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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작 '원무', 방랑자가 아닌 진정성 어린 작가의 시선

[문화뉴스 MHN 최도식 기자] 2008년에는 프랑스의 장마리 귀스타브 르 클레지오가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

 

장마리 귀스타브 르 클레지오 / 제공 노벨상 공식페이지

2008년 수상자: J. M. G. 르 클레지오

르 클레지오는 다양한 지역을 떠돌며 성장했고 이러한 배경으로 그의 작품은 다양한 문화권에 대한 관심으로 창작됐다. 1940년 프랑스 니스에서 출생한 그는 어린 시절 니스에서 시간을 보낸 뒤 8살에 군의관인 아버지를 따라 나이지리아로 건너갔다.

그의 아버지 역시 아프리카의 모리셔스 섬에서 오랜 시간을 보냈기 때문에 르 클레지오에게 아프리카 대륙은 자신의 뿌리와 같은 의미를 지닌다.

청년 시절에는 군에 입대해 세계 곳곳을 다닐 수 있었다. 그는 멕시코에서 2년의 시간을 보냈으며 전역 후 파나마로 돌아와 4년 동안 현지인들과 시간을 보냈다.

라틴 아메리카에서의 추억은 그의 삶에 큰 영향을 주었다. 유럽의 고전적인 사유에서 자연은 정복의 대상이었지만 아프리카와 라틴 아메리카의 문화에서 자연은 합일의 대상이었다. 그는 자연과 하나된 삶을 추구하였고 전세계를 여행하며 글쓰기를 이어가고 있다.

사하라 사막에서의 여행을 바탕으로 1980년에 발표한 '사막'이라는 작품은 그의 대자연적인 세계관이 잘 담긴 작품이다. 이 작품으로 아카데미 프랑세즈 소설상을 수상했으며, 폴 모랑 상의 첫번째 수상작으로 선정되었다.

르 클레지오는 아시아에 대해서도 큰 관심을 가졌는데 군복무로 방콕에서 2년 간 체류하면서 선불교에 관심을 가졌다. 르 클레지오는 우리와도 인연이 깊은 작가이다. 그는 불교사찰인 운주사에 깊이 매료되어 한국에 자주 방문했다. 또 2007년부터 2008년까지 이화여대에서 프랑스어와 프랑스 문학을 가르친 이력도 있다.

사하라 사막 / 제공 픽사베이

추천작: 원무, 그 밖의 다양한 사건사고

르 클레지오가 2018년에 발표한 이 책은 11편의 단편소설들로 구성되어 있다. 이 작품에는 대자연과 반대되는 현대문명의 냉혹함이 잘 드러난 작품이다.

불법 이민자, 가출 청소년, 청소년 노동자, 폭주족 등의 인물들이 도시에서 겪는 비참한 삶을 옴니버스 식으로 담아내고 있다. 이들은 단지 도시의 사회적 혜택에서 소외되었을 뿐이지만 그 결과는 참혹하다.

문명에 대한 비판과 자연으로의 회귀를 강조하며 세계를 여행했던 르 클레지오는 매 작품에서 소외받는 이웃을 주인공으로 설정하였다.

대표작들인 '사막'과 '황금물고기' 역시 한 여성의 비극적인 인생을 다루고 있으며, 한국의 해녀를 주제로 한 '폭풍우' 역시 소외된 인간에 대한 연민이 담겨있는 작품이다.

그런 점에서 이 작품은 그간 그가 여행을 하며 봐왔던 소외된 사람들의 이야기를 도시라는 공간으로 불러모은 것이라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단지 이방인이자 방랑자로서가 아니라 낯선 문명의 새로운 사람들에게 진심 어린 관심을 가졌던 그의 시선이 이 작품에서 잘 느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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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두기 속 다시보는 노벨문학상 2008년 수상자, 르 클레지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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