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아인슈타인 통계, 파울리 배타 원리를 따르지 않는 입자
보스-아인슈타인 응축, 1995년 레이저 냉각을 통해 실험적으로 발견

출처: EPFL

[문화뉴스 MHN 권성준 기자] 20세기 초반 양자역학이 만들어지면서 물리학자들은 우주의 기본 입자들을 연구하는데 집중하였다. 이들의 연구는 현대에는 입자 물리학이라는 물리학의 한 분야가 되었다.

물리학자들이 연구한 바에 의하면 이 우주의 모든 입자들은 2가지 종류로만 이루어져 있다. 2종류는 페르미온과 보손이라는 이름이 붙어있으며 두 입자의 종류는 아주 특이한 물리적 성질을 지닌다.

그중 보손이 가진 성질 중에 양자역학적인 현상이 거시적인 현상으로 나타나는 성질이 있다. 보스-아인슈타인 응축이라는 현상이다. 현상을 설명하기 전에 보손이 어떤 성질을 가지고 있는지부터 알아봐야 한다.

출처: CERN

보손과 페르미온을 구분하는 원리는 파울리의 배타 원리다. 파울리의 배타 원리는 어떤 동일한 입자 2개를 같은 에너지 준위에 가져다 두고 입자의 위치를 바꾸는 실험이 성립하는지에 대한 원리다.

만약 입자가 바뀌는 게 성립이 된다면 두 입자는 같은 에너지 준위에 존재할 수 있고 이러한 입자의 종류를 보손이라 분류하고 바뀌는 게 성립되지 않는다면 두 입자는 같은 에너지 준위에 존재할 수 없고 이러한 입자의 종류를 페르미온이라고 한다.

후대에 밝혀진 바에 의하면 보손은 0, 1, 2와 같은 정수의 스핀을 가지며 페르미온은 1/2, 3/2와 같은 반정수 스핀을 가진다고 알려졌다.

또한 현대 입자 물리학에 의하면 보손에는 광자, W-Z 입자, 글루온, 중력자 등이 있고 힘을 매개하는 매개 입자와 힉스 입자 등이 있으며 페르미온에는 쿼크, 렙톤이 있고 우주의 물질들을 이루는 것으로 알려졌다.

출처: 위키피디아, 흑체 복사 스펙트럼

사실 보손에 대한 논의는 배타 원리가 등장하기 전부터 등장했었다. 1900년 막스 플랑크(Max Planck, 1858~1947)가 흑체 복사 법칙을 설명하기 위해 빛이 최소 에너지를 가지는 광양자라는 가설을 도입하였고 이를 통해 빛의 에너지에 대한 공식을 얻었다.

흑체 복사 이론은 일정 온도의 흑체에서 빛의 형태로 방출되는 모든 에너지를 기술한다. 이때 온도에 따라 주로 방출하는 빛의 파장이 다르다. 이를 통계적으로 해석해본다면 어떤 온도의 빛은 그 온도에 해당하는 파장의 빛을 방출할 확률이 크다.

1920년 물리학자 사티엔드라 보스(Satyendra Bose, 1894~1974)는 통계학을 이용해 플랑크의 법칙을 설명하였다. 그러나 보스의 이론은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그는 자신의 논문을 알버트 아인슈타인(Albert Einstein, 1879~1955)에게 보냈고 보스의 이론의 중요성을 알아챈 아인슈타인에 의해 빛의 경우를 넘어 일반적인 입자들의 경우로 일반화되었다.

출처: 위키피디아, 제임스 맥스웰, 루드윅 볼츠만

고전 물리학에서는 입자에 1번, 2번 번호를 붙여 구분할 수 있는 상태로 같은 에너지 상태에 여러 입자가 들어갈 수 있고 그 때 해당 에너지에 입자가 존재할 확률을 온도에 대한 함수로 표현했다. 이를 맥스웰-볼츠만 통계라고 부른다.

보스는 이 생각을 기반으로 광양자를 빛 입자라고 해석한 다음 번호를 붙여 구분할 수 없는 입자라고 가정한 다음 플랑크의 복사 공식을 얻었고 이를 통해 빛이 특정한 에너지 준위에 있을 확률을 얻었고 이를 보스-아인슈타인 통계라고 부른다. 그리고 이 통계를 따르는 입자를 보손이라고 부른다.

보스-아인슈타인 통계의 식은 입자의 에너지가 아주 클 경우 즉, 거시적인 세계에서의 경우 맥스웰-볼츠만 통계를 따르는 것을 보임으로서 양자역학의 대응원리와도 잘 맞아떨어졌다.

출처: Nobelprize, 엔리코 페르미, 폴 디랙

이후 파울리의 배타 원리가 등장하면서 서로 구분할 수 없으며 같은 에너지 준위에 같은 입자가 들어갈 수 없는 원리를 이용해 입자가 특정한 에너지 준위에 있을 확률 다시 말해 전자나 양성자와 같은 물질 입자들의 확률 분포를 얻었으며 이를 페르미-디랙 통계라고 하고 이 통계를 따르는 입자를 페르미온이라고 부른다.

보손은 배타 원리를 따르지 않으므로 동일한 에너지 상태에 여러 개의 입자가 존재할 수 있다. 아인슈타인은 만약 보손 입자를 매우 낮은 온도로 낮춘다면 바닥상태의 에너지 준위에 모든 보손이 차곡차곡 쌓일 것으로 생각했다. 이를 보스-아인슈타인 응축이라고 부른다.

그러나 보스-아인슈타인 응축은 오랫동안 발견되지 못했다. 보손들은 매개 입자거나 수명이 아주 짧은 중간자 형태로 존재하기 때문이었다. 빛을 제외한 매개 입자들은 실험적으로 발견이 어려워 1980년대 정도가 되어서야 겨우 발견되었으며 힉스 입자는 최근에 발견되고 심지어 중력자는 아직도 발견되지 않았다.

출처: 위키피디아, 액체 헬륨의 초유체 현상

하지만 1938년 표트르 카피차(Petru Capita, 1894~1984)가 양성자 2개와 중성자 2개로 이루어진 헬륨-4가 영하 271도 정도의 온도에서 보스-아인슈타인 응축으로 인한 초유체 현상을 가지는 것을 밝혀내었다.

헬륨-4는 스핀이 1/2인 입자들이 짝수 개가 모여서 정수의 스핀을 가지므로 보손이 된다. 헬륨-4의 온도가 0K에 가까워지면 입자들이 바닥상태의 에너지 준위에 쌓이고 보스-아인슈타인 응축으로 설명되는 초유체 현상이 일어난다.

그러나 헬륨-4는 기체가 아닌 액체 상태이기 때문에 원자 간의 결합력이 높다. 그래서 초유체는 보스-아인슈타인 응축으로만 설명되지 않고 약간의 수정을 거쳐야 했다. 따라서 초유체 현상은 불완전한 형태의 보스-아인슈타인 응축의 발견이었다.

출처: Nobelprize
에릭 코넬, 볼프강 케테를레, 칼 와이먼

완전한 보스-아인슈타인 응축은 1995년 에릭 코넬(Eric Cornell, 1961~)과 칼 와이먼(Carl Wieman, 1951~)이 루비듐-87 원자 기체를 레이저 냉각을 이용해 170 마이크로 켈빈까지 온도를 낮춰 발견되었다. 또한 같은 해에 볼프강 케테를레(Wolfgang Ketterle, 1957~)가 나트륨-23를 냉각시켜 같은 결과를 얻어내었다.

초유체와 같은 보스-아인슈타인 응축으로 설명되는 현상은 양자역학적인 효과가 거시계에 직접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으로 유명하다. 일반적으로 양자역학에서의 현상은 입자 수준의 크기에서만 나타나지만 보스-아인슈타인 응축은 다수의 입자가 양자역학적인 행동을 하면서 그 성질이 거시계, 즉 일상의 크기에서 드러나는 현상이다.

이들의 발견은 독립적인 연구를 통해 발견되었고 셋은 보스-아인슈타인 응축을 실증시킨 업적으로 2001년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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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HN 과학] 보존과 거시세계의 양자역학, 2001 노벨 물리학상: 보스-아인슈타인 응축

보스-아인슈타인 통계, 파울리 배타 원리를 따르지 않는 입자
보스-아인슈타인 응축, 1995년 레이저 냉각을 통해 실험적으로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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