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작 '눈', 문명이 충돌하는 터키의 실상 담아내
코로나 종식되면 '순수 박물관'으로 떠나자

[문화뉴스 MHN 노만영 기자] 2006년 노벨문학상은 터키 출신의 소설가 오르한 파묵이 수상했다.

 

오르한 파묵 / 제공 노벨상 공식페이지

 

2006년 수상자: 오르한 파묵

1952년 터키의 이스탄불에서 태어난 오르한 파묵은 엘리트 과정을 밟고 건축학도가 되었다. 그러나 자퇴를 한 후 27살부터 소설을 쓰기 시작한다. 1982년에 발표한 '제브데트 씨의 아들들'을 시작으로 '고요한 집', '하얀성' 등의 작품으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다. 특히 1998년에 발표된 '내 이름은 빨강'은 전세계 35개국에서 출판되었고 한국에서도 많은 관심을 받은 작품이다.

파묵의 대표작 '눈(雪)'에는 이슬람 원리주의와 현대화 세력이 대립하는 터키의 정치적 상황을 묘사하면서 양자의 입장에 대해 객관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 그러나 터키 내에서는 부유한 가정에서 자란 파묵이 편향된 관점을 가지고 있다는 비판이 존재한다. 그가 서구화된 문화에서 자라왔기 때문에 파묵의 관점이 서구인들의 관점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논란에도 불구하고 파묵은 유럽과 아시아의 경계에 위치한 터키의 정치 문화적 상황을 첨예하게 담아냈다는 평과 함께 터키를 대표하는 작가로 불린다. 반면 정치적인 발언들로 인해 본국에서는 살인 협박을 받는 상황이다. 현재는 콜롬비아 대학교에서 교수로 재직하며 터키 내의 인권문제를 고발하는 활동가로 활약하고 있다.

이슬람 경전을 읽는 벽안의 터키 어린이 / 제공 픽사베이

 

추천작: 순수 박물관

파묵의 '순수 박물관'은 2008년 발표와 함께 세계적인 베스트셀러로 사랑받았다. 소설은 44일 동안 사랑한 한 여인을 추억하기 위해 그녀의 물건들을 전시할 박물관을 세우는 남자의 이야기이다. '위대한 개츠비', '콜레라 시대의 사랑'처럼 한 여성만을 사랑한 남자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인상적인 점은 작품이 글로벌한 인기를 구가하자 실제로 동명의 박물관이 건립되었다는 사실이다. 국내외에도 문학 작품이 박물관 건립으로 이어진 사례가 존재한다. 영국에는 '셜록 홈즈'에 등장하는 베이커 221B 번지를 재현한 '셜록 홈즈 박물관'이 존재하고 우리나라에는 박경리 작가의 대서사작 '토지'의 배경인 하동에 작품 속 마을을 재현한 '평사리 문학관'을 건립했다.

소설 속의 공간이 실제로 만들어졌다는 사실은 평생동안 한 사람만을 사랑한 원작의 내용만큼이나 낭만적이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다시금 강화되고 있는 가운데 '순수 박물관'은 우리에게 순수한 감동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코로나가 완전히 종식되는 날 '순수 박물관'을 찾아 떠나는 것도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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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두기 속 다시보는 노벨문학상 2006년 수상자, 오르한 파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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