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개의 알파벳 중 20개 밖에 남지 않은 현실 개탄스러워"

출처: 연합뉴스

[문화뉴스 MHN 박지민 기자] 학내 권력형 성폭력 사건이 연이어 논란이 되면서 서울대생들이 해당 교수들의 파면과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대학본부에 촉구했다. 서울대 음대 교수 2명이 제자 성추행 의혹으로 수사를 받는 사실이 드러나 이를 부추겼다.

'서울대학교 음대 내 교수 사건 대응을 위한 특별위원회'(특위)는 28일 오후 서울대 교내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성폭력 혐의로 서문과 A교수가 해임된 지 채 1년도 지나지 않아 음대 B교수, C교수의 성폭력 사건이 불거졌다"며 "문제를 일으킨 교수들을 파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학생들은 이날 '서문과 A교수', '사회학과 H교수', '경영학과 P교수' 등 그간 성폭행·갑질 등으로 논란을 빚은 일명 '알파벳 교수'들의 이름이 적힌 현수막을 들고 대학에 항의하는 퍼포먼스를 벌였다.

이들은 "알파벳이 26개인데 이제 20개밖에 남지 않았다"며 "스승들이 끊임없이 알파벳으로 불리고 있는 현실이 개탄스럽다"고 전했다. 특위는 "2018년 미투 운동이 대한민국을 휩쓴 이후에도 서울대 교수들의 권력형 성폭력과 인권침해는 멈추지 않고 있다"며 "오세정 서울대 총장은 권력형 성폭력 재발 방지 대책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또 그간 교원징계위원회는 학생 참여 없이 폐쇄적으로 진행돼 가해 교수 중심의 '깜깜이' 징계위원회라는 지적이 계속되어 온 걸 고려해 교원징계위원회에 학생이 참여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학생들은 서울대 대학본부를 향해 손가락을 가리키며 "대학도 공범이다 책임지고 해결하라", "대학에 가해 교수 자리는 없다", "우리는 과거로 돌아가지 않는다"며 구호를 외쳤고 대학본부 앞으로 행진해 "오세정(서울대 총장)이 해결하라"고 소리치기도 했다. 발언을 마친 학생들은 '권력형 성폭력 OUT', '교수사회 각성하라' 등이 적힌 피켓을 들고 서울대 본부 앞에서 서울대입구역까지 행진했다.

한편, 음대 B교수는 지난해 7월 유럽 학회 출장길에 동행한 대학원생 제자의 방에 강제로 문을 열고 들어가는 등 성추행과 갑질을 해왔다는 의혹을 받고 직위해제와 함께 징계위원회에 회부됐다. 지난 14일에는 C교수가 2015년 자신의 대학원생 제자를 성추행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C교수는 교내 인권센터 조사를 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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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개의 알파벳 중 20개 밖에 남지 않은 현실 개탄스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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