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HN 리뷰] 영화 '반도' 첫선, 무너진 사회의 인간다움과 희망에 대하여
  • 경어진 기자
  • 승인 2020.07.10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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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상호 감독 "코로나 시기, 가족에게 추억 되는 영화이길"
배우 강동원 "영화 '부산행' 좋아했던 분들도 실망 않을것"
좀비 창궐 속 '인간'에 대하여... 영화 '반도' 15일 개봉

[문화뉴스 MHN 경어진 기자] "휴머니즘에 관해 이야기하고 싶었습니다."

영화 '반도' 연출을 맡은 연상호 감독은 말했다. 'K-좀비'의 시작을 알린 그가 다시 도전한 좀비물. 여기에 '휴머니즘'이라는 말은 어울리지 않아 보인다. 연상호 감독이 말하는 '휴머니즘'은 무엇일까, 그는 어떤 '인간상'을 그리고 싶었을까.

영화 '반도' 출연진. 왼쪽부터 연상호 감독, 배우 강동원, 이정현, 이레, 이예원, 권해효, 김민재, 구교환, 김도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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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반도’ 언론 시사 및 기자 간담회가 9일 오후 서울시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진행됐다. 이날 행사에는 배우 강동원, 이정현, 이레, 권해효, 김민재, 구교환, 김도윤, 이예원, 연상호 감독이 참석했다.

‘부산행 그 후 4년’이라는 부제에서도 알 수 있듯 ‘반도’는 영화 ‘부산행’의 속편 성격을 띤다. 감독도, 장르도, 세계관도 같다. 특히 2016년 개봉한 ‘부산행’은 1,100만 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하며 ‘K-좀비’라는 장르를 만들었기 때문에 ‘부산행 2’로서의 ‘반도’에 관심이 집중된다.

이에 연상호 감독은 “영화 ‘반도’는 부산행 때와 다른 좀비 컨셉이기 때문에 부산행의 계승이면서 또 다른 요소들이 숨어있다. 부산행 때 사용하지 못했던 장면들이 사용된 것도 있다. 부산행보다 조금 더 희망적이길 바랐다”라고 말했다. 부산행과의 차이점에 대해서는 “부산행의 경우 고립된 KTX와 관련 있었다면 ’반도‘에서는 아포칼립스(세상의 종말)가 된 서울과 한국의 모습을 그렸다. 낯선 배경이지만 한국인들만 이해하는 코드가 있길 바라며 만들었다.”라며 “영화라는 매체를 통해 희망을 느꼈으면 하는 마음을 담아 제작했다.”라고 밝혔다.

“속편 성격을 띠는 영화를 만든다는 것은 배우로서 쉬운 선택은 아니다.”라고 입을 연 배우 강동원은 “부산행과 세계관을 공유하지만, 궁극적으로는 다르다. 전체적 시나리오가 좋았기에 오히려 든든했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어 “부산행을 좋아했던 분들이 실망하지 않게 많은 준비를 했다. 이 영화도 좋아하시고 더 응원해주시리라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배우 강동원은 부산행 '후속편'으로서의 '반도'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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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의 세계관과 그 안의 주요 인물에 대해서도 이목이 쏠렸다. 이들은 ‘좀비 바이러스’ 창궐로 폐허가 된 한반도에서 4년 동안 살아남았기 때문.
연상호 감독은 이번 영화의 공간에 대해 “큰 세계를 창조하기보다 ‘시시한 인간들’의 이야기가 펼쳐지는 곳을 배경으로 했다. 주인공도 어마어마한 이야기와 능력이 아닌, 보통의 욕망을 가진 ‘보통 사람’을 그렸다.”라고 했다. 이어 그는 “좀비가 창궐한 배경에서의 주인공은 오히려 보통의 욕망 때문에 움직이는 사람이어야 현실성 획득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했다”라고 덧붙였다. 또, 극 중 ‘631부대’의 배경이 되는 쇼핑몰에 대해서는 “자본주의의 상징과도 같은 곳이 무너짐으로써 폐허가 된 상황을 잘 보여주는 공간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배우 강동원은 자신이 맡은 ‘정석’에 대해 “잘 훈련된 군인이기는 하지만 영웅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오히려 민정(이정현 분)의 가족이 진짜 히어로인 것 같다.”라며 “재난 상황을 겪고 인간에 대한 실망감을 느낀 '정석'은 민정 가족을 만나 다시 희망을 찾는 캐릭터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배우 이정현은 모성애 강한 '민정' 역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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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성애 강한 ‘민정’ 역의 배우 이정현은 “시나리오가 깔끔해 한 번만 읽어도 민정이 어떤 캐릭터인지 보였다. 실제로 이레와 이예원 배우가 두 딸이라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극 중 ‘민정’은 모성애 때문에 아직 폐허가 된 세상에서 살아가는 사람이다.”라며 “단지 아이 때문에 짐승처럼 강인하게 살아가는 캐릭터를 관객들이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봐주시길 바란다.”라고 했다.

배우 권해효는 “과거 고립된 부대의 사단장이라는 정보만 알고 촬영에 임했다”라며 “사단장은 광인인지 멀쩡한 상태인지 알 수 없는 인물이다. 부산행과 반도 사이 4년의 세월을 다룬 영화를 만든다면 그때 사단장에 대한 이야기가 나올 것 같다.”라고 말했다.

서 대위로 강렬한 연기를 보인 배우 구교환은 “캐릭터에 대해 고민했으나 영화 안에서 보여줄 때 ‘지금’에 충실했다. 어떤 인물인지 잘 몰라서 오히려 더 풍성하게 할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텍스트를 있는 그대로 직관적으로 옮기려고 했다. 좀비 창궐 후 4년 동안의 시간이 있기 때문에 정서적으로 불완전한 인물이 됐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철민' 역의 배우 김도윤과 연상호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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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의 세트장과 주요 장면에 대해서는 연상호 감독이 “배 안, 숨바꼭질 세트장 등을 꾸미는 데 많은 노력이 들었다. 이 정도 규모의 CG(컴퓨터 그래픽)를 사용한 건 처음이라 애니메이션 작업과 비슷하다는 느낌을 받았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에 배우 김도윤은 “특히 숨바꼭질 장면은 세트장이 크고 배우들도 많이 출연해 매우 큰 장면이라는 것을 현장에 가자마자 느낄 수 있었다.”라며 “실제로 너무 무서웠다. 좀비 연기 하는 배우 중 아는사람이 있음에도 그분들이 달려드는게 역설적으로 더 무서웠다.”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짜릿한 ‘카 체이싱(차량 질주)’을 펼친 배우 이레는 “미성년자라 시뮬레이션을 통해 연습했다. 선배들의 도움을 통해 차량 질주 연기를 해낼 수 있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고립된 부대의 사단장 역을 맡은 배우 권해효. '반도'를 '희망'으로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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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의 이야기 전개에 대해 배우 권해효는 “이 영화는 희망에 대한 영화라고 생각한다. 세대 간의 모든 것이 단절돼 가는 상황에서 할아버지와 아이들이 살아가는 모습이 부여하는 의미가 크다고 느꼈다.”라고 답했다. 또, “기성세대로서 젊은 세대에 대한 미안함을 바탕으로 만들었다. 출연진과 감독뿐 아니라 헌신적으로 몸을 던진 좀비 역할의 많은 분께도 관심 부탁한다.”라고 말했다.

배우 김도윤은 “영화 ‘반도’는 놀이공원 같은 영화다. 롤러코스터도 있고 귀신의 집도 있다.”라며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이 영화를 꼭 큰 화면과 좋은 소리가 있는 극장에서 관람하시길 추천한다.”라고 말했다.

강렬한 눈도장을 찍은 배우 김민재는 “좀비로 인한 ‘단절’처럼 결과 중심적 사회 안에서 일어나는 가족 공동체 및 인간적인 부분들의 해체를 잘 보여주는 영화다. 자신이 갖고 있는 아름다움들을 다시 돌릴 수 있는 의지를 만들어줬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황 중사(김민재 분)는 사회에서 흔히 볼 수 있고 우리 안에서도 종종 보이는 폭력적인 인물이다. 다른 세계의 이야기가 아닌 우리의 이야기이므로, 충분히 공감하며 영화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한다.”라고 덧붙였다.

배우 구교환과 김민재가 '부산행' 배우 김의성에 이어 영화 '반도'의 '감초' 역할을 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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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날 간담회에서는 배우 간의 돈독한 관계도 돋보였다.

배우 구교환과 김민재는 행사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정서적으로 불안한 인물을 연기하며 어떤 점에 신경 썼는지 묻는 말에 배우 구교환이 긴장된 상태로 답변하다 “지금이 가장 불안한 것 같다.”라고 말하자 배우 김민재가 “너 괜찮아?”라고 말하며 시종일관 “가볍게, 대화하듯이 답하자.”라고 말한 것.

또, 앞선 작품 ‘부산행’에서 '명치를 세게 때리는' 공약을 건 배우 김의성처럼 공약을 걸어달라는 질문에는 강동원이 “관객들이 나와서 한 대씩 때리는 것을 할 수도 없고 잘 모르겠다.”라며 “더 고민하고 개인 계정에 올리자.”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배우 강동원은 민정(이정현 분)의 가족(이레, 이예원 분)을 '영웅'이라 표현했다. 왼쪽부터 배우 이레, 이예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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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예원도 현장의 끈끈함을 드러냈다. “빈틈이 하나도 없는 ‘반도’ 식구들이다.”라며 “다 힘을 줘서 끝까지 촬영을 마칠 수 있었다. 연기를 보며 감탄할 때가 많았다.”라고 말했다. 특히 “정현 엄마(배우 이정현)와 동원 삼촌(배우 강동원)이 유명한 줄 몰랐는데 옛날에 굉장히 핫(유명함)했다고 하더라. 정현 엄마가 가수로 활동했을 때의 노래도 안다.”라고 말하며 취재진과 출연진을 폭소케 하기도. 배우 이정현과 강동원을 ‘엄마’와 ‘삼촌’이라고 자연스레 부르는 것을 통해 이들이 그동안 쌓아온 ‘돈독함’을 반추할 수 있었다.

영화 '반도' 감독 연상호와 배우 강동원, 이정현. 이들이 그릴 '인간다움'에 주목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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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연진은 이른바 ‘코로나 시국’에 영화가 개봉한 것에 대해서도 소회를 밝혔다.

배우 강동원은 “어려운 시기에 영화를 개봉하게 됐다. 방역 수칙을 잘 지키고 있다 하니 즐겁게 관람하시면 좋겠다.”라며 “모쪼록 건강관리 잘하고 힘내시길 바란다.”라고 마무리했다. 연상호 감독은 “시사회를 하니 오랜만에 극장이 북적이는 느낌이다. ‘반도’를 통해 극장가에 활력이 생기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이어 “전 연령층이 볼 수 있는 보편적 메시지를 담고자 했다. 코로나19 확산 상황에서 가족이 다 같이 재밌게 즐기는 ‘추억’과 ‘거리’가 됐으면 좋겠다.”라고 밝혔다.

'희망과 인간' 우리가 생각하는 보통의 '좀비물'과는 다소 거리가 있어 보인다. 하지만 그 어려운걸 '해낸' 모양새다.

'인간다움'에 대해 이야기 하고 싶었다는 연상호 감독이 좀비물에 이를 어떻게 녹여냈을지, 배우들은 어떻게 우리 시대의 '희망'을 그려냈을지 주목할 만하다. 영화 '반도'는 좀비 바이러스 창궐 4년 후 한반도에 남겨진 자들이 생존을 위해 싸우는 사투를 다룬 액션 블록버스터다. 2016년 개봉해 'K-좀비'의 시작을 알린 영화 '부산행' 후속작으로 많은 관심을 받았다. 2020 칸 국제 영화제 공식 초청작이다. '반도'는 오는 15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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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반도' 첫선, 무너진 사회의 인간다움과 희망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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