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개인의 체험이 반영된 대표작 '피아노 치는 여자'
추천작 '내쫓긴 아이들': 청소년에게 가해진 일상적 억압 폭로

2004년 수상자: 엘프리데 옐리네크

엘프리데 옐리네크/제공 노벨상 공식페이지

 

엘프리데 옐리네크는 세계대전이 종식된 1946년 오스트리아의 슈타이어마르크주에서 태어났다. 체코계 유대인 아버지와 오스트리아 빈의 부유층 출신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그는 빈에서 지내며 음악교육을 받았다. 옐리네크의 어머니는 딸에게 기대하는 바가 컸기 때문에 피아노, 바이올린, 플루트 등의 악기를 가르쳤다. 그러나 엘리네크는 고강도의 훈련을 이겨내지 못하고 심리적 장애를 겪게된다. 

어머니의 기대에 따라 빈 컨서버토리에서 음악 전공을 마치고 빈대학교에 진학해 음악, 미술사, 연극을 전공한다. 전공을 세 가지나 선택했지만 결국 연극학과 미술사는 중도에 그만되게 되며 이 시기 문학을 창작하게 되었고 첫 시집인 '리자의 그림자'로 주목을 받는다. 이후 최초의 페미니즘 희곡이라 불리는 '인형의 집'의 이후 줄거리를 창작한 '노라가 남편을 떠난 뒤에 무슨 일이 일어났나'를 비롯해 '클라라 S.' 등 주로 페미니즘 경향의 희곡 작품들을 연이어 발표했다.

소설가로 주목받은 것은 1983년에 발표한 '피아노 치는 여자'로 하인리히 뵐상을 수상한 이후부터이다. 후속작 '욕망'으로 대중적인 인기를 끌었고 이 작품은 그녀에게 빈 문학상 수상의 영예를 안긴다. 특히 '피아노 치는 여자'는 마카엘 하네케 감독에 의해 영화로 제작되어 칸 영화제 그랑프리를 수상하기도 했다.

 

억압받는 아이/제공 픽사베이

 

추천작: 내쫓긴 아이들

엘프리데 옐리네크의 소설은 여성 주인공을 등장시켜 젠더 간의 권력관계, 성적억압의 상황을 다루고 있다. '피아노 치는 여자'와 '욕망' 모두 억압받는 여성 주인공이 등장한다. 한편 그녀가 하인리히 뵐상을 수상하기 전에 출판된 1980년 작품인 '내쫓긴 아이들'은 다양한 환경의 아이들로 조직된 4인도 청소년 갱단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이 소설은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창작되었는데 1965년 겨울 오스트리아 빈에서 17세의 청소년 우도 분더러가 아버지와 어머니, 그리고 형을 총살한후 도끼와 칼로 180군데나 찌른 사건이다. 당시 언론에서는 이 청소년을 비난했으나 아버지가 평소 가족들을 억압해왔던 것으로 확인됐다. 옐리네크는 소설 속에서 갱단에 가담한 쌍둥이 형제의 아버지를 몰락한 나치 장교로 설정하고 있다. 이를 통해 2차 대전은 끝이 났지만 여전히 일상에서 벌어지는 파시즘적 폭력을 폭로하고 있다.

40년 전에 출판된 작품이지만 오늘날 한국 사회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사실 한국의 청소년 범죄는 비단 오늘날의 일만이 아니다. 90년대에 조직된 막가파는 소설 속에서처럼 청소년들로 조직된 갱단이었다. 가부장중심의 한국사회에서 억압받은 청소년들은 사회적 일탈을 통해 억압을 해소했던 것이다. 2018년 개봉한 문제작 '박화영' 역시 청소년들이 자신들끼리 무리를 지으며 비행하는 모습이 그려져있다.

최근 천안과 창녕에서 발생한 아동학대 사건 역시 아이들이 가정에서 받는 억압을 여실히 드러내는 사건들이다. 어른들은 아이들을 하나의 인격체로 대하기보다는 통제하려고 한다. 이러한 인식이 변화되지 않는다면 아이들은 계속해서 내쫓길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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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두기 속 다시보는 노벨문학상 2004년 수상자, 엘프리데 옐리네크

작가 개인의 체험이 반영된 대표작 '피아노 치는 여자'
추천작 '내쫓긴 아이들': 청소년에게 가해진 일상적 억압 폭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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