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실 경위도, 책임자도 파악 안 돼... 마지막 전시 후 9년만인 지난해 발견

출처 : 한국만화영상진흥원

[문화뉴스 MHN 이솔 기자] 우리 문화재가 유실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한국 만화 최초의 베스트셀러이자 등록문화재로 지정된 작품 '엄마 찾아 삼만리'의 원고 일부가 유실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지난 21일 더불어민주당 정재현 부천시의회 의원 등에 따르면 한국만화영상진흥원이 보관하던 등록문화재 작품인 '엄마 찾아 삼만리'의 원고 443매 중 8매가 유실됐다.

해당 원고는 수장고에 있다가 지난 2011년 진흥원이 이 만화 원작자인 김종래 작가 특별전시회를 열면서 꺼낸 뒤 사라진 것으로 조사됐다.

진흥원은 그동안 이 사실을 모르고 있다가 9년만인 지난해 문화재 보전처리 작업 중 해당 원고가 유실된 것을 파악했다. 수장고를 조사했지만 끝내 해당 원고를 찾지 못했다.

뒤늦게 경위를 조사한 탓에 책임자를 찾지 못하고 배상 방안도 마련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진흥원은 이후 보관 자료 관리 규정을 2차례 개정해 책임자를 인사 조처하고 배상 책임도 묻는 방안을 마련했지만, '때 늦은 대책'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정 의원은 "자료 반출 대장도 남아 있지 않은 상황이어서 책임자를 찾지 못했다. 대책도 너무 늦었다"며 "다른 자료도 혹시 유실된 게 있는지를 들여다볼 방침"이라고 말했다.

진흥원 관계자는 "해당 원고 유실 내용을 문화재청에 보고하고 등록 매수를 정정해달라고 요청한 상태"라며 "수장고 전수 조사를 벌이고 관리를 강화해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엄마 찾아 삼만리'는 1958년에 출간된 만화 작품으로 방탕한 생활을 하는 아버지 탓에 팔려 간 엄마를 찾아 전국을 떠도는 아들의 이야기로, 원작은 이탈리아의 아동 문학 작가 에드몬도 데 아미치스의 사랑의 학교에 실려 있는 단편 '아펜니노 산맥에서 안데스 산맥까지'(Dagli Appennini agli Ande)를 토대로 제작되었다. 이탈리아 제노바에 살던 소년 마르코가 돈을 벌러 남미의 아르헨티나로 일하러 떠난 엄마를 찾아 12,000㎞의 눈물겨운 여행을 했던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한편, 우리나라의 정서로 재 해석된 해당 작품은 심금을 울리는 내용으로 출간 당시 전 국민의 사랑을 받으며 베스트셀러가 됐다. 2013년에는 근대 문화유산으로서 가치를 인정받아 등록문화재 539호로 지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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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문화재 만화 '엄마 찾아 삼만리' 원고 8매 유실…관리 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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