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9km에 이르는 간척지 사업, 새만금 갯벌의 생명력 상실
바닷물의 유입을 막아 방조제 내측 수질 오염 … 어폐류가 살 수 없는 용존산소량
고창 곰소만, 신안 갯벌을 통해 보는 생태계 회복의 방향성 제시

사진 제공=KBS1TV 'KBS다큐ON: 생명의 부활, 갯벌'

[문화뉴스 MHN 송진영 기자] 2020년 봄, 아직까지 멸종위기종인 검은머리갈매기가 번식하는 장면이 포착될 만큼 새만금 수라갯벌은 야생동물들의 안식처이자 서식지가 되는 곳이었다. 

그러나 새만금산업단지 주변으로 퍼져나간 개발과 공사로 인해 이들의 생존은 위협받고 있다. 뿐만 아니라 세계 최대 규모의 간척사업으로 알려진 새만금 지역은 2006년 바닷길이 막힌 이후 어민들의 삶 또한 척박하게 만들었다.

야생동물의 발길이 끊겨가고 인간의 삶 또한 위협하고 있는 새만금을 어떻게 회복시킬 수 있을지 생명의 부활, 갯벌 '다큐ON'에서 시사점을 얻는다.

▶ 서해안 4만여 ha의 바다가 육지로…새만금의 현주소는?

사진 제공=KBS1TV 'KBS다큐ON: 생명의 부활, 갯벌'

30여 년 전, 세계 최장의 방조제 33.9km에 이르는 간척사업이 시작되어 2006년 마지막 물막이가 완료되었다. 최대 철새도래지였던 갯벌은 생명력을 잃고 부안, 군산, 김제시의 연안어장 11곳이 폐쇄되면서 전라북도 어획량도 반토막이 되었다. 

새만금시민생태조사단 오동필씨는 10여 년간 점차 줄어들고 있는 철새들의 개체수를 매년 확인하고 있다. 다행히도 2020년 5월 검은머리갈매기, 쇠제비갈매기가 번식하는 장면을 포착하여 아직 야생 서식지로서의 생명력이 끊기지 않았음을 확인했다.

 하지만 철만 되면 새들의 날개짓으로 하늘을 수놓았던 갯벌을 어떻게 회복시킬 수 있을지는 시민, 환경단체 뿐만 아니라 해양생태, 수자원 관련 전문가들도 고민하고 있는 현실이다.

새만금 연안과 일생을 살아온 어민들의 삶도 척박해졌다. 50년의 기간 동안 갯벌에서 바지락을 캐며 살아온 이입분(80세) 할머니는 창고 가득 쌓인 어구들을 보며 바다에 대한 그리움을 달래고 있다. 꽃게잡이 김봉환씨는 날이 갈수록 줄어드는 어획량으로 인해 새벽 4시마다 가력도 앞바다를 향해 더 멀리 나간다며 새만금 뻘에서 꽃게, 전어 등 60kg씩 낚던 시절은 옛이야기로 남았다며 한탄을 한다. 

바닷물과 민물이 만나는 만경강 하구 쪽 풍경도 사뭇 달라졌다. 선장 김봉환씨는 이전의 풍부한 연안어장은 사라지고 낮은 물에서 사는 재첩잡이 등 기수어종이 잡힌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임현식교수(목포대학교 해양수산자원학과)는 강과 바다가 만나는 기수역의 생태 환경이 변하는 현상이라고 말한다. 새만금 간척 당시부터 수질 오염을 우려했던 전승수 교수(전남대 지구환경과학부)는 하구 둑으로 막아놓아 강에서 흘러온 유기물이 퇴적층으로 쌓이면서 생기는 오염원을 경계한다. 

현재 배수갑문을 통해 한 달에 10여 일, 6시간 씩 수문을 열고 있지만 물의 순환에는 한계가 있고 방조제 내측 바다는 서서히 오염되고 있다. 실제로 수심 3미터 이상인 새만금 내측 전 지역은 이미 어폐류가 살기 어려울 정도로 용존산소량이 부족한데 이는 담수와 해수층 염분 농도에 따라 나뉘는 염분 성층화 현상 때문이다.

이렇듯 간척지 개발로 인해 황폐해진 새만금의 진짜 문제는 이렇게 생겨난 간척지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초기 목적은 1991년 새만금 친환경개발 계획으로 국민의 굶주림을 해결하기 위한 농토 개척이었지만 땅의 용도는 계속해서 바껴왔고 현재는 남북도로 건설과 신항만건설 및 수상태양광건설 등 다수의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실정이다.

게다가 새만금 담수호 수질을 개선시킨다는 명목하에 지난 20여 년간 쏟아 부은 세금이 약 4조 여 원에 육박하고 이조차도 실질적인 효과는 커녕 수질은 점차 악화되고 있다. 이처럼 새만금 생태계 회복 필요성에 대해서 모두가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회복이 시급한 새만금 갯벌, 어떻게? … 고창 곰소만, 신안 갯벌의 사례

자연 생태계, 갯벌을 살리기 위한 노력은 곳곳에서 시도 되고 있다. 그중 전라북도 고창은 사라져가는 갯벌을 복원하기 위한 몸부림을 시작한 곳으로 알려져 있다. 

사진 제공=KBS1TV 'KBS다큐ON: 생명의 부활, 갯벌'

그곳에는 곰소만이라는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어떤 곳보다 생물다양성으로 가치 있는 곳으로 꼽히는 갯벌이 있다. 대규모 방조제 없이 이 곳만의 특별한 갯벌 지형으로 연안어장이 아주 풍부했던곳이다. 하지만 장어, 새우 등을 잡기 위해 물을 가두는 축제식 양식을 하는 곳이 많아지고 인근에 발전소가 생겨나면서 갯벌의 생명성은 잃어가기 시작했다.

결국 고창은 제방을 무너트려 갯벌복원을 꾀하는 역간척을 과감하게 진행했다. 고창의 곰소만 해수유통을 통해 생태계 정화를 시도한 것이다. 자연천이과정 중인 이 곳의 염생식물과 저서생물들 그리고 둥지를 튼 흰물떼세의 모습을 통해 새만금 갯벌에 해수유통의 길을 제시한다.

​사진 제공=KBS1TV 'KBS다큐ON: 생명의 부활, 갯벌'​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 신청한 우리나라의 4대 갯벌 중 한 곳인 신안 갯벌은 뻘 낙지와 짱뚱어의 노다지 밭이다. 주민들은 이러한 청정 바다를 지키기 위해 저마다 자발적인 쓰레기 수거와 금어기를 철저히 지키고 있다. 지자체에서는 종묘를 뿌려 원시 그대로의 갯벌 보존을 위한 노력이 합쳐져 청정 갯벌을 위한 신안 주민들의 일심동체를 이루었다. 

​사진 제공=KBS1TV 'KBS다큐ON: 생명의 부활, 갯벌'​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는 원형을 보존한 곳, 생태계를 위협하는 새만금의 모습과 대비되어 보여주는 신안 갯벌의 생명력 넘치는 모습을 통해 새만금 갯벌의 부활을 엿볼 수 있다.

새만금 갯벌의 척박해진 현재와 생태계 회복의 방향성은 10일(금) 밤 10시50분 KBS1TV 'KBS다큐ON: 생명의 부활, 갯벌'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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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다큐ON] 생명의 부활, 갯벌 …새만금 갯벌의 오늘과 내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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