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상속도와 군속도의 차이
원자로에서 일어나는 체렌코프 현상

영화 '아이언맨3' 스틸컷

[문화뉴스 MHN 권성준기자] 마블 시리즈의 등장인물인 '아이언맨'은 토니 스타크가 가슴에 있는 '아크 원자로'를 동력 삼아 슈트를 작동시켜 빌런과 싸우는 히어로다. 그런데 '아크 원자로'를 보면 항상 푸른색 빛을 뿜고 있다.

실제로 현실에 있는 원자력 발전소의 원자로들 또한 푸른빛을 내뿜는다. 이렇게 원자로가 푸른빛을 내뿜는 현상을 '체렌코프 현상'이라 부른다.

'체렌코프 현상'은 이 현상을 발견한 러시아의 물리학자 파벨 체렌코프(Pavel Cherenkov, 1904~1990)의 이름을 따 명명되었다. 체렌코프는 '체렌코프 현상'을 이론적으로 규명한 일리야 프란크(Il'ja Frank, 1908~1990), 이고르 탐(Igor Tamm, 1895~1971)과 함께 1958년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하였다.

출처: Nobelprize, 파벨 체렌코프, 일리야 프란크, 이고르 탐

'체렌코프 현상'은 전하를 가진 입자가 투명한 물질을 통과할 때 어떤 특수한 조건을 만족하였을 경우 나타나는 현상이다. 전하를 가진 입자는 대부분의 경우 전자로 설명된다.

'체렌코프 현상'이 일어나는 특수한 조건은 물질 내에서 전자의 속도가 빛의 위상속도보다 더 빠를 경우가 된다. 이 경우 전자는 전자기파를 방출하며 이 전자기파를 '체렌코프 복사'라고 부른다.

그러나 특수 상대성 이론에 따르면 우주의 그 어떤 물질도 빛보다 더 빠를 순 없다.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일까? 정답은 바로 위상속도에 있다.

출처: 픽사베이

파동의 속도는 위상속도와 군속도 두 가지 종류의 속도로 기술된다. 둘의 차이를 이해하기 위해선 파동의 위상이라는 개념이 무엇인지 자세히 알 필요가 있다.

위상이라는 단어로는 무엇인지 잘 와닿지 않지만 사실 위상의 의미는 간단하다. 바로 파동의 모양을 의미하는 것이다. 만약 어떤 줄을 사인 함수 형태로 흔든다면 그 줄에서 생기는 파동의 위상은 사인 함수의 형태를 가진다.

위상을 좀 더 어렵게 얘기하자면 파동은 어떤 원운동에 대응시킬 수 있는데 이때 파동의 위치에 대응되는 각도를 위상이라고 부른다.

이 위상이 변하는 속도를 위상속도라고 부른다. 파동의 모양이 변하는 속도로 파동에서 한 지점의 위치 변화로 이해할 수 있으며 일반적인 상황에선 위상속도와 군속도는 동일한 경우가 많다.

출처: 한국물리학회, 위상

군속도는 여러 개의 파형이 중첩된 파동의 경우 파동의 묶음이 공간에서 전파되는 속도를 의미한다. 이는 군속도는 파동의 에너지가 전파되는 속도를 의미하며 실제 파동의 속도로 이해한다면 이해가 쉽다.

실제 파동의 속도이기 때문에 군속도는 마치 딱딱한 공의 속도와 유사하며 빛이 아닌 파동의 경우 딱딱한 공의 속도와 마찬가지로 빛의 속도를 초월할 수 없다.

출처: 위키피디아, 파동 묶음

딱딱한 공과같이 행동하는 파동의 묶음과 달리 여러 개의 파동이 중첩된 파동의 경우 파동 간의 간섭 현상에 의해 파동의 위상은 마구잡이로 변할 수 있다. 즉, 파동의 군속도는 광속을 초월할 수 없지만 위상속도는 얼마든지 광속보다 빠를 수 있다.

위상은 파동에서 한 지점과 다른 지점과의 차이를 의미하므로 중첩되는 상황에 따라 얼마든지 자기 마음대로 변할 수 있으며 광속 불변의 원리를 따를 필요성도 존재하지 않는다.

출처: 위키피디아, 체렌코프 현상

빛의 위상속도는 반드시 물질 내에서 느려진다. 물질도 마찬가지지만 물질의 경우 특수한 조건 하에서 가속을 받아 빛의 위상속도보다 빨라질 수 있다. 이 특수한 상황의 대표적인 예로 원자로가 있다.

원자로에서 핵반응을 일으킨 전자가 물과 같은 투명한 매질로 진행할 경우 원자로의 에너지가 충분히 클 때 물속에서 진행하는 빛의 위상속도를 초월할 수 있다.

전자가 빛의 위상속도를 초월하는 경우 마치 제트기의 속도가 음파를 초월했을 때와 비슷하게 충격파가 발생한다. 음파의 속도가 제트기의 속도를 못 따라잡을 경우 방금 만들어진 음파와 이전에 만들어진 음파 간의 충돌이 일어나 충격파가 발생한다. 이 충격파를 소닉붐이라 부른다.

이러한 소닉붐이 전자가 진행하며 발생하는 전자기파에도 생성되며 만약 통과하는 물질이 유전분극을 일으키는 물질이라면 충격파로 인해 유전분극이 일어나게 된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 유전분극이 다시 원래 돌아올 때 전자기파를 방출하며 이 전자기파가 바로 '체렌코프 복사'이다.

출처: 위키피디아, 체렌코프 현상

'체렌코프 현상'은 일반 대기 중에서도 일어날 수는 있다. 하지만 대기 중에서 빛의 위상속도는 진공에서의 위상속도와 큰 차이가 없기 때문에 대기 중에서의 '체렌코프 현상'은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고 보는 것이 맞다.

그래서 '아이언맨'의 '아크 원자로'의 빛은 현실적으로 생각해 보았을 때는 전기를 생산하면서 나오는 단순 방사광으로 여기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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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HN 과학] 아이언맨의 가슴은 왜 빛날까? 1958 노벨 물리학상: 체렌코프 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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