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조영남이 '그림 대작' 논란에 무죄가 확정됐다

출처: 연합뉴스

[문화뉴스 MHN 정지윤 기자] '그림 대작(代作)' 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진 가수 조영남(75)씨가 대법원에서 최종 무죄 판결을 받았다.

대법원 1부(주심 권순일 대법관)는 25일 사기 혐의로 기소된 조씨의 상고심에서 무죄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함께 재판에 넘겨진 조씨의 매니저 장모씨에 대해서도 무죄가 확정됐다.

조씨는 2011년 9월부터 2015년 1월까지 평소 알고 지내던 화가 송모씨에게 1점당 10만원을 주고 기존 콜라주 작품을 회화로 그려오게 하거나, 자신이 추상적 아이디어만 제공하고 이를 송씨에게 그려오라고 한 뒤 덧칠을 하고 자신의 서명을 넣어 17명에게 그림 21점을 팔았다. 이 과정에서 1억5천300여만원을 받아 사기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 재판부는 조씨에게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대부분의 작업을 다른 작가가 완성하고 마무리에만 일부 관여한 작품을 온전히 자신의 창작물로 볼 수 없으며, 구매자들에게 창작표현 작업이 타인에 의해 이뤄진 사실을 고지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항소심은 이를 뒤집어 무죄를 선고했다. 2심 재판부는 '작품의 주요 콘셉트와 소재는 조씨가 결정했고 송씨 등은 의뢰에 따라 조씨의 기존 작품을 그대로 그렸다'며 '보조자를 사용한 제작 방식이 미술계에 존재하는 이상, 그 방식이 적합한지의 여부나 미술계의 관행에 해당하는지의 여부는 법률적 판단의 범주에 속하지 않는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화투를 소재로 한 조 씨의 작품은 조 씨의 고유 아이디어에서 출발한 것이고 조수 작가는 기술 보조에 불과하다는 취지다.

결국 대법원은 지난달 28일 조씨와 검찰 양측의 주장을 직접 듣기 위해 공개변론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검찰 측은 구매자들이 조씨의 그림을 고액을 주고 구매한 이유는 유명 연예인 조씨가 직접 그렸으리라는 기대 때문이라며 대작화가가 그렸다는 사실을 숨기고 판매한 조씨의 행위는 사기죄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조씨 측은 대작화가는 조씨의 지시를 받아 작업을 했을뿐 저작자라 볼 수 없으며 조씨를 단독 저작자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개변론에 직접 참석한 조씨는 "바흐, 베토벤, 모차르트의 음악에서는 반드시 엄격한 형식과 규칙이 요구된다는 것을 알게 됐다"라며 "그에 반해 미술은 놀랍게도 아무런 규칙이나 방식이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대법원은 이날 무죄를 선고한 2심 판단이 옳다고 봐 판결을 확정했다. 미술 작품이 제3자의 보조를 받아 완성된 것인지 여부는 구매자에게 필요한 정보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의 이런 판단은 미술작품 거래에서 형법을 명문 그대로 적용하는 것보다는 예술계의 다양한 의견을 존중해야 한다는 취지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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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조영남, 무죄 최종 확정...대법 '대작 사기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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