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드 악퉁의 추승엽을 만나다.
7월 24일, 악퉁의 본격 라이딩송 대공개

[MHN 문화뉴스 박한나 기자] 누구나 그렇듯이 아무리 좋아하는 일이라도 직업이 되는 순간 주어지는 책임감은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 책임감은 부담이 되고 그로 인한 무언의 압박 속에 살아올지도 모른다. 그 순간 과감히 손에서 그것을 놓아 버린다면, 모든 것이 새로워지는 경험을 해볼 수 있다. 

음악에 대한 새로운 시각인 '여유'를 경험한 악퉁의 추승엽. 그가 그리는 음악은 무엇인지 그의 서사를 따라가 본다.

출처 문화뉴스 DB
[MHN 인터뷰] 악퉁 추승엽, '삶에 대한 고찰에서 얻어낸 혜안, 음악에 부어 넣는다'... 본격 라이딩송 7월 공개

2000년 초반에 작명하셨다고 느껴지지 않는 트렌디한 그룹명을 갖고 계시는데요. '악퉁Achtung'의 의미에 대해 간단한 그룹 소개와 함께 설명 부탁드립니다.

'악퉁 Achtung'은 2002년 10월에 결성된 밴드이다. 그곳에서 저는 보컬과 작사·작곡 그리고 어쿠스틱 기타를 맡고 있는 '추승엽'입니다. 저를 제외한 두 명의 멤버들이 있다. 드럼에 장세환, 베이스에 김엘리사와 함께 음악을 하고 있습니다. 그룹 '악퉁'의 이름은 2000년 제가 독일에 여행을 떠난 중 발견하게 된 표지판에서 영감을 받았던 단어였다. 함께 여행하던 지인에서 'Achtung'이 무엇인지 물어보니 '주의, 조심'이라는 뜻을 갖은 단어라는 설명을 들었다. 그 후 그 단어를 간직하다가 밴드 이름을 정할 때 꺼내 쓰게 되었다.

2002년 데뷔 이후 끊임없이 음악활동을 이어오시고 계시는데요. 음악을 시작하시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밴드음악은 97년에 시작했다. 이미 중·고등학교를 지나오며 오랜 시간 음악을 즐겨왔다. 이후 자연스럽게 락 음악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되었고 대학에서 실용음악을 전공하지 않았지만 꾸준히 밴드 음악을 해왔다. 이후 자연스럽게 해군홍보단에 합격하여 다양한 음악가들과 함께 소통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었다. 

본격적 음악 작업을 시작하려 하던 군 제대 후, 대한민국은 IMF를 거쳐가고 있었으며 음반시장이 디지털 음원으로 넘어가는 과도기를 겪고 있었던 시기였다. 이로 인해 음반을 약속하던 음반사들은 불황을 겪게 되자, 밴드 결성에 뜻을 합하여 음악을 시작하게 되었다. 그때의 시작이 지금의 생명력있는 그룹 '악퉁'의 음악을 하게 되는 중요한 기반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음악이 스스로에게 미치는 영향이 있다면 무엇이 있을까요. 음악이란 삶에서 어떤 존재인가요?

절대적 정의를 내리기는 어려운 것 같다. 다만 지금까지 사실 음악보다 중요한 건 없다고 생각했었다. 음악을 하기 위해 절제된 삶의 패턴을 갖고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무의식중 고민하게 된다. 물론 음악으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았던 일도 많았고 반면 그렇지 않았던 적도 많다. 음악을 처음 접하던 중·고등학생 때는 음악은 숨을 곳이었고 휴식과도 같은 돌파구였다. 누구나 그러든 아무리 좋아하는 일이라도 직업이 되는 순간 주어지는 책임감은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 데뷔 후 음악에 대한 스트레스를 조금씩 받아왔던 것 같다. 

그러던 중 결혼을 하고 아이를 키우다 보니 음악이 삶의 전부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음악 자체에 대해 매여있던 강박에서 벗어난 것이다. 특히 최근에 시작하게 된 '라이딩'을 하며 삶을 대하는 여유가 생긴 느낌이다.  여유가 생기니 음악의 질이 높아지고 한번 더 멀리서 나를 바라보는 계기가 되고 있는 것 같다. 무엇보다 스스로가 음악에 대한 집착이 줄어든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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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HN 인터뷰] 악퉁 추승엽, '삶에 대한 고찰에서 얻어낸 혜안, 음악에 부어 넣는다'... 본격 라이딩송 7월 공개

악퉁 앨범의 대부분의 수록곡이 추승엽님의 자작곡으로 이루어져있습니다. 평소 어떤 방식으로 곡을 쓰시나요? 그 중 가장 애착가는 곡이 있다면 소개 부탁드립니다.

곡을 쓴다는 전제하에 말한다면 저는 곡을 빠르게 쓰는 타입이다. 이러한 특징은 클라이언트의 제안에 빠르게 대응해야 하는 상업음악 작업을 하게 될때 큰 강점이 된다. 반면 고민하고 쏟아내는 것에 대한 어려움이 있었다. 기존의 방향과 다른 더 좋은 음악을 만들고 싶은 고민이 있었는데 이것에 대한 갈피를 못 잡았던 것이다. 그때 우연히 '편하게 만들자'라는 마음을 갖고 만든 음악이 꽤나 괜찮은 결과물로 나오는 경험을 하게 되었다. 모든 예술이 그러하듯 음악도 휴식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워밍업 단계 말이다.

새로운 접근법으로 작곡을 하던 중 작년에 발매했던 싱글 앨범과 2018년에 발매된 '치료해줘'라는 곡이 있다. 특히 곡'치료해줘'의 경우 기괴한 6/8 박자의 느낌을 최대한 살린 결과물이었다. 한 곡을 더 소개하자면 음악적인 느낌이 좋았던 곡은 '이규호'와 함께 했던 3집 타이틀 '구름비'이다. 어느 날 이규호 씨가 보낸 가사와 만난 곡은 타이틀곡으로 마땅한 곡이었다.

음악 작업 뿐만 아니라, 교육현장에서 학생들을 지도하고 계시는데요. 학생들을 가르치시는 자신만의 교육철학이 있으시다면 무엇인가요?
누군가를 가르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예전에는 음악 하듯이 수학을 했다. 그러다보니 음악 하듯이 수업을 하면 음악 하듯이 결과물이 돌아올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교육은 살아있는 생물을 대상으로 하는 작업이니만큼 때에 따라 원하는 다른 방향의 결과물이 도출되기도 한다. 이에 대한 아쉬움이 큰 편이었다.

이후 접근 방식을 달리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주변의 훌륭한 선생님들께 조언을 받기도 하며 스스로를 정비하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 다른 방식을 찾아야 했기 때문이다. 선생의 입장에서 학생의 수준에 맞춘 접근법과 제시(70% 제시)를 학생의 시행착오(30%)와 만나 그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이상적 방향을 바라는데 어느 순간 그러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을 알았다. 약간의 타협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학생의 입장과 상황을 고려하며 혜안을 제시하되, 음악 자체에 대한 보다 철저한 작업이 필요함을 학생들에게 상기시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출처 문화뉴스 DB
[MHN 인터뷰] 악퉁 추승엽, '삶에 대한 고찰에서 얻어낸 혜안, 음악에 부어 넣는다'... 본격 라이딩송 7월 공개

올해 하반기, 악퉁의 계획은 무엇인가요?

우선 공연을 오래 쉬었다. 그래서 7월 홍대에서 공연을 계획하고 있다. 공연을 자주 하는 밴드는 아니지만 공연의 감을 잡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또한 본격 라이딩 송을 발매할 예정이다. 자전거를 타면서 듣기 좋은 곡을 만들어 소개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어떤 방식으로 라이딩 송을 작곡 해야하나 고민했다. 그때 주변의 조언을 통해 라이딩 송에 대한 나름의 접근 방식을 정의 내리고 준비하고 있다. 라이딩 족들에게 사랑받는 곡이 되길 바란다.

마지막으로 대중들에게 어떤 음악가로 기억되고 싶으신가요?

나는 자유로운 영혼이 아니다. 강박에 쌓여서 살아갈 때가 더 많은 편이다. 물론 아무도 모르겠지만 어려운 시간을 갖기도 한다. 그러나 사람들은 나를 '자유로운 영혼'으로 기억하길 바란다. 

이 모든 것이 자전거를 타면서 가능해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음악이 내 인생의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생각하게 된 것이다. 편하게 음악을 하지 음악적 결과물도 더 잘 나오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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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HN 인터뷰] 악퉁 추승엽, '삶에 대한 고찰에서 얻어낸 혜안, 음악에 부어 넣는다'... 본격 라이딩송 7월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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