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건축의 요소들을 혁신적으로 제시한 걸작 중의 걸작

빌라 사보아(Villa Savoye)
출처: Timothy Brown

[문화뉴스 MHN 우지혜 기자] 마치 하늘에 떠있는 듯한 외관을 갖고 있는 이 집은 20세기 3대 건축가 중의 한 명인 스위스 출신 건축가 르 코르뷔지에(Le Corbusier)의 빌라 사보아(Villa Savoye)이다. 필로티 기둥들이 박스를 떠받치고 있는 듯한 이 집은 르 코르뷔지에의 저서인 '건축을 향하여(Toward to Architecture)'에서 언급한 건축의 5가지 요소를 모두 충족시킨 그의 인생 역작이며 모더니즘과 국제주의 양식을 출발시킨 대표적인 건물이다.

프랑스 파리에서 약 30km 떨어진 조용한 시골 동네에 위치한 이 건물은 10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수많은 건축학도들의 연구 대상이 되며 감명을 주는 건물이다. 강렬한 흰색의 마감과 수평으로 이어진 리본 창(Ribbon window)의 단순함에서 오는 절제미를 느낄 수 있다. 건물 바깥에서 건물의 안쪽으로 들어가보자. 이 건물을 1층에서 옥상까지 끊어짐 없이 이어주는 경사로(Ramp)이다. 

빌라 사보아 경사로와 계단
출처: Scarletgreen, CC BY 2.0

현관에서 들어간 후 오른쪽에 위치한 경사로는 1층에서 옥상정원까지 이어주는 '건축적 산책로'가 된다. 건물을 수직적으로 연결시켜주는 동시에 옥상으로 오르는 과정에서 수평의 요소들을 감상할 수 있는 경사로를 통해 사람들은 이 건물을 음미할 수 있다. 이는 경사로의 왼쪽에 위치한 계단과는 본질적으로 다른 의미를 내포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다시 밖으로 나와보자. 지금은 흔하게 찾아볼 수 있는 필로티가 눈에 띌 것이다. 그러나 르 코르뷔지 시대에 벽은 건물에서 구조체 역할을 하지 않더라도 필수 구성요소였다. 그러나 그는 당시 입면에 집착하던 건축가들을 통렬하게 비판하면서 입면으로의 자유를 선언한다. 필로티가 건물의 구조체의 역할을 수행하는 한 벽은 허례허식 일 뿐이다. 따라서 차고지와 주요하지 않는 공간이 위치하는 바닥층은 벽에서 자유로워졌다.

빌라 사보아의 자유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코르뷔지에가 주장했던 건축의 5가지 요소 중 자유 평면과 자유 입면 또한 이 건물에서 실현된다. 구조를 지탱하는 필로티를 제외하고 내력벽이 평면을 구속하지 않았으며 입면의 내력벽 또한 존재하지 않았으므로 긴 수평의 창 또한 건축가가 원하는 위치에 원하는 만큼 위치할 수 있다. 1층과 2층의 내력벽이 일치할 필요도 없었으며 상상하는대로 공간을 구성할 수 있게 되었고 이것이 바로 코르뷔지에가 추구하는 건축이었다.

빌라 사보아 1층 거실에서 바라본 테라스
출처: Netphantm CC BY-SA 4.0

마지막으로 1층 거실에서 바라본 테라스를 살펴보자. 창 밖에는 2층으로 이어지는 경사로가 수려하게 뻗어있고 거실의 창으로 쏟아져 들어오는 자연광이 퍽 반갑다. 외부의 공간을 내부로 끌어오는 창과 자연을 품으려는 옥상 테라스에서도 건축가의 생각이 묻어나온다. 경사로를 따라 올라가면 기울어진 박공지붕이 아닌 평평한 지붕과 옥상 정원을 발견할 수 있는데 옥상의 공간을 활용하면 공간을 더 영민하게 사용할 수 있다.

르 코르뷔지에는 자신이 세운 건축의 5원칙인 필로티, 옥상정원, 자유평면, 가로로 긴 창, 자유로운 입면을 빌라 사보아에 빠짐없이 녹였다. 그는 훌륭한 건축가였을 뿐만 아니라 훌륭한 이론가였고 이론을 이야기하는 것에서 나아가 그 이론을 실현시킬 수 있는 사람이었다.

앞서 언급한 요소들이 지금 흔하게 찾아볼 수 있다는 점에서 그가 후대에 얼마나 큰 영향력을 남겼는지 알 수 있다. 앞으로 건물을 바라볼 때 곳곳에 녹아있는 르 코르뷔지에의 흔적을 살펴본다면 소소한 재미가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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