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홈 개막전서 관중석에 설치한 마네킹 논란
구단 "몇 번이고 성인용품이 아니라는 확인 과정을 거쳤다"
BBC 등 외신서도 보도
한국프로축구연맹 상벌위 회부나 징계가 가능한 사안인지 검토

17일 2020 K리그1 FC서울과 광주FC의 경기가 열린 서울월드컵경기장 관중석에 리얼돌로 추정되는 인형들이 설치돼 있다./사진출처=연합뉴스

 

[문화뉴스 MHN 윤승한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무관중 경기 속 프로축구 K리그가 개막한 가운데 예상치 못한 논란이 생겼다.

문제의 상황은 17일 저녁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서울과 광주FC의 K리그1(1부리그) 2라운드 경기에서 벌어졌는데, FC서울이 빈 관중석을 채우려고 동원된 마네킹이 여성 신체를 본뜬 성인용품인 '리얼돌'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17일 2020 K리그1 FC서울과 광주FC의 경기가 열린 서울월드컵경기장 관중석에 리얼돌로 추정되는 인형들이 설치돼 있다./사진출처=연합뉴스

 

무관중 경기로 개막하다 보니 휑한 관중석을 채우려 개막 이후 각 구장엔 팬들의 존재를 대신할 각종 수단이 등장했는데, 서울은 홈 서포터스석에 '리얼 마네킹'이라고 이름 붙인 마네킹 수십 개를 앉혔다.

진짜 사람의 분위기를 내기 위해 세워진 이 마네킹을 중계방송과 사진으로 지켜본 팬들 사이에서 '리얼돌' 아니냐는 주장이 나왔다.

마네킹이 든 응원 피켓 중 리얼돌 업체, 모델이 된 BJ의 이름이 나오면서 논란이 확산할 조짐을 보이자 서울 구단은 현장을 찾은 취재진에게 경기 후 해명에 나섰다.

"마네킹을 제공하는 업체가 수량이 부족해지자 과거 BJ를 관리한 매니지먼트 업체에 제공했다가 돌려받은 샘플을 포함해 설치했는데, 피켓이 남아있는 것까지 확인하지 못했다"라고 말했다.

업체 관계자도 나와, 자신들은 '프리미엄 마네킹'을 만드는 회사라고 주장했다.

 

사진출처='FC서울' 인스타그램

 

언론을 통해 알려진 이후, 직접 설명과 사과에 대한 팬들의 요구가 빗발쳤다. 결국 서울 구단은 지난 18일 새벽 소셜 미디어에 사과문을 올렸다.

서울은 "재질 등이 실제 사람처럼 만들어졌지만, 우려하시는 성인용품과는 전혀 연관 없는 제품이라고 처음부터 확인했다. A라는 회사에서 제작해 의류나 패션업체를 대상으로 하는 제품이라고 소개를 받았고, 몇 번이고 성인용품이 아니라는 확인 과정을 거쳤다"라고 밝혔다.

다만 "A라는 회사에서 B라는 업체에 납품했던 마네킹을 돌려받아 이를 경기에 설치하는 과정에서 성인 제품과 관련 있는 B의 이름, 이들이 관리하는 특정 BJ의 이름이 들어간 응원 문구가 노출됐다"라면서 "담당자가 세세하게 파악하지 못한 점이 문제였다. 이 점은 변명 없이 저희의 불찰"이라고 설명했다.

구단은 재차 사과하며 대책 수립과 재발 방지 노력을 다짐했지만, 애초 외관부터 리얼돌로 의심될 수 있는 마네킹의 확인과 검증이 충분하지 않았다는 지적은 피하기 어려웠다.

구단이 인스타그램에 올린 사과문에는 '마네킹 자체가 문제인데 응원 문구 얘기만 하느냐', '설치하기 전 아무도 이상한 점을 느끼지 못했다는 게 말이 되냐' 등 원성의 댓글이 지난 18일 오후까지 400개 넘게 달렸다.

 

사진출처=BBC 홈페이지

 

이 '마네킹'을 둘러싼 논란은 외신을 통해 나라 밖에도 전해졌다.

BBC는 "빈 스타디움에서 경기를 재개해야 할 때 어떻게 분위기를 살릴지는 전 세계 스포츠 리그가 처한 도전이지만, 이 사례를 따르려는 클럽은 없을 것"이라고 평했고, 야후스포츠 호주판은 관련 기사 제목에서 '망신'이라고 표현했다.

이 밖에도 영국 일간지 더 선 등 유럽 일부 매체는 성인용품점을 홍보했다고 비꼬기도 했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상벌위 회부나 징계가 가능한 사안인지 검토중이다. 연맹 정관상 '음란하거나 퇴폐적인 내용으로 미풍양속을 해칠 우려가 있는 것'을 금지 광고물로 규정하는데, 이는 상업 광고물에 적용되는 터라 응원을 위해 설치된 마네킹이 여기에 해당하는지 등에 판단이 필요하다.

이 경기에서 서울은 광주를 1-0으로 K리그 개막 첫 승을 거뒀으나 선수들의 노력보다는 '관중석 리얼돌 논란'이 화제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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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C서울 관중석 '리얼돌' 논란 일자 사과… 외신서도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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