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1TV 독립영화관 19일 밤 12시 40분 '우리 지금 만나' 방영

[문화뉴스 MHN 최지원 기자] 오늘(19일) 밤 12시 40분 KBS 1TV '독립영화관'에서 옴니버스 영화 '우리 지금 만나'를 방영한다.

'우리 지금 만나'는 2019년 개봉한 영화로, 하나의 소재를 둘러싼 세 편의 단편 영화를 엮은 옴니버스 형태의 작품이다. 부지영 감독의 '여보세요', 김서윤 감독의 '기사 선생', 강이관 감독의 '우리 잘 살 수 있을까?' 세 편의 단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여보세요] 연출,각본: 부지영 / 출연: 이정안, 이상희, 이용이, 김대건 /39분

영화 '여보세요' 스틸컷

'여보세요'는 우연히 북한 여자로부터 잘못 걸려온 전화를 받게 된 '정은'이 겪는 이야기를 담아낸 영화다.

요양병원에 있는 어머니를 모시고 홀로 사는 정은은 밤낮 없이 닥치는 대로 허드렛일을 하며 피곤한 삶을 살고 있다. 치매에 걸린 어머니는 한국 전쟁 당시 북한에 두고 온 여동생이 부쩍 보고 싶다고 성화를 부리지만, 이미 오래 전 북한에서 작고한 이모와 어머니의 만남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고 있는 정은의 마음은 편치 않다. 그러던 어느 날, 놀랍게도 정은의 휴대폰으로 북한에서 전화가 걸려온다. 남한에서 의사로 일한다는 아들과 연락이 끊겼다며 아들을 찾아달라는 북한 여성의 전화를 매몰차게 끊던 정은은, 나날이 치매가 악화되는 어머니가 여동생을 그리워하는 모습을 보고 마음을 달리 먹고, 북한의 이름 모를 여성에게 아들을 찾아주겠다며 전화를 건다.

영화 '여보세요' 스틸컷

부지영 감독의 단편 '여보세요'는 70여 년 간 갈라져 있던 북한과 남한의 이산가족 이야기를 전화라는 소재를 통해 풀어내고 있다. 주인공 정은이 바쁘게 지하철의 인파 사이를 헤치며 출근하는 모습으로 시작하는 이 영화는 길 위에 서 있는 정은의 일거수일투족을 쫓는다. 마음 편히 머물 공간 없이 병원과 직장을 오가는 정은에게, 감독은 머물 곳을 찾지 못한 채 고단한 일과를 되풀이하는 실향민의 상실감을 투영한다. 

단조롭고 고단한 삶 속에서 허덕이던 정은에게 갑자기 걸려온 북에서 온 전화는, 힘들다는 이유로 돌아보지 않았던 주변의 삶을 돌아보게 만든다. 함께 일하는 동료이지만 별다른 관심을 두지 않았던 탈북인 여성, 그리고 여동생을 찾는 어머니의 신산스러운 삶에 눈을 돌리면서, 정은은 오랜만에 자신을 위해서가 아닌 주변을 위한 선택을 한다. 

부지영 감독은 영화에서 어떤 극적인 상황을 만들어내기 보다는 잔잔한 유머를 통해 무리 없이 정은의 작은 심경의 변화를 따라간다. 북한 여성의 아들을 찾아주는 것도, 어머니와 여동생의 만남을 성사시키는 것도, 애초에 정은에게는 불가능한 일이다. 그러나 영화는 전화기를 통해 살뜰한 위안을 주고받는 어머니와 북한 여성의 통화를 마지막 장면으로 하면서, 남한과 북한의 평범한 사람들이 원하는 위로와 따뜻한 소통이 통일이 라는 거대한 물결 안에 자리한 핵심적인 정서라는 사실을 부각시키고 있다. 

 

[기사선생] 연출,각본: 김서윤 / 출연: 배유람, 윤혜리 / 24분

영화 '기사선생' 스틸컷

'기사선생'은 개성공단 식당에 식자재 배달을 가는 남한 사람과 개성공단 식당에서 일하는 북한 사람의 만남을 그리는 영화다.

개성공단으로 식자재를 배달하는 남한 기사 성민(배유람)은 그곳에서 식자재를 담당하는 북한 노동자 숙희(윤혜리)가 신경 쓰인다. 그리고 그렇게 마주치면서 인사 정도만 나누는 사이가 된 어느 날, 숙희는 성민이 MP3 플레이어를 통해 듣는 노래에 관심을 갖게 된다. 

'기사선생'은 이곳에서 만난 두 남녀의 수줍은 사랑을 그린다. 미처 시작도 해 보지 못하고 끝내야 했던 이들의 사랑은, 오랜 분단으로 인한 남북 갈등의 일면을 보여준다. 

 

 

[우리 잘 살 수 있을까?] 연출,각본: 강이관 / 출연: 하휘동, 최남미 / 23분

영화 '우리 잘 살 수 있을까?' 스틸컷

한국 전쟁을 기억하는 세대가 거의 사라져버린 2018년에 이르러 통일이라는 관념은 어떤 방식으로 현재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다가갈까. 강이관 감독의 '우리 잘 살 수 있을까'는 결혼을 앞둔 서로 다른 성향의 남녀가 좌충우돌하는 며칠을 모티브로 반 세기 넘게 갈라진 해 살아온 남북한의 결합에 대해 유쾌한 상상을 펼치는 영화다.

영화 '우리 잘 살 수 있을까?' 스틸컷

오래된 연인 재범(하휘동)과 현채(최남미)는 결혼하기로 결심한다. 타투이스트라는 직업으로 현채와의 결혼을 준비하는 재범과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공무원을 준비하는 현채는 결혼을 앞두고 있지만, 막상 맞는 것 하나 없이 매일 싸우기만 한다. 이들은 가치관부터 사소한 습관까지 다른 인물이다. 타투가 좋아 타투이스트가 된 재범과,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고 있는 현채의 삶의 방향은 어쩌면 정반대를 향해 있다. 함께 살지만 식성도, 성격도 다른 두 사람은 결혼이라는 큰 기로를 앞두고 서로의 모습을 보며 근심한다. 함께하는 미래에 대한 벅찬 상상 대신, 둘의 마음을 파고드는 두려움을 영화는 소소한 갈등 상황의 연쇄를 통해 보여준다.

 

한편, 옴니버스 영화 '우리 잘 살 수 있을까?는 오늘(19일) 밤 12시 40분 KBS '독립영화관'에서 방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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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독립영화관 '우리 지금 만나'...'통일' 소재로 한 옴니버스 영화 

KBS 1TV 독립영화관 19일 밤 12시 40분 '우리 지금 만나' 방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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