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소설, 그리고 감동이 있는 강구안 일대
청와대에 걸린 '통영항'의 화가, 전혁림의 고향

[문화뉴스 MHN 노만영 기자] 통영은 한국근현대 예술을 이끌었던 거장들을 길러낸 도시이다. 통영 출신의 예술가들은 문학·미술·음악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예술가로 성장했다. 드라마 '빠담빠담'의 촬영지였던 동피랑 벽화마을은 예술가들의 요람으로서 통영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장소이다.

 

강구안 일대의 모습

 

중앙동 강구안 일대: 문학의 순수함과 예술의 힘

통영 중앙동에는 내륙 안으로 오목하게 들어가 있는 작은 항구가 있다. 강구안이라고 불리는 작은 항구를 둘러싼 마을에서 한국 근대문단을 이끌었던 거장들이 탄생한다. 한국인에게 가장 잘 알려진 시 가운데 하나인 '꽃'을 창작한 김춘수, '깃발'로 대표되는 생명파 시인 유치환, '봉선화', '다보탑' 등의 작품을 남긴 초정 김상옥이 같은 바다를 보고 자랐다.

노희경 작가의 드라마 '빠담빠담' 역시 이 동네를 배경으로 촬영됐다. 강구안을 바라보고 있는 동피랑 벽화마을은 예술의 힘을 느낄 수 있는 장소이다. 원래 철거 예정이던 동네였으나 지역 예술가들이 벽화를 그려 시의 철거계획을 철폐시킨 감동적인 일화를 간직하고 있다. 현재는 예술마을로 지정되어 있으며 86개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벽화를 감상하고 있으면 미술과 미술관에 대한 선입견이 전복되는 체험을 할 수 있다. 공간이라는 캔버스 위에 그려진 예술가들의 순수한 정신은 통영이 가진 예술적 자산을 시각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독학으로 미술을 공부한 전혁림 화백

 

전혁림 미술관: 화가의 의지와 집념이 담긴 공간 

통영 출신의 서양화가 전혁림은 대한민국미술전람회, 이른바 국전의 수상작가이다. 그의 대표작으로는 민화의 소재를 단순화시킨 반추상(半抽象) 작품 '화조도' 등이 있다. 독학으로 미술을 배운 그는 국전 수상 이후 아카데미즘적인 중앙 화단에 염증을 느껴 부산과 통영 등지에서 추상화와 반추상화 작품을 창작했다. 추상미술을 추구하면서도 김환기, 유영국 등과 달리 한국적인 소재에 천착했으며 'KOREA', '한국적 풍물', '한국의 문'과 같은 작품을 남겼다.

그의 작품에는 통영의 바다를 연상시키는 코발트블루가 자주 사용되었으며 후기 작품인 '통영항'은 고향 통영의 모습을 푸른 색채의 반추상화로 그려낸 걸작이다. 전화백의 후기 작품들은 고향인 통영을 주제로 하고 있으며 그의 예술세계에서 중요한 축을 담당한 한국적 반추상화의 완성형이라고 할 수 있다.

미국 아카데미상 4관왕을 기록한 '기생충'의 봉준호 감독과 배우들이 전 화백의 '통영항'이 걸린 인왕홀에서 만찬을 가졌다는 사실 역시 큰 의미를 지닌다. 국빈을 영접하는 공간인 인왕홀에 '통영항'이 걸렸다는 것은 전혁림이 한국을 대표하는 화가임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한국적인 것이 곧 세계적인 것'이라는 생각이 자리잡고 있는 가운데 지난 세월동안 전 화백이 추구한 한국적 추상미술의 세계가 드디어 꽃을 피우고 있다.

(사진출처=통영시청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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