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지자체, 서로 발뺌하고 확실한 대책 내놓지 않아
대한간호협회 '간호사들의 처우개선해라' 성명문 발표

[문화뉴스 MHN 박혜빈 기자] 대구시 내 10개 종합병원 소속 간호사 약 3200명이 코로나19 관련 위험수당을 전혀 받지 못한 것으로 밝혀졌다.

대구로 파견 온 타 지역 간호사들에게는 처음 일을 시작하면 15만 원, 그 이후에는 하루 5만 원씩 위험수당이 지급된다. 그러나 이들과 동일한 업무를 하고 같은 위험을 감수한 대구 병원 소속 간호사들에게는 원래부터 대구 병원에서 일했다는 이유로 위험수당이 책정되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기술 업무수당에 해당하는 전문직 수당에 있어서도 파견 간호사는 하루에 5만 원 씩 추가로 받았지만 대구 병원 소속 간호사들은 코로나 사태 이전과 동일하게 한 달에 1만 5천 원을 받았다. 위험수당과 전문직 수당, 두 가지 만으로 둘의 월급은 수백만 원의 차이가 나게 된 것이다.

 

보건복지부, 출처: 연합뉴스

정부-지자체, 서로 발뺌하고 확실한 대책 내놓지 않아

보건복지부는 대구 병원 간호사들에게 지급되지 않은 위험수당을 ‘3차 추경 예산’에 반영해 지급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예산안에는 수당이 반영되지 않았고, 그 이유에 대해 묻자 보건복지부는 "다각적으로 검토 결과 미반영하기로 결정했다"고 대답했다. 

대구시 역시 간호사들의 수당 지급에 있어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3천여 명의 간호사들에게 모두 수당을 주기 위해 311억 원이 필요한데 이는 대구시 예산 형편상 너무 큰 돈이라 추경을 요청했고, 이제는 더이상 대구시가 손쓸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대구시가 먼저 지급을 하고 정부에 요청하는 방법도 나왔지만, 아직까지 확실한 대책은 나오지 않은 상황이다.

 

출처: 연합뉴스

대한간호협회 '간호사들의 처우개선해라' 성명문 발표

이에 대해 지난 6일 대한간호협회는 '한국에 간호정책은 없다'라는 성명문을 발표했다. 성명문에는 수당을 제대로 받지 못한 간호사들의 처우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담겼다. 

협회는 보건복지부는 3차 추경에서 필요한 예산 311억 원을 편성하겠다고 했지만 정부가 발표한 추경 예산 35조 3000억 원에는 해당 내용이 빠졌다고 덧붙였다. 협회는 환자들을 돌본 간호사 수당을 누가 어떤 이유로 제외했는지 정부는 간호사와 국민들에게 직접 설명해야 하며 간호정책과도 45년 만에 보건복지부 조직으로 재건시켜 국민의 건강을 지킬 도량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해줄 것을 요청했다. 

 

대구시, 수당은 안 주고 의료진 격려 행사 기획해 논란

이러한 상황에서 대구시가 코로나로 고생한 사람들을 격려하기 위한 행사를 기획했다는 것이 알려져 논란이 일었다. 대구시에서 대구 내 병원에 보낸 공문을 보면 500명을 초대해 3~4만 원 상당의 놀이공원 이용권을 주고, 드론 300대로 공연을 펼치겠단 내용이 담겨 있다. 

대구 병원 간호사들은 코로나 관련 수당은 지급하지 않으면서 의료진 격려 행사에는 참석하라는 것이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더욱이 코로나19가 다시 확산되는 가운데 방역의 주축인 의료인을 주인공으로 대규모 행사를 여는 것은 이해하기 어려운 처사다. 대구시는 비판이 거세지자 행사를 미룬다며 해명에 나섰다. 

 

간호사들도 영웅 이전에 사람이다

대구 내 간호사들도 감염 걱정을 무릅쓰고 코로나19 방역과 치료의 최전선에서 힘겨운 싸움을 이어왔지만 기다리는 것은 고통스러운 현실이었다. 방역의 최전선에 있는 그들의 처우가 개선되지 못하면 국민의 안전도 위협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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