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사단법인 누구나 오한숙희 이사장
ⓒ문화뉴스 MHN 이지숙 기자

[문화뉴스 MHN 우지혜 기자] '의사소통'이라는 단어를 보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개념은 무엇일까? 지면을 통해 작가와 독자가 의사소통을 하는 문어적 의사소통이 가장 먼저 떠오를 수도 있고 발화를 통해 이루어지는 구어적 의사소통이 먼저 떠오를 수도 있다. 이 두가지에는 공통점이 있다. 모두 언어를 매개로 하는 의사소통이라는 점이다.

그렇다면 언어에 의한 의사소통 이외에 다른 어떤 의사소통이 가능할까? 그 해답은 '예술'에 있다. '누구나 예술로 소통한다'는 철학을 실천하는 사단법인 '누구나'의 오한숙희 이사장을 만났다.

사진=사단법인 누구나 오한숙희 이사장
ⓒ문화뉴스 MHN 이지숙 기자

여성학자, 방송인, 작가 등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던 그는 돌연 제주도로 내려갔다. 그곳에서 74세의 연세에 처음 그림을 그린 어머니 (故)한숙자 여사와 발달장애를 가진 딸과의 그림 작업을 함께했다. 예술에 눈을 뜨고 나니 보이지 않는 것이 보이기 시작했다. 언어만이 소통의 유일한 방법이 아니며 예술이 생명과 자연과 사람들과의 소통의 문이 될 수 있다는 것. 언어의 한계를 극복하고 생각과 감정을 공유하는 매개체로 '예술'이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음을 깨달았다.

사단법인 누구나는 지난 2018년 12월 설립된 후 사회·문화·소통약자의 문화예술교육과 비언어적 창작활동 지원을 해오고 있다. 찾아가는 교육을 통해 발달장애인, 시니어, 결혼이주 여성의 예술활동을 돕고 전시와 낭독회 등의 사회적 활동까지 이끌어낸다. 소외감을 느껴왔던 참여자들에게 사회의 소속감을 주고 지역사회의 일원으로 활동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

사진='귀를기울이면'전 ⓒ문화뉴스 MHN 이지숙 기자

문화예술교육에 그치지 않고 더 나아가 전속 작가 2명을 선정하여 작가와 작품을 알리고 전시를 개최한다. 고양이에서 영감을 받아 섬세한 감각과 강렬한 색감으로 캔버스와 제주 옹기 작품으로 자연과 생명을 표현하는 고동우 전속 작가의 전시 '귀를 기울이면'이 지난 18일부터 오는 24일까지 아트링크 갤러리에서 무료로 개최된다.

오한숙희 이사장은 “발달장애인이 언어적 소통에 어려움이 있어 사회적인 욕구가 없다고 종종 여겨진다”라며 “숲이 없어지는 걸 보고 고양이와 숲을 그리기 시작한 고동우 작가처럼 소통 방식이 언어가 아닐 뿐, 발달장애인도 비언어적인 방식으로 자신을 끊임없이 표현하고 있다. 고동우 작가는 그림에 있는 이야기를 듣기 시작했고 인간 이외 모든 생명체, 나무와 숲, 자연 등을 메시지를 고동우 작가의 전시를 통해 다른 사람들과 나누고 싶었다.” 고 전하며 전시 기획 의도를 밝혔다.

사진='귀를기울이면'전 전경
ⓒ문화뉴스 MHN 이지숙 기자

작년 11월 제주에서 사단법인 누구나의 기획 개인전 '누구냐옹'전을 열었던 고동우 작가가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 시작하면서 발달장애인이 아닌 한 사람의 작가로서의 정체성이 생기는 것을 직접 눈으로 목격한 오한숙희 이사장은 고동우 작가의 정체성 확립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시작했다. 작가의 생각을 많은 사람과 나눌 수 있도록 전시 기획을 하고 지속적으로 작가가 활동을 할 수 있게 자립 기반을 마련할 수 있도록 작품 판매 활동도 시작했다.

사진='귀를기울이면'전, 옹기작품
ⓒ문화뉴스 MHN 이지숙 기자

고동우 전속작가 이외에도 풍부한 색의 변조로 세상을 해석하는 장희나 전속작가의 전시는 고동우 작가의 전시 이후 본격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현대 사회에서 더불어 살아가는 것의 의미를 사단법인 누구나가 우리 모두에게 분명하게 전달하고 있다. 발달장애 작가와 작품들이 더욱 더 주목받아 예술계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오게 하고 사회의 일원으로서 자리매김 할 수 있기를 바란다.

사진='귀를기울이면'전, 고양이 BTS, 고동우, 2020, 캔버스에 아크릴
ⓒ문화뉴스 MHN 이지숙 기자

 

 

-- 

[MHN 인터뷰] 누구나 예술로 소통할 수 있어요… 사단법인 '누구나' 이사장 오한숙희

주요기사
미술·전시 최신기사
관련기사

 
저작권자 © 문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