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파사드, 도시 커뮤니케이션의 새로운 대안

 

출처: 한국문화재단, 경복궁 미디어 파사드

[문화뉴스 MHN 윤자현 기자] 미디어 파사드는 미디어와 건물의 외벽을 뜻하는 파사드가 합성된 용어로, 건물 외벽을 스크린으로 하여 빔프로젝터 빛을 투사 시켜 3D 가상현실과 다양한 창조물을 구현하는 빛의 연금술이다.  빛은 환영과도 같다. 사람이 무언가를 볼 때 우리가 파악하는 것은 사물 그 자체가 아니라 사물에 반사된 빛이다. 빛은 투영될 수 있는 공간이 있다면 어디든지 우리에게 무언가를 보여줄 수 있다. 미디어 파사드는 빛이 투영되는 공간을 건물로 정한 예술이다. 

출처: 디즈니랜드 유튜브 캡쳐

디즈니랜드는 미디어 파사드 쇼를 화려한 불꽃놀이와 함께 연출하며 빛에 따라 움직이는 캐릭터와 배경을 활용하여 짧은 애니메이션을 구현한다.현재는 운영하지 않지만 과거 에버랜드의 멀티미디어 쇼 dream of laciun도 건물 벽을 활용하고 폭죽과 배우를 활용하여 멀티미디어 쇼를 공연하였다. 2009년 설치된 에버랜드의 영상 시스템은 당시 국내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했다.

출처: 노트르담 미디어 파사드 공연 공식 홈페이지

화려하고 섬세한 빛의 쇼를 자랑하는 아미앵 대성당은 프랑스의 고딕건축을 대표하는 종교건축물이며 샤르트르대성당·랭스대성당과 더불어 고딕건축의 파르테논신전이라고 불린다. 성당은 모두 3,600여 점의 조각으로 꾸며져 있다. 서쪽 정면에 있는 '왕들의 갤러리'에는 왕관을 쓴 조각상이 늘어서 있고, 그 아래에 있는 3개의 문에는 '돌 백과사전'이라고 불리는 조각들이 새겨져 있다. 여름철이 되면 성당은 프랑스어와 영어로 해설되는 화려한 미디어 파사드쇼를 볼 수 있다.

미디어 파사드는 고대 그리스 로마시대 실내 공간을 더 크게 보이게 하기 위한 기법으로 창문, 현관, 복도 등을 장식하는 것에서 시작했다. 현대 미디어 파사드의 시초는 1928년 뉴욕의 타임스퀘어(Times Square)에 있는 뉴스전광판 ‘Zipper로 보는 견해가 많다. LED 기술을 건축 표면에 적용하면서부터 진정한 의미에서 미디어 파사드가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다. 미디어 파사드의 발전 초기에는 단순한 이미지 전달, 날씨나 뉴스 등의 정보제공과 같은 간단한 전광판 형태였지만, 최근 들어 날씨에 반응하거나 건물 자체를 형태 변화 가능한 상호활동적인 예술로 이용하는 등 그 활동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더욱이 IT 기술의 발전으로 건축물 외관표현의 방법이 다양해지고 그 기술 또한 발전되며 시각적 만족감뿐만 아니라 건축 외관을 매개체로 도시공간과 소통하며 사람의 감성을 자극하고 상호작용하는 관계가 되었다.

미디어 파사드는 트롱프 뢰유 기법을 활용하는데 이는 2D의 평면에 실제 사물이나 인물이 튀어나와 보이는 착시 효과를 가진 기법으로 그림자와 조명, 위치 등을 활용한 미술 기법으로 활용돼왔다. 미디어 파사드는 트롱프뢰유 기법을 활용하여 3D 효과에 조명과 그림자의 원근감 등을 주어 만들어진다. 빛과 빔프로젝터의 섬세한 세팅도 수반되어야 하는데, 빔프로젝터의 빛의 단위에 대한 개념은 안시 루멘의 개념(Ansi Lumen)이라 한다. 빔프로젝터의 특성은 가운데 부분이 더 밝게 나오기 때문에 한  빔 프로젝터를 9개의 면적으로 나눈 평균값을 안시 루멘이라 한다. 미디어 파사드의 구현은 벽면의 반사율과 벽면에 실제 도달되는 럭스 (Lux) 의 양을 고려한 장비의 세팅이 이루어질 때 충분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출처: 서울디자인재단 제공, 동대문디자인플라자 미디어 파사드

국내 미디어 파사드는 2004년 압구정동 갤러리아 백화점 명품관에 도입된 것으로 시작됐다. 2015년 세종문화회관은 현대자동차와 함께 중장기 공공 예술 프로젝트 ‘세종 현대 모터 갤러리’를 운영했다. 세종문화회관 외벽에서 상영되는 미디어 파사드는 5개의 대형 전동스크린을 통해 매일 일몰 후 밤 11시까지 국내외 작가의 미디어 아트를 상영한다. 지난 2015년과 2016년에 경복궁 흥례문에서 경복궁을 배경으로  미디어 파사드 쇼가 열렸으며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은  DDP 라이트 축제를 2019년부터 매년 개최하는 것을 계획하고 있다. DDP 라이트 축제는 DDP 건물 전면을 대형 스크린으로 활용해 다양한 콘츠의 미디어파사드를 선보이는 축제다. 첫해인 2019년의 주제는 ‘서울 해몽’이었다. 서울과 동대문의 역사와 현재, 미래를 데이터 시각화한 ‘데이터 아트’ 형식이다. 미디어 파사드는 시각적인 즐거움을 제외하고 이야기를 연출할 수 있다는 점에서 미래 디지털 아트의 주요한 형식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기술의 발전은 예술의 혁신을 불러일으킨다. 그러나 기술의 독주를 예술이 쫓아가는 형태는 결코 아니다. 사람이 만든 기술을 어떻게 활용하는가는 사회, 문화, 관습 맥락에서 다시 해석되기 때문이다. 미디어 생태학자들의 선구적인 주장들의 공통적인 논리는 루이스 멈포드(Lewis Mumford)의 ‘기술은 유기체의 일부’라는 주장이다. 멈포드의 기본적인 이론은 예술과 기술의 이분법적인 대립은 인위적인 사고방식이며, 인간에 의해 발명된 기술은 살아있는 생명체의 활동과 유사하다는 것이다.

출처: 디스트릭트 유튜브 캡쳐, 코엑스 광장 옥외 전광판 '파도'

2018년 3월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앞에 초대형 사이니지 '파도'가 설치되었다. 사이니지는 공공장소나 상업 장소에 설치되는 옥외 광고용 디스플레이로 TV와 컴퓨터, 스마트폰 등 모바일에 이어 '제4의 스크린'으로 일컬어진다. 코엑스 광장에 있는 대형 전광판에서 파도가 요동치는 영상이 상영되는데, 실제로 바다에서 파도가 치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는 감상평이 쏟아진다. 정부는 '한국판 타임스퀘어'를 키우겠다는 취지로 2018년 5월부터 삼성동 코엑스 일대를 첫 옥외광고 자유표시지역으로 지정, 광고 관련 규제를 대폭 완화했다. 

디지털 미디어인 영상물이나 미디어 파사드의 공통점은 공간의 채움으로 완성품을 생산하고 있다. 도시 미디어 공간은 시공간에서 대중에게 공유된 새로운 도시 커뮤니케이션의 담론이 될 수 있다. 도시 미디어 공간은 도시 시민이 도시와 삶의 현장에 대한 이미지의 형성에 기여했고, 공적 영역과 사적 영역의 경계를 부드럽고 모호하게 풀어주는 문화적 맥락을 가진다. 미셸 드 세르토는 일상생활에서의 공간적 실천을 강조한다. 도시의 시민은 도시 공간을 걸어 다니며 도시를 경험하는 실천을 한다. 공간을 걸어 다니는 보행 행위는 개인의 울타리에서 벗어나 도시와 접촉하고 사람과 가볍게 연결되는 과정이다. 존재 자체로 매력적인 미디어 파사드가 도시를 더욱 부드럽게 만들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참고문헌

서은선. (2013). 미디어 파사드의 뉴미디어 가능성에 대한 연구. 디자인지식저널, 26(), 211-220.

김현주. 2015. 도시 미디어 공간의 문화적 맥락과 사회 참여적 예술의 가능성 - 미디어 파사드 작품사례를 중심으로. CONTENTS PLUS, 13(6), 37-54.

백승한. (2018). 미디어 파사드와 공적 경험. 현대미술사연구, 43(), 113-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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