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의원들은 청문회에서 대한체육회와 문화체육관광부에 관리 감독의 책임을 추궁했다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왼쪽), 고 최숙현 선수에게 가혹행위를 한 혐의를 뒤늦게 인정한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철인3종경기)팀의 김도환 선수(뒷줄 가운데) 등 증인들이 22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열린 '철인 3종경기 선수 가혹행위 및 체육 분야 인권침해에 대한 청문회'에서 증인 선서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문화뉴스 MHN 정지윤 기자]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여야 의원들은 22일 철인3종경기 선수 가혹행위 및 체육 분야 인권침해 청문회에서 대한체육회와 문화체육관광부에 관리·감독의 책임을 집중적으로 추궁했다.

더불어민주당 이병훈 의원은 철인3종 유망주인 故 최숙현 선수가 전 소속팀 관계자들에게 폭행·폭언 당한 사실을 대한체육회 클린 스포츠센터에 신고했으나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이 절차의 문제로 직접 보고 받지 못한 점을 질의했다.

이 의원은 "고 최숙현 선수 사건이 벌어졌는데도 체육회가 이달 7일 시도 체육회에 현재 조사 진행 중인 인권 관련 사건을 내용을 보고하지 말라는 공문을 보냈다"며 이기흥 회장의 현실 인식이 안이한 것 아니냐고 따졌다.

이에 이 회장은 "조사 중 보고를 받으면 편견이 들어갈까 봐 직접 보고 대신 결과만 보고받는다"며 "문제점을 앞으로 개선하겠다"고 답했다.

이 의원은 또 지난해 1월 쇼트트랙 간판 심석희의 '미투'(나도 당했다) 폭로 이후 체육회가 여러 정책을 내놨지만, 클린 스포츠센터에 접수된 폭력·성폭력 건수는 해마다 증가 추세라며 이기흥 회장의 스포츠 인권 개선 의지가 취약하다고 지적했다.

이 회장은 "통렬히 성찰하겠다"고 말했다.

같은 당의 이상직 의원도 "체육회의 선수 인권 보호 시스템이 고장 나 인권 침해 사례에 부실하게 대응했다"고 꼬집었다.

이 회장은 "현재 스포츠인권센터에서 상담사 5명, 일반 직원 2명, 조사관 3명이 근무 중으로 인력이 부족해 경미한 사건은 시도 체육회에 이첩하고 있다"며 "유관 기관과 협력 시스템 등을 보완하겠다"고 약속했다.

민주당 전용기 의원은 "체육회 클린스포츠센터장을 그간 정년퇴직을 앞둔 사람들만 맡아왔다"며 잦은 인사이동을 거론한 뒤 전문성이 떨어진 탓에 체육회가 인권에 무지하다고 비판했다.

미래통합당 최형두 의원은 박양우 문체부 장관을 향해 장관직을 걸고 이번 사건 처리에 주도적으로 나서 달라고 주문했다.

같은 당 김승수 의원도 고 최숙현 선수가 세상을 등진 날이 6월 26일인데 닷새나 지난 뒤에야 장관이 보고를 받았다며 보고 지연의 해명을 요구했다.

무소속 윤상현 의원은 "경주시체육회가 폭력 피해자를 보호하지 않고 오히려 가해자를 보호하는 듯해 사건 방조 혐의로 수사를 받아야 한다"며 대한체육회에 경주시체육회 사건 은폐·축소 혐의 조사와 폭행 당사자로 지목된 안주현 운동처방사의 팀 닥터 채용 과정 규명을 촉구했다.

도종환 문체위원장은 지금껏 드러난 문제점을 어떻게 해결할 것이냐고 이기흥 회장에게 물었고, 이 회장은 시군구 체육회와 실업팀 1천개를 대상으로 책임을 확실하게 구분할 수 있도록 조처해 근본적인 해결책을 도출하겠다고 답했다.

-----
여야, 문체부-체육회에 故 최숙현 사건 '체육회의 선수 인권 보호 부실' 지적
여야 의원들은 청문회에서 대한체육회와 문화체육관광부에 관리 감독의 책임을 추궁했다

주요기사
관련기사

 
저작권자 © 문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