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두 얼굴의 사나이'라는 뜻을 지닌 '야누스'는 두 얼굴이 서로 다른 방향을 쳐다보고 있다고 한다. '파도가 지나간 자리'의 원제목인 'The Light Between Oceans'도 이 야누스가 반영되어 있다.

'야누스 섬'에 홀로 서 있는 등대가 양쪽으로 둘러싸인 바다 중 오로지 한 쪽만 비추듯이, 등대지기 '톰'과 그의 아내 '이자벨'은 등대처럼 사랑을 바라보는 대신 양심을 등지면서 땅속에 묻혀있는 둘째의 묘비를 뽑아버렸다. 하지만 '이자벨'을 향한 사랑을 택한 '톰'은 그녀의 불합리한 행동을 묵인했고, '이자벨'은 아이를 향한 사랑을 택하며 다소 이기적인 면모를 보이며 부부의 관계는 조금씩 틀어져 갔다.

하지만 멜로 영화의 대부분이 그러했듯이, 이 갈등은 후반부에 서로를 용서하고 서로의 사랑을 재확인해 서로를 향해 마주 보는 것으로 끝났다. 그들의 행동이 결코 옳은 게 아니었기에 옹호할 순 없지만, 부부의 심정이 어떤지 이해가 되었다.

특별하지 않고 뻔한 이야기로 흘러감에도 몰입될 수 있었던 건, 실제 커플로 알려진 마이클 패스벤더와 알리시아 비칸데르의 현실로 착각하게끔 한 서로를 향한 감정선이 아니었을까? 두 사람의 가상 결혼생활을 미리보는 듯했다.

문화뉴스 석재현 인턴기자 syrano@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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