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정용, 유상철, 김병수 감독의 리더십
프로팀 감독을 너머 선수들과 진정한 사제관계 형성

[문화뉴스 MHN 노만영 기자] 지난 5월 8일 전북과 수원의 개막전 경기와 함께 2020 K리그의 서막이 올랐다. 지난 주말 펼쳐진 1라운드 경기에서 K리그 1, 2의 모든 팀들이 불꽃 뛰는 승부를 펼치며 개막을 기다려 온 팬들의 갈증을 해소시켜 주었다. 오는 16일부터 시작되는 2라운드 경기에 앞서 스승의 날을 맞이해 카네이션을 많이 받을 것 같은 K리그 감독들을 뽑아 보았다.

 

서울 이랜드 정정용 감독

지난해 U-20 월드컵 준우승의 기적을 일궈낸 정정용 감독은 특유의 솔직하고 친근한 화법으로 선수단을 이끌었다. U-20 대표팀은 앞서 2018년에 열린 AFC U-19 선수권 대회의 멤버들이 주축이 된 팀이다. 오세훈, 엄원상, 황태현, 이광연 등 이른바 정정용의 아이들은 2년 연속 정 감독의 지도를 받으며 성장했고 마침내 세계 무대를 제패할 수 있었다. 

장기간동안 선수들을 지도하며 좋은 성과와 돈독한 분위기를 동시에 얻는다는 것은 감독으로서 무척 어려운 일이다. 개성 넘치는 선수들을 원팀으로 녹여낼 수 있었던 것은 정 감독의 '뛰어난 용병술'과 '책임지는 리더십' 덕분이라고 말할 수 있다. 정 감독은 선수들의 장점을 극대화 시키는 팀 운용을 통해 대표팀을 결승까지 이끌었다. 그리고 결승전 직후 인터뷰에서는 패배의 책임을 자신에게 돌리며 선수들을 감싸 안았다.

출처: 서울이랜드 유튜브 채널, 정정용 감독

이제는 서울 이랜드 FC의 감독으로 K리그 무대에서 옛 제자들과의 대결을 앞두고 있다. 서울 이랜드는 지난 9일 리그 첫 경기에서 강호 제주유나이티드를 만나 무승부를 기록했다. 오는 17일에는 경남FC와 시즌 첫 홈 경기를 치를 예정이다. 경남FC 역시 제주와 함께 지난해 1부 리그에 있던 팀이다. 정정용 감독이 이끄는 서울 이랜드가 K리그2에서 돌풍을 일으킬 수 있을지 이번 경기에 팬들의 관심이 주목되고 있다.

 

인천유나이티드 유상철 명예감독

지난 시즌 유상철 감독은 췌장암 4기 투병 중에도 인천유나이티드를 마지막까지 지도해 잔류를 이끌어냈다. 그는 이른바 '약속의 리더십'으로 자칫 어수선해질 수 있는 팀 분위기를 다잡고 선수들의 단합을 이끌어냈다. 유 감독은 부임 직후 선수들에게 프로로서의 자세를 강조해왔다. 그는 투병 중에도 감독으로서 프로페셔널한 모습을 보여주었고 선수들은 자연스럽게 그를 따라 그라운드에서 최선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유 감독이 보여준 약속의 리더십은 한참 잔류경쟁을 벌이던 상황에서 선수단에 크나큰 동기부여가 되었다. 34라운드 성남과의 경기 직후 유 감독은 황달증상으로 병원에 입원해야했다. 선수단이 이미 감독의 상태에 대해 알고 있었던 상황이었지만 유 감독은 곧바로 퇴원해 다음 경기를 지도하겠다고 약속했다. 휴식이 필요한 상황이었음에도 기어코 약속을 지킨 유 감독은 선수들에게 최선의 경기력으로 보답할 것을 주문했다. 감독의 모습에 자극을 받은 선수들은 이날 수원 삼성을 상대로 박빙의 승부를 펼쳐 승점을 가져갔다.

출처: 인천유나이티드FC 유튜브 채널, 선수들의 긴장을 풀어주는 유상철 감독

인천에 부임하면서 팬들과 했던 리그 잔류의 약속마저 지켜낸 유 감독은 또 다른 약속을 지키기 위해 치료에 전념하고 있다. 유상철 감독과 인천 선수단의 만남은 비록 짧았지만 강렬했고 뜨거웠다. 시즌 직후 김호남 선수는 유상철 감독에게 5장 분량의 편지를 써서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전했다고 한다. '약속의 사나이' 유상철 감독이 하루 빨리 약속을 지키고 돌아와 제자들과 재회할 날을 기다려본다.

 

강원 FC 김병수 감독

올 시즌 첫 경기 직후 가장 핫했던 팀은 바로 강원 FC였다. 시즌 첫 홈 경기에서 서울을 상대로 막강한 화력을 자랑하며 병수볼 시즌2의 시작을 알렸다. 강원FC 김병수 감독은 뛰어난 전술과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으로 선수들이 제 발로 찾아오는 감독이 되었다. 영남대와 서울이랜드를 거쳐 2018 시즌 도중에 강원FC으로 부임한 김병수 감독은 가는 곳마다 애제자들의 양성해냈다.

2008년 영남대학교 축구부에 부임하면서 해체 직전의 팀을 정상의 반열에 올렸다. 이 때 인연을 맺은 제자들이 김승대와 임채민이다. 김승대는 지난 경기에서 맹활약하며 옛 은사를 웃음짓게 했다. 김 감독 역시 인터뷰를 통해 김승대의 골은 작년부터 자신이 구상해왔던 장면이라고 밝혔다. 임채민은 김병수 감독의 공격축구가 가진 수비적인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90분 내내 분전했다. 그는 프로 데뷔 이후에도 감독님과 다시 축구해보고 싶다는 말을 입버릇처럼 해왔다고 한다. 이번 시즌 팀의 수비를 책임지며 감독님의 걱정을 덜어줄 예정이다.

출처: KFA 공식 유튜브 채널, 2015 FA컵 16강 성남FC와 경기 중인 김병수 감독

지난 경기 환상적인 힐킥으로 주목받은 조재완은 19시즌 강원 공격의 중심이었다. 그는 서울 이랜드 시절 김병수 감독과 인연을 맺었고 강원으로 이적하면서 병수볼의 중심이 되었다. 김병수 감독의 인기를 듣고 직접 배워보기 위해 찾아온 선수도 있었다. 고무열은 김 감독의 축구가 궁금해 강원FC로 이적했다고 밝혔다. 김병수 감독과 그의 제자들이 함께하는 강원 FC는 오는 16일 상주 상무와의 경기를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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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의 날 특집: 카네이션 많이 받을 것 같은 K리그 감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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