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와 '히' 구분 바로 알자
'이'로 적는 경우의 규칙성

[문화뉴스 MHN 박혜빈 기자] 부사를 만드는 접사로 '-이'를 쓰느냐 '-히'를 쓰느냐 하는 문제는 우리 어문 규정이 상당히 모호해 전문가들도 어려워하는 맞춤법 규정이다. 국립국어원에서도 개인에 따라 소리를 다르게 들을 수도 있고, 발음자의 습관에 따라 달리 쓸 수 있기 때문에 모호한 규정이라는 점을 인정한다. 

이와 관련된 맞춤법 규정 제51항을 보면 "부사의 끝음절이 분명히 '이'로만 나는 것은 '-이'로 적고, '히'로만 나거나 '이'나 '히'로 나는 것은 '-히'로 적는다."라고 되어 있다. 그러나 이 규정은 실제 음성 환경이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그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 그래서 이를 더  쉽고 편하게 구분하려고 만든 규칙 중에 가장 많이 알려진 것이 '하다'가 붙어서 말이 되면 '히'로 적고, 말이 안 되면 '이'로 적는 것이다. '꼼꼼하다'는 말이 되기 때문에 '꼼꼼히'로 적고, '곰곰하다'는 말이 되지 않기 때문에 '곰곰이'라고 적는다는 것이다.

그런데 여전히 '이'와 '히'의 구분은 명쾌해지기는커녕 당연하게 '이'나 '히'로 적던 것들까지 헷갈리게 된다. '깨끗하다'가 되는데 왜 '깨끗이'라고 적고, '익하다'는 말이 안 되는데 왜 '익히'로 적느냐는 것이다. 

 

출처: pixabay

따라서 '이'로 적는 경우 다음과 같은 규칙성이 있다는 것을 알고 참고하자. 

먼저 첩어나 준첩어인 명사 뒤에서 '히'가 아니라 '이'를 쓴다. '겹겹이', '번번이', '다달이', '번번이', '틈틈이'가 여기 해당한다. '꼼꼼히', '급급히', '쓸쓸히', '답답히', '당당히'는 '-하다'가 붙어서 말이 되므로 '히'로 적는다고 기억하자. 

'ㅅ' 받침 뒤에서도 '히' 대신 '이'를 쓴다. '깨끗이', '지긋이', '나긋이', '따뜻이', '산뜻이' 등의 예가 있다. 이 경우 '하다'가 붙어서 말이 되면 '히'로 적고, 말이 안 되면 '이'로 적는 규칙이 적용되지 않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가벼이', '번거로이', '새로이' 등 'ㅂ' 불규칙 용언의 어간 뒤에서도 '이'를 쓴다. 자음 'ㅂ'이 탈락한 형태를 띤다. 

마지막으로 '더욱이', '곰곰이', '일찍이' 등의 부사와 '깊숙이', '멀찍이' 등 ㄱ'받침으로 끝나는 고유어 뒤에서도 '이'를 쓴다. 

 

이러한 규칙성에 따라 '이'와 '히를 구분한다고 하더라도 예외가 많아서 사실상 맞춤법 규정 제51항은 무용지물의 규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다'가 붙어서 말이 되고, '히'로 발음하는 게 더 익숙하지만 일관성 없이 '이'로 써야 되는 '깊숙이, 수북이, 촉촉이' 등의 말들은 그저 외워두는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 말들에 대한 고민을 통해 좀 더 간결하고 명쾌한 맞춤법 규정으로 거듭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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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헷갈리는 맞춤법 정리] 깊숙히 vs 깊숙이, 예외가 많아서 어려운 '이'와 '히'의 구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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