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전 노래 '카레' 인도문화 왜곡 비판에 노라조 사과… 글로벌 대중, 타문화 차용 잇단 논란

[문화뉴스 MHN 박혜빈 기자] 전 세계인이 K팝을 실시간 소비하는 시대가 되면서 K팝 속에 등장하는 외국 문화 요소를 둘러싸고 논란도 잦아지고 있다.

노라조, 출처: 연합뉴스

외국 문화를 충분한 이해 없이 정형화된 방식으로 묘사하거나 '비주얼' 차원에서 등장시키는 것에 해외 팬들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일이 이어지면서 K팝 기획자들도 더욱 섬세한 시각을 요구받고 있다.

남성듀오 노라조가 10년 전 발표한 곡 '카레'가 최근 K팝 팬 일각에서 논란이 되면서 멤버 조빈이 SNS를 통해 사과하는 일이 빚어졌다. 카레를 소재로 한 이 곡은 "노랗고 매콤하고 향기롭지는 않지만 타지마할", "샨티 샨티 카레 카레야" 등의 가사와 우스꽝스러운 뮤직비디오가 인도 문화를 희화화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노래가 발매된 것은 2010년이지만 최근 보이그룹 세븐틴 멤버가 한 영상 콘텐츠에서 짧게 이 노래를 부르는 모습이 나오면서 논란이 다시 점화됐다.

조빈은 SNS에 "분명한 저희의 실수"라며 "진정 누군가를 비하하거나 소중한 한 나라의 문화와 전통을 깎아내리는 마음으로 만든 노래가 아님을 말씀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앞으로 올바른 정보를 가지고 노래를 만들고 부르는 가수가 되겠다"며 "마음 상하셨을 남아시아와 인도에 계시는 많은 분들께 사과의 말씀을 전한다"고도 덧붙였다

흑인문화의 일부인 레게 머리를 한 아이돌 가수들이 해외 팬들에게 비판을 받는 일도 여러 차례 벌어졌다.

이런 논란이 잦아진 것은 무엇보다 K팝 팬덤이 전세계로 확산했기 때문이다. 콘텐츠가 더는 국내에서만 소비되지 않고 수많은 문화권에 실시간으로 노출되다 보니 예전 같으면 지나쳤을 문제 요소들도 수면 위로 떠오르는 것이다. 각자 역사적·사회적 맥락이 있는 타 문화 요소를 단순히 시각적 분위기나 이미지를 위해 차용한다면 '문화적 전유'(Cultural Appropriation)라는 비판을 받을 소지가 있다.

이 때문에 기획사들도 콘텐츠를 과거보다 예민하게 점검하고, 필요할 경우 전문가에게 자문도 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만큼 콘텐츠 기획 과정이 까다로워졌고 한국 팬 일각에서는 해외 팬들의 문제제기가 지나치다는 비판도 인다.

그러나 이미 K팝이 글로벌 대중을 소비자로 끌어안은 만큼 타 문화에 대한 감수성은 어느 정도 필수 요건이 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기획사 관계자는 "여러 명이 콘텐츠를 모니터링하고 문제가 될 만한 요소들이 있으면 바로 이야기를 하곤 한다"며 "지키면서 가야 할 부분은 있다고 본다. 한국문화로 입장을 바꿔 생각해봐도 그렇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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