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소한 콩 향 뒤에 간간한 바다의 향이 묻어나는 초당두부

[문화뉴스 MHN 박혜빈 기자] 강원도 강릉의 대표적 향토음식인 초당두부. 초당두부의 특징과 유래, 초당 두부를 더 맛있게 즐기는 법에 대해 소개한다.

KBS2 '생생정보통' 캡처

 

초당두부 특징

초당두부는 물에 불린 콩을 곱게 갈아 면포에 내린 콩물을 끓인 뒤, 바닷물을 살살 부어 응고되어 엉키면 틀에 담아 굳혀서 만든다.

초당두부는 다른 지역에서 간수로 하는 것과 달리 콩물에 바닷물을 부어 만들기 때문에 고소한 콩 향 뒤에 간간한 바다의 향이 묻어나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입안에서 스르르 녹는 부드러움은 공장 두부에서는 느낄 수 없다.

초당두부를 만드는 데 사용되는 동해 바닷물은 농축 없이도 콩물을 두부로 굳힐 수 있을 만큼 마그네슘과 칼슘이 풍부하다. 서해나 남해의 바닷물은 그 자체로는 응고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두부를 만드려면 바닷물을 농축한 함수를 사용해야 된다. 동해는 그 자체만으로 천연응고제 역할을 하기 때문에 초당두부는 다른 지역의 두부보다 부드럽고 깊은 맛을 내며 콩의 풍미를 한껏 살려낼 수 있다.

 

초당두부 유래

강원도 강릉 부사 초당 허엽(許曄)은 조선 선조 때의 문신으로 《홍길동》의 저자인 허균과 여류시인으로 이름난 허난설헌의 아버지로 잘 알려진 사람이다. 그는 재임 중에 관청 앞마당에 있는 샘의 물맛이 너무 좋아 이 물로 콩을 갈고 바닷물로 간을 맞춰 두부를 만들어 먹었다. 이 두부가 맛 좋기로 소문이 나서 허엽은 자신의 호를 붙여 초당 두부라 이름을 지었다. 두부를 만들었던 샘물이 있던 자리는 강릉시 초당동이며 이곳에는 지금도 허엽을 기리는 비석이 있다.

그러나 허엽이 이 마을에서 처음 바닷물로 두부를 만들었고, 그 전통이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는 발상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 조선의 사대부였던 허엽이 두부 만드는 '잡일'을 했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초당동 주민들의 말에 의하면 한국전쟁 중 두부를 쑤어 시장에 내다파는 집이 한두 집 생겼는데, 전쟁 후 그 수가 급격히 늘었다고 한다. 전쟁으로 피폐해진 가정 경제를 이끌기 위해 아녀자들이 밤새 두부를 만들어 대야에 이고 강릉 시내에 나가 팔았던 것이 차츰 이름을 얻어 지금의 유명세를 갖게 되었다는 것이 맞다.

 

초당두부마을에서 초당두부 더 맛있게 먹는 법

KBS2 '생생정보통' 캡처

경포해수욕장에서 남쪽으로 조금 내려오면 순두부로 유명한 초당두부마을이 있다. 현재 두부만 내다 파는 가게는 없고 다양한 두부요리를 맛볼 수 있는 20여 개의 두부식당이 있다. 대부분 토박이들이 운영해 역사가 비슷하고, 바닷물로 응고해 두부를 만든다는 점은 동일하다. 다만 콩물을 내는 방식과 끓이는 방식이 조금씩 다르고 음식을 내는 스타일도 약간씩 다르다. 흰 순두부만을 고집하는 데도 있고, 양념을 더한 전골을 주력으로 하는 데도 있기 때문이다.

초당두부의 제 맛을 보려면 갓 만든 두부를 맛볼 수 있는 아침에 가는 것을 추천한다. 아무리 잘 만든 두부라도 찬 물에 넣고 하루를 넘기면 그 진미가 달아나기 때문이다. 이른 아침 초당두부 가게에 가면 새벽 4시부터 콩을 갈아 만들기 시작해 7시쯤 완성된 갓 만든 두부를 먹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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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별 대표 음식] 바닷물로 굳혀서 더 맛있다! 강릉 초당두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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