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거리에서 외국인을 마주치면 왠지 모르게 마음에 호기심이 생길 때도 있고 거부감이 들기도 한다. 다른 나라에서 온 다른 사람이라는 생각 때문이다. 땅에는 선이 없다. 인간의 관념이 역사 속에서 228개국의 경계를 그었을 뿐이다. 길거리에서 마주친 그 이름 모를 외국인과 내가 완전한 타인이라고 할 수 있을까. 우리는 어떻게 연결되어 있을까, 이방인은 어떻게 맞이해야 할까마음에 그어진 경계선을 넘을 수 있을까

예멘 난민 심사를 통해 질문하는 인간과 인간 사이의 경계 

<아라베스크>는 극단 놀땅이 2019년 노작홍사용단막극제에서 선보여 대상을 수상한 단막극 <심사>를 발전시킨 작품이다. 2018년 500여명이 넘는 예멘난민들이 제주도에 입국해 논란이 되었다. 이로 인해 국제적 문제인 난민이 국민의 관심사가 되었다. 국민청원이 시작되고 논란은 연이어 기사로도 이어졌다. 연극 <아라베스크>는 제주도 입국으로 국내에 들어 온 예멘인 마흐무드가 난민 심사를 받는 과정을 통해 인간과 인간 사이에 그어진 보이지 않는 경계를 들춰본다. 

- “진짜 난민요? 그것이 무엇입니까? 
  저는 이렇게 진짜로 있는데요?“
- “진짜 난민이 뭐냐고 묻는데요? 자기는 진짜로 있다고 여기에.“
- “난민이 인정되면 그 때 난민이 되는 겁니다.”

2018년 여름, 예멘인 마흐무드가 제주도에 왔다. 피부색, 언어, 카피에, 라마단, 아잔... 무엇 하나 익숙한 것 없이 온통 생소한 타인이다. 그를 판단할 수 있는 자료는 열 장 남짓한 난민인정신청서와 사실인지 아닌지 알 수 없는 그의 진술 뿐이다. 
조사관, 보조, 통역은 그를 이 땅에 받아들여도 되는지 고민한다. 이방인을 바라보는 서로 다른 눈빛들이 무대 위를 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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