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고교교사 56% 마스크 착용 수업으로 인한 불편 호소
감염 예방을 위한 학생 생활 지도는 교사의 힘으로 부족..
청각장애 학생을 위한 입이 보이는 마스크 제작

[문화뉴스 MHN 박한나 기자] 지난 20일 고3이 등교 개학한 지 일주일이 경과되었다. 고등학교 교사들이 가장 어려움을 겪는 것이 마스크 착용 수업인 것으로 나타났다. 호흡이 곤란해지거나 의사 전달 등 소통도 쉽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는 지난 20일부터 22일까지 전국 고교 교사 230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고교 등교수업 관련 긴급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등교수업 시 가장 어려운 점'을 2개씩 선택하라는 문항에 고교 교사 1294명(56%)이 '마스크 착용 수업'이라고 응답했다.

교사들은 "마스크를 쓰고 수업하다보면 너무 숨이 차고 어지러운데다 말소리 전달까지 잘 안 된다. 내리 1, 2교시 수업을 하고 구토하는 교사도 있다"며 "날씨가 더워져 점점 힘들어진다. 투명마스크 등 대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토로했다.

출처 연합뉴스
전국 고교교사 56%, 마스크 착용수업 어려움 호소... 투명마스크 사용으로 수업권보장?

다른 교사는 "등교하는 학생에게 주 3매 마스크는 부족하고 종일 쓰고 지내면 하루 밖에 사용하지 못한다"고 지적했으며 "교사가 마스크를 쓰고 1교시 수업하고 나면 젖어서 사용이 불가하다"며 정부 차원의 충분한 마스크 지원을 요구했다. 

이외에도 '감염 예방을 위한 학생 생활 지도'인 학생들에게 매일 마스크 쓰기와 등교 전 자가진단 제출 독려, 거리두기에 유의하도록 하는 생활지도나 방역 업무도 쉽지 않다는 평이 나왔다.

교사들은 "아침 8시부터 발열 체크 등 등교지도, 쉬는 시간조차 쉬지 못하고 방역 생활지도, 급식지도에 교실 방역까지 교사가 모두 책임지고하기에는 무리"라며 "방역업무와 등교지도, 급식 및 쉬는 시간 학생지도를 위한 방역 인력을 충분히 지원하고, 불필요한 행정업무를 없애 교사가 수업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출처 연합뉴스
전국 고교교사 56%, 마스크 착용수업 어려움 호소... 투명마스크 사용으로 수업권보장?

한편, 청각 장애 학생들의 학습권을 보장하기 위한 '투명 마스크'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청각 장애인은 인공 달팽이관 수술을 받거나 보청기를 사용하더라도 말하는 사람의 입 모양을 봐야만 정확한 의미를 알 수 있다. 이를 고려해 대전의 예비 사회적기업 '청각장애인 생애지원센터'(이하 청각장애인센터)에서 만드는 마스크는 입 모양이 보이도록 가운데가 투명하다.

출처 연합뉴스
전국 고교교사 56%, 마스크 착용수업 어려움 호소... 투명마스크 사용으로 수업권보장?

전국의 청각 장애 학생 6천200여 명 중 상당수는 일반 학교에서 비장애 학생들과 함께 수업을 받는데, 교사가 마스크를 쓴 채 말하면 수업 내용을 제대로 이해할 수 없다. 이런 걸림돌을 없애려고 청각장애 전문재활센터(하늘샘치료교육센터)가 교사용 투명 마스크를 개발하고도 생산에 어려움을 겪자, 청각장애인센터가 지난 15일부터 자원봉사자들의 도움을 받아 대량 생산에 나선 것이다.

지난 20일 대구의 청각장애인센터를 가득 메운 자원봉사자들은 위생모자와 위생장갑은 물로 마스크를 착용하고 일명 '투명 마스크' 제작을 진행하였다. 제작 방식은 KF94 마스크의 가운데 부분을 가위로 오려낸 뒤 안쪽에 벨크로(일명 찍찍이)를 붙이고 다시 투명 코팅지를 붙이는 방식이다.

벨크로를 사용하기 때문에 투명 코팅지를 떼어 내 소독한 뒤 다시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모든 공정이 수작업으로 이뤄지는 만큼 마스크 한 개를 만드는 데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린다. 따라서 하루의 생산량은 700여 개에 불과한다.

출처 연합뉴스
전국 고교교사 56%, 마스크 착용수업 어려움 호소... 투명마스크 사용으로 수업권보장?

청각장애인센터는 고3 등교에 맞춰 1천800개를 전국 교사들에게 투명 마스크를 무료로 전달하고 있다. 이후 소문을 들은 다른 학교에서도 마스크를 지원해 달라는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

조성연 청각장애인센터 대표는 "청각 장애 학생들이 원활하게 수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자는 의미에서 시작한 일이 이렇게 좋은 반응을 얻을 줄 몰랐다"며 "각종 기업의 후원과 자원봉사자들의 노력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청각장애 학생들의 학습권을 보장하기 위해 시작된 '투명 마스크' 사업이 비장애 학생들을 위한 학습권 보장 방안으로 대두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

전국 고교교사 56%, 마스크 착용수업 어려움 호소... 투명마스크 사용으로 수업권보장?

전국 고교교사 56% 마스크 착용 수업으로 인한 불편 호소

감염 예방을 위한 학생 생활 지도는 교사의 힘으로 부족..

청각장애 학생을 위한 입이 보이는 마스크 제작

주요기사

 
저작권자 © 문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