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카소가 참가한 망퉁국제비엔날레에서 대상 수상
추상표현주의와 입체파의 영향받은 문자추상

젊은 시절 남관의 모습 / 제공 경북 청송군

[문화뉴스 MHN 최도식 기자] 1966년 프랑스 망퉁에서 열린 국제 비엔날레에는 당대의 대표적인 화가들이 모두 참가했다. 그러나 이 대회의 대상은 피카소, 장 드뷔페, 타피에스가 아닌 한국의 화가 남관이 차지했다.

파리의 전경 / 제공 픽사베이

파리시대

남관은 도쿄의 다이헤이요미술학교에서 서양화를 공부한 뒤 인상파 스타일의 그림들을 그려왔다. 그의 미술세계에 전환점은 프랑스행이었다. 

1955년 프랑스 파리로 건너간 남관은 아카데미 드라그랑드쇼미에르에 입학해서 입체파와 추상미술을 공부했다. 

고국에서는 대한민국 미술전람회, 이른바 국전의 추천작가였으나 파리에서 그는 미술을 새로 배우는 처지였다.

더욱이 이 시기는 가난과도 싸워야했다. 몽파르나스의 반지하 작업실에서 그는 그림에만 열중했다. 

습기가 가득한 지하에서 돈이 부족한 화가는 캔버스를 아끼기보단 더 과감하게 사용하며 미술에 모든 것을 걸었다.

비슷한 시기에 파리로 건너온 김환기가 짧은 파리생활을 끝내고 귀국을 하는 순간에도 목숨을 내걸고 미술을 하겠다는 다짐으로 이겨냈다.

결국 그는 1966년 프랑스 망퉁 국제 비엔날레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당시에 장 드뷔페, 타피에스 같은 파리의 쟁쟁한 화가들이 참가했고 피카소도 초대작가에 그쳤다.

 

남관의 모습 / 제공 경북 청송군

작품세계

망퉁 비엔날레에서 대상을 받은 작품은 '태양에 비친 허물어진 고적'이다. 

남관이 프랑스에 온 뒤 그린 그린 그림들은 추상 표현주의를 바탕으로 한 두터운 마티에르를 특징으로 하며 창작과정에서 입체파의 콜라쥬나 데칼코마니 기법을 사용하였다.

작품의 주제는 대부분 '오래된 동양의 정신'을 추구했다. 고적(古跡), 태고(太古), '허물어진' 등의 단어가 들어간 작품들은 오래된 것에 대한 지향이다. 

그의 작품에는 한자가 연상되는 닳은 문자의 흔적들이 화면 위에 채워져있다. 이는 당시 유행하던 문자추상의 영향을 받은 것이다.

그의 문자추상은 귀국 후에도 이어지는데 차이점은 파리시절과 달리 문자가 명확하게 드러난다는 점이다. 또 파리 시기에 어두운 색을 주로 사용한데에 반해 귀국 후에는 파란색을 주로 사용했다.

이 점에 대해서 미술사학자 오광수는 남관의 파리시기 작품에는 그의 힘든 경험이 녹아나있다고 지적하며 동시에 이 시기에는 의외성과 우연성이 강한 경향의 작품을 창작했다고 덧붙이고 있다.

습기 가득한 지하에서 목숨을 걸고 미술을 하는 남관의 모습은 마치 그림에 미친 짐승의 모습이었을 것이다. 파리시기 그의 작품에서 느껴지는 원시적인 느낌은 바로 이러한 상황에서 연유한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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