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핀, 자기장과 입자간의 관계를 알아보다 발견
마치 회전하는 것 같은 성질로서 이해

출처: 픽사베이

[문화뉴스 MHN 권성준기자] 20세기에 만들어진 양자역학의 가장 큰 업적 중 하나는 스핀의 개념의 확립이다. 스핀은 물질의 질량, 전하량과 같은 기본적인 성질을 나타내는 양으로 에너지 준위와 자성 등을 설명하는데 주로 쓰인다.

스핀이란 이름은 아주 특이한 이름이다. 한국어로 직역하면 회전이라는 이름을 가진 이 성질은 대체 왜 이런 이름을 갖게 되었으며 어떻게 발견되었을까?

맨 처음 자기장에 의해 전자들이 특이한 움직임을 가진다는 것은 1897년 물리학자 피터르 제이만(Pieter Zeeman, 1865~1943)이 발견한 제이만 효과이다. 제이만 효과란 분자의 방출 스펙트럼 선을 분석할 때 자기장을 가해준 물질의 스펙트럼 선이 갈라지는 현상을 말한다.

출처: 위키피디아

보어의 원자모형이 등장하면서 제이만 효과의 현상은 원자 내부의 전자들이 자기모멘트를 가지고 있어 외부 자기장에 영향을 받는다고 생각했다.

자기모멘트란 자기장 내의 물체가 얼마나 자기력을 받는지 나타내는 양이다. 위 그림과 같이 아주 작은 전류 고리가 있을 경우 오른나사 방향으로 자기모멘트가 생기며 이를 화살표가 가리키는 방향에 N 극, 반대 방향에 S 극이 있는 작은 자석으로 이해하면 편리하다.

1921년 오토 슈테른(Otto Stern, 1888~1969)은 슈테른-게를라흐 실험으로 알려진 유명한 실험을 실행하여 원자의 자기모멘트가 양자화되어있다는 것을 보인다. 슈테른은 이 업적을 인정받아 1943년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한다.

출처: Nobelprize, 오테 슈테른

슈테른-게를라흐 실험은 전기적으로 중성인 은을 기화시켜 은 원자 빔을 만든 다음 빔을 스크린에 쏴준다. 스크린과 빔 사이에는 적당히 잘 조절된 자석을 놓아 원자가 자기장의 영향을 받아 쪼개지도록 만든다.

고전역학에서 기대하는 대로라면 빔은 골고루 흩어진 흔적을 스크린에 남길 것이다. 하지만 실제 실험에서 은 원자 빔은 딱 두 가지 빔으로 쪼개졌다.

이는 자기모멘트가 2가지 값으로 양자화되어있음을 의미한다. 무엇인지는 잘 모르지만 원자는 자기장의 영향을 받는 위로만 가게 하는 어떤 양과 아래로만 가게 하는 어떤 양이 있어 2가지 종류로 분류할 수 있음을 나타낸다.

출처: 위키피디아, 슈테른-게를라흐 실험

슈테른-게를라흐 실험으로 인해 당시 물리학자들은 원자에 기존에 알려지지 않은 어떤 물리량이 있음을 알게 되었다. 볼프강 파울리(Wolfgang Pauli, 1900~1958)는 이 성질 때문에 전자들이 원자의 한 에너지 준위에 2개씩 들어간다고 생각했다.

슈뢰딩거 방정식의 해로 주어진 3개의 양자수로 정해지는 에너지 준위에는 파울리의 배타 원리를 따른다면 같은 전자가 들어갈 수는 없다. 하지만 자기모멘트에 영향을 주는 어떤 물리량이 있어 이 물리량이 다른 전자 2개라면 같은 에너지 준위에 들어가도 전혀 배타 원리를 위배하지 않는다.

이 정체를 알 수 없는 물리량에 대해 맨 처음 입자의 회전이라는 해석을 제안한 물리학자는 랄프 크로니그(Ralph Kronig, 1904~1995)였다.

출처: 위키피디아, 슈테른-게를라흐 실험 기념 동판

그러나 베르너 하이젠베르크(Werner Heisenberg, 1901~1976)와 파울리는 그의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미 당시에는 양자역학이 상당히 발달한 상태였기 때문에 더 이상 입자는 딱딱한 공이 아니라 파동으로 이해되어 모든 방정식을 전개하고 있었다. 하지만 크로니그의 아이디어는 마치 입자가 딱딱한 공이라 주장하는 것 같았고 결국 크로니그는 자신의 아이디어를 발표하는 것을 포기했다.

하지만 네덜란드의 물리학자 폴 에렌페스트(Paul Ehrenfest, 1880~1933)의 대학원생이었던 조지 울렌벡(George Uhlenbeck, 1900~1988)과 사무엘 호우드스미트(Samuel Goudsmit, 1902~1978)는 달랐다.

그들은 에렌페스트의 지도 아래 입자가 자전한다는 생각을 발표하였고 많은 물리학자들의 동의를 얻었다. 이를 본 파울리는 입자의 각운동량을 양자화 시키는데 성공하였고 전자의 스핀을 계산하여 유명한 파울리 행렬을 만들어냈다.

출처: 픽사베이

스핀을 입자의 회전으로 이해한다면 각각 x, y, z축을 중심으로 회전하는 3가지 회전 형태가 나타날 것이다. 여기에 자기장의 영향을 받아 위로 가느냐 아래로 가느냐에 따라 +,- 부호를 붙여 나타내기도 한다.

파울리는 전자의 경우 세 방향의 회전을 모두 고려하여 전체적인 회전의 정도를 구했을 때 그 값이 항상 1/2임을 알아내었다. 이후 밝혀진 사실에 의하면 전자와 같은 페르미온은 1/2과 같은 반정수 스핀을 가지며 광자와 같은 보존은 0,1과 같은 정수의 스핀을 가진다고 알려져 있다.

스핀은 입자의 각운동량을 양자화 시키면서 나온 개념이기 때문에 스핀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하지만 실제로 입자가 회전한다는 고전적인 생각으로는 이해되서는 안되며 입자가 고유하게 가지는 성질로서 이해해야 한다.

출처: 위키피디아

스핀이 고전역학이 아닌 순수하게 양자역학적으로 이해돼야 하는 것은 위와 같은 슈테른-게를라흐 실험을 약간 더 응용시킨 실험을 통해 알 수 있다.

자기장을 직교좌표계의 z 방향으로 걸어준다면 z 방향에 +스핀을 가지는 입자는 위로 쪼개질 것이다. 이 입자를 다시 z 방향의 자기장에 통과시킨다면 +로 선택된 입자만 있으므로 위로만 쪼개질 것이다.

이번엔 z 방향으로 쪼갠 다음 +스핀을 가지는 입자를 x 방향으로 쪼개본다. z 방향의 스핀과 x 방향의 스핀인 서로 연관관계가 없으므로 x 방향에 +와 -를 가지는 입자들로 쪼개질 것이다.

이제 이 두 실험을 합쳐보자. z 방향으로 쪼개 z 방향에서 +스핀을 가지는 입자를 x 방향으로 쪼갠 뒤 x 방향에서 +스핀을 가지는 입자를 다시 z 방향의 자기장을 걸어준다.

고전적인 생각으로는 맨 처음 z 방향에서 +를 가지는 입자만 선택됐으므로 당연히 z 방향의 +스핀 입자만 나올 것이다. 하지만 실제 실험에서는 z 방향의 +스핀으로 선택되었던 입자들은 다시 +과 -로 쪼개졌다.

이는 양자역학의 이상한 현상의 대표적인 사례 중 하나로 스핀이 고전적인 생각으로 이해돼서는 안되는 성질임을 나타낸다. 이후 이 실험 결과는 하이젠베르크의 불확정성 원리를 통해 설명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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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HN 과학] 입자도 자전을 할까? 1943 노벨 물리학상: 스핀과 자기 모멘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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