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마니아 내 독일 소수민족의 현대사 묘사
시와 문학으로 억압받는 사람들을 기록

[문화뉴스 MHN 최도식 기자] 2009년에는 루마니아에서 태어난 독일계인 작가인 헤르타 뮐러가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

헤르타 뮐러 / 제공 노벨문학상 공식페이지

2009년 수상자: 헤르타 뮐러

루마니아의 농촌 마을인 니츠키도르프에서 출생한 그녀는 독일어를 모국어로 사용했다. 루마니아 내에서 독일인들은 소수민족이지만 바나트 지역은 독일의 전통과 문화를 유지하고 있었다.

그녀는 티미쇼아라대학에서 문학을 공부했으며 1990년대 초반부터 세계적인 명성을 얻는 작가로 발돋움했다. 

뮐러 작품은 니콜라에 차우셰스쿠가 집권했던 루마니아 정권의 폭력성을 묘사해왔다.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에서 루마니아 독재를 비판한 뒤 루마니아에서 출판활동을 금지당했고 결국 1987년에 독일로 망명했다.

그녀의 작품들은 루마니아 내의 독일인 소수자들의 시선을 대변하고 있으며 이 지역에 거주하는 독일인들의 현대사를 묘사하고 있다. 대표작인 숨그네는 소련 노동수용소로 추방되는 독일 소수민족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뮐러는 노벨문학상을 비롯해서 클라이스트 문학상, 더블린 문학상, 프란츠 베르펠 인권상 등을 수상했다. 노벨문학상 수상 당시 응축된 시와 직설적인 문장으로 착취당한 사람들을 묘사한 작가로 평가받았다.

그때 이미 여우는 사냥꾼이었다 / 제공 픽사베이

추천작: 그때 이미 여우는 사냥꾼이었다

헤르타 뮐러는 루마니아 정권에게 비밀경찰에 협조해달라는 요청을 받지만 거절을 한다. 그 후 루마니아에서 온갖 고초를 겪게되는데 이 작품에는 작가의 자전적 체험이 반영되어 있다.

여교사 아디나는 학생들이 작물 수확에 동원되는 것은 노동 착취라고 비판했다가 비밀경찰의 요주인물로 찍히게 된다. 또 신뢰해왔던 친구의 애인이 비밀경찰이라는 사실에 둘 사이의 관계까지 어색해진다.

그러던 찰나에 아디나는 독재정권이 권력 유지를 위한 마지막 수단으로 집단 체포를 기획하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시골로 피신한다.

아디나는 텔레비전을 통해 정권붕괴를 목격하지만 독재자가 사라진 뒤에도 상황이 급변하진 않을 것 같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제목인 '그때 이미 여우는 사냥꾼이었다'는 루마니아 속담으로 가해자와 피해자가 구별되지 않는다는 상황을 두고 쓰는 말이다. 

독재에 익숙해진 루마니아 민중들은 주어진 자유 대신 익숙해진 시스템에 더 의존하게 될 것이라는 작가의 비판적 시선이 담긴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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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두기 속 다시보는 노벨문학상 2009년 수상자, 헤르타 뮐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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