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렘데시비르' 복제약 127개국 공급, 효과 입증 안돼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최소 4개월은 더 걸릴 전망
코로나 치료제 클로로퀸, 악템라, ChAdOx1도 활발히 연구

[문화뉴스 MHN 경어진 기자] 12일 0시 기준 코로나19 확진 환자가 11일 같은 시간보다 27명 늘었다. 이태원 클럽발 확진자는 12일 정오 기준 102명이다.

정부가 지난 6일 ‘생활 속 거리두기’를 시작한 지 하루 만에 국내 감염자가 발생하며 수도권을 중심으로 코로나19가 확산하는 모양새다. 특히 13일 방역 당국에 따르면 이태원 클럽에 다녀오지 않은 20대가 확진 판정을 받은 가운데 이번에는 홍대 주점 두 곳을 방문했다는 사실이 밝혀지며 두려움을 증폭시키고 있다. 시민들은 3월 22일 ‘사회적 거리두기’ 이후 45일 만에 찾은 ‘소소한 일상’을 다시 잃을까 두렵고 분통이 터진다는 반응이다. 이런 현상을 두고 지난 11일 CNN은 ‘두 번째 물결’(Second Wave)을 조심해야 한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최근 우리나라의 코로나19 재확산 사례에 외신들의 관심이 쏠린다.
(자료 출처 : CNN 보도 화면 갈무리)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이후 ‘뉴노멀(New Normal, 시대가 변화함에 따라 새롭게 떠오르는 표준) 시대가 올 것으로 예측한다. 하지만 이것도 코로나19가 종식된 후에야 가능한 이야기. 현재로서는 백신이나 약물 등 이렇다 할 치료제가 없는 상황이다.

그런 가운데 11일 (현지 시각) ’타미플루‘를 개발했던 미국 제약사 ’길리어드‘가 코로나19 치료제로 연구중인 '렘데시비르' 복제약을 127개국에 공급한다고 밝히며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이 약이 코로나19 치료제로 사용될 수 있을지는 확실하지 않다는게 전문가들 의견.

아직까지 코로나바이러스 치료 약이 개발되지 못한 이유는 무엇일까. 코로나19 종식을 위해서는 어떤 방법이 연구 중일까. 코로나19 치료법 및 예방법 개발의 현주소를 알아본다.


▶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이 더딘 이유

코로나19 형태 특성상 치료제 개발이 쉽지 않다.
(자료 제공 : 픽사베이)

코로나바이러스는 형태 특성상 변이가 잘 일어난다. 이중나선 구조인 DNA와 달리, 보통 '단일 나선 구조'기 때문이다. 조금만 다른 형태로 변해도 빠른 속도로 새로운 바이러스가 된다. ‘돌연변이’가 발생한다는 뜻이다. 게다가 일반적 감기보다 전염력이 강하고 치사율도 높다. 대표적으로 벨기에와 이탈리아의 치사율은 지난 23일 기준 각각 14.9%와 13.4%였다. 임상시험 문제도 있다. 임상시험은 여러 단계를 거쳐 인체에 무해하고, 해당 약품이 다른 약보다 낫다는 게 증명돼야 하는데 이 과정을 거치는데는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이런 까닭에 현재로서는 마땅한 치료제가 없다. 확진자들에게 대증요법 (원인이 아닌 증상에 대해서만 치료하는 요법)을 실시하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그리고 최근, 이런 상황은 ‘재 확진’이라는 또 다른 문제를 유발하고 있다. 바이러스는 처리하지 못했기 때문에 면역력이 떨어지거나 바이러스가 활성화되기 좋은 환경이 형성되면 재 확진을 받는 것이다. 실제로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 각국에서 이러한 사례는 문제가 되고 있으며, 한 사람이 세 번 확진 판정을 받은 경우도 생겼다.


▶ 127개국 공급, 주목받는 치료제 : ‘렘데시비르’

미국 '길리어드 사이언스'사의 '렘데시비르'가 현재로서는 가장 유력한 코로나19 치료제로 꼽힌다. 길리어드 사는 이달 안에 127개국에 복제약을 배포한다는 계획이다.
(자료 출처 : '길리어드 사이언스' COVID-19 연구 진행 화면 갈무리)

이런 상황에서 코로나19 치료제로 가장 주목받는 것은 항바이러스제인 ‘렘데시비르’다. 

렘데시비르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치료제 ‘타미플루’를 만든 ‘길리어드 사이언스’가 내놓은 항바이러스제로, 2014년 서아프리카 에볼라가 유행하며 개발됐다. 당시 미국 FDA(식품의약국)에서 임상 1상과 2상, 무용성 실험을 통과했지만 에볼라 바이러스에 대해 기존 약물과 비교했을 때 이렇다 할 효과를 입증하지 못하며 결국 수년째 제자리걸음 했다.

하지만 최근 체코, 이탈리아 등 유럽 지역에서 렘데시비르가 코로나19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가 이어졌다. 그러자 2020년 3월, ‘길리어드 사이언스’는 렘데시비르 개발을 재개하고 FDA에 긴급 임상시험을 신청했고 이달 1일, FDA가 코로나19 치료제로 긴급 승인했다. 2020년 4월 미국 시카고 대학교 실험 결과에 따르면 중증 환자 113명을 포함한 코로나19 환자 125명에게 렘데시비르를 투약했을 때, 대부분 완치하거나 증상이 호전되었다. 뉴 잉글랜드 저널에도 이런 내용이 실리며 렘데시비르가 화제가 되고 있다.

길리어드 사는 일단, 이달 말까지 14만 명을 10일 동안 치료할 수 있는 분량을 전 세계 127개국에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아직 효과와 안정성에 대해 입증된 바가 없고 충분한 임상실험을 거친 단계가 아니기 때문에 렘데시비르가 코로나19 치료제로 사용될 수 있을지, 그렇다면 그 시기는 언제일지 알 수 없다.


▶ ‘클로로퀸’, 사용 가능 여부는 불투명

말라리아 치료제 ‘클로로퀸’도 주목받고 있다. 최근 클로로퀸이 생체 외 실험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 복제를 억제했다는 연구가 공개됐다. 프랑스에서는 클로로퀸과 하이드록시클로로퀸(말라리아 치료제)을 사용해 코로나19 환자를 치료했을 때 유의미한 결과가 나타났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고, 지난 3월 30일부터 미국 FDA는 클로로퀸과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치료제로 긴급 승인하기도 했다. 미국은 하이드록시클로로퀸 검정 실험을 진행해 이달 12일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고, 이 외에도 국가적 범위로 연구가 시행되고 있다.

다만 클로로퀸은 심장을 비롯한 순환계에 부담을 주는 등 여러 부작용을 낳을 수 있고, 클로로퀸 남용으로 사망한 사례가 있어서 이 또한 코로나 19 치료제로 사용될 수 있을지는 확실하지 않다.


▶ 류머티즘 관절염 치료제 ‘악템라’

자가면역질환 치료제로 사용되는 ‘악템라’도 연구 대상이다. 중국은 악템라를 치료제로 권고하고 있고, 현재 미국에서도 임상 시험이 진행 중이다. 특히 지난 4월, 프랑스 파리 공공병원은 코로나19로 입원한 환자에게 악템라를 투여했을 때 유의미한 결과가 나타났다고 밝혔다. 최근 코로나19 확진자에게 자가면역질환 치료제를 투입하고 있는 상황에 비춰보았을 때, 이는 의미 있는 연구다. 하지만 마찬가지로 효과와 안전성 등이 명확히 입증되지 않았기 때문에 코로나19 치료제로 사용하는 것을 속단할 수는 없다.


▶ 이르면 9월 말 개발, ‘ChAdOx1’(아데노바이러스 백신)

ChAdOx1(아데노 바이러스 백신)도 연구가 한창 진행 중이다. 무해한 코로나바이러스의 유전 정보를 우리 몸의 체세포에 주입하는 방식이다. 말라리아와 에볼라, 메르스 백신도 이 같은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현재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개발 중이며, 영국 내에서는 백신 개발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잉글랜드 공중보건국과 합동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 달 실시한 1차 임상시험에서도 일시적 발열과 두통을 제외하고는 부작용이 없었다.

옥스퍼드 대는 이르면 9월에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완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한다.


▶ 완치 사례의 주인공, ‘혈장 치료’

한편, 혈장 치료도 활발한 연구가 진행 중이다. 혈장 치료는 확진 판정 후 완치된 환자의 혈장을 환자에게 수혈해 바이러스 항체를 주입하는 원리다. 실제로 이러한 방식은 세계 각국에서 주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혈장 치료를 통한 완치 사례가 있고, 영국에서는 7천여 명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이 진행될 예정이기도 하다. 하지만 혈장 치료의 부작용이 확인되지 않았고, 완치자의 혈장을 채혈해야 하므로 윤리적·기능적 문제가 있다. 또, 혈장 속 항체의 효과가 아직 확실한 단계는 아니기 때문에 '혈장 치료제‘가 코로나19의 해법이 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할 일이다.


▶ 한방·양방 협진이 빛 보나

한의학도 코로나19 치료법으로 부상하고 있다. 지난 1월 중국에서는 ‘솽황롄’ (개나리, 인동덩굴의 꽃 등으로 만든 감기약)이 코로나19 바이러스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실제로 중국 당국은 코로나19 처방에 한약재를 포함하는 등 한의학을 적극 활용중이다. 코로나19로 인한 증상(발열, 기침 등)을 완화하는데는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대한한의사협회에서도 지난 3월부터 코로나19 상담 치료와 한약 처방 등의 시술을 진행하고 있다. 이러한 한방-양방 협력이 림프구 수치를 약 70% 상승시키고 평균 입원 일수를 2.2일 줄이는 등 코로나19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게 일부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그러나 한의학 역시 코로나19 바이러스에 직접적인 효과가 있는지는 검증되지 않았기 때문에 추후 연구 결과를 기다려봐야 한다.


▶ 그럼에도 가장 중요한 '생활 방역'

코로나19 예방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개인 위생 관리와 '거리 두기'다.
(자료 제공 :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 

앞선 연구들에도, 코로나19 백신을 비롯한 치료법 개발에는 오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물론 렘데시비르 복제약이 이달 중 전 세계에 공급될 예정이지만, 초기 임상시험에서 긍정적 결과를 보였을 뿐, 충분한 연구가 진행된 것은 아니고 효과나 부작용에 대해서도 아직 정확히 알려진 바가 없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최소 올가을은 돼야 이렇다 할 치료제가 나올 것이라고 예측한다.

치료제가 개발된다 해도 임상 시험에는 1년 이상이 또 소요될 전망이다. 인체에 실험하는 과정은 체외 실험 결과와 별개라는 점과, 백신 개발 후에도 바이러스를 완벽히 막을 수는 없다는 사실 또한 문제다.

정부가 강조하듯, 개인 위생 관리와 ‘거리 두기’가 중요한 이유다.

"누구라도 환자가 될 수 있고 어디서도 감염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생활 속 거리두기'는 반드시 해야합니다." 지난 9일 권준호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이 정례 브리핑에서 한말을 우리는 기억해야 한다.

-----

'렘데시비르' 전세계 공급에 전문가들, "종식 아냐"...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현주소

- '렘데시비르' 복제약 127개국 공급, 효과 입증 안돼
-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최소 4개월은 더 걸릴 전망
- 코로나 치료제 클로로퀸, 악템라, ChAdOx1도 활발히 연구

주요기사
관련기사

 
저작권자 © 문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