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과 입증 안된 하이드록시클로로퀸 사용 강요
브라질 시민단체, 정치인 탄핵 및 사퇴 촉구 잇따라

출처: 보우소나루 대통령 공식 홈페이지
브라질 보우소나루 대통령

[문화뉴스 MHN 권성준 기자] 최근 코로나19가 확산되어 몸살을 앓고 있는 브라질에서 브라질의 현직 대통령인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태도를 둘러싸고 논란이 끊이질 않고 있다.

지난 9일 브라질 언론은 수도 브라질리아에 있는 파라노아 호수에서 제트스키를 타는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동영상을 공개하였다. 동영상에서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마스크도 착용하지 않은 채로 직접 제트스키를 몰았으며 근처 요트 탑승자들과 인사를 나누는 등 여유로운 모습을 보여주었다.

제트스키 탑승자 중 한 명이 코로나19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하 발언하자 코로나19에 너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고 대응하였으며 같은 날 바비큐 파티를 개최하려다 비난 여론이 강해지자 파티를 취소하였다.

그러나 바비큐 파티에 대한 비난 여론은 수그러들지 않았고 이에 바비큐 계획은 거짓이었다며 언론이 만들어낸 가짜 뉴스라고 주장하였다.

출처: 질병 관리 본부

뿐만 아니라 브라질은 현재 확진자 숫자가 25만 명을 넘기면서 세계에서 3번째로 많이 코로나 확진자를 가지게 되었으며 사회 지도층의 안일한 대응으로 방역에 실패한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어차피 언젠가 우리 모두 죽는다. 사회적 격리를 종료하고 일터로 복귀해야 한다."라며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한 발언을 해왔으며 대통령 본인이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속적으로 무시하였다.

또한 사회적 거리두기와 하이드록시클로로퀸 투약을 두고 갈등을 빚어온 루이스 엔히키 만데타 보건부 장관을 지난 4월 16일 해임하였다.

출처: 연합뉴스, 보건부 장관 사임

심지어 새로 부임한 네우손 타이시 장관은 1달도 채 지나지 않은 지난 15일 사임을 발표하였으며 사임을 결정하게 된 주된 계기는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의 사용 때문이었다고 밝혔다.

결국 브라질은 보건부 장관의 잇따른 사임으로 방역 컨트롤타워가 부재인 상태가 지속되었으며 결국 19일 코로나19로 인한 하루 사망자 숫자가 1179명에 도달하면서 신기록을 갱신하였다.

출처: 연합뉴스, 하이드록시클로로퀸

브라질에선 말라리아 치료제 클로로퀸의 유사 약물인 하이드록시클로로퀸 사용을 두고 논란이 끊이질 않고 있다. 만데타 전 보건부 장관은 하이드록시클로로퀸 사용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연구 결과를 여러 차례 받았다고 밝혔으며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일터 복귀를 위해 사용을 강요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현재 의료계에서는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의 치료 효과가 과학적으로 입증된 것이 아니라며 회의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으며 임상시험 과정에서 심장 박동 수가 빨라지는 부작용을 보이도 하였다.

브라질의 의학 단체들은 지난 19일 코로나19 환자에게 하이드록시클로로퀸 사용을 반대한다는 성명을 발표하였으며 코로나19에 별다른 효과를 가지지 못하는 약물이라고 주장하였다. 이어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의 효과와 안정성에 대한 평가가 부족하며 부정맥 등의 심장 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복용하고 있다. 나도 93세이신 우리 어머니를 위해 한 박스를 준비해 놨다."라고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출처: 연합뉴스, 브라질 보우소나루 대통령

이러한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행보에 브라질에서는 보우소나루 대통령을 둘러싼 탄핵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브라질 좌파 노동자당 대표는 지난 15일 1주일 이내에 보우소나루 대통령 탄핵 요구서를 하원의장에게 제출할 것이라 밝혔으며 "국민은 죽어가는데 대통령은 무책임한 행동만 하고 있다. 브라질 국민과 국민의 건강을 위해 탄핵 요구를 앞당길 필요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지난 18일 브라질의 전직 각료 6명이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는 글을 기고하였다. 이들은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불안감을 조장하고 잘못된 정보를 퍼뜨려 브라질 국민의 삶을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라고 주장하였다.

다음 날인 19일에는 브라질의 11개 노조가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퇴진 촉구 캠페인을 벌이기로 결정했다는 사실이 알려졌으며 브라질 최대 노동단체인 중앙 단일노조(CUT)의 세르지우 노브리 위원장은 의회를 통한 탄핵이 추진력을 가질지에 의문을 표시하면서 시민사회와 폭넓게 연대해 보우소나루 퇴진을 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브라질 대통령의 방역 공적? 무능한 지도층의 반면교사

효과 입증 안된 하이드록시클로로퀸 사용 강요
브라질 시민단체, 정치인 탄핵 및 사퇴 촉구 잇따라

주요기사

 
저작권자 © 문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