 벌어져 마을이 파괴되고 수천 명이 목숨을 잃었다. 당시 로힝야족 70만명 이상이 국경을 넘어 인근 방글라데시로 탈출한 바 있다.

이에 앰네스티 인터내셔널은 미얀마 정부에 로힝야족에 대한 조직적인 차별과 폭력을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한 바 있다. 이양희 유엔 인권특별보고관도 지난달 말 성명을 통해 미얀마 라카인주와 친주에서 미얀마군이 전쟁범죄와 반인륜범죄를 계속 자행하고 있다는 혐의를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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