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주년 '모차르트!' 뮤지컬에서는 독특한 창법, 김준수만의 개성으로 살렸다
김준수의 뮤지컬 데뷔작 '모차르트!' 10년의 시간에도 매번 긴장과 설렘 느껴

출처: 씨제스엔터테인먼트

[문화뉴스 MHN 박지민 기자] 한국에서 10주년을 맞이한 뮤지컬 '모차르트!'가 성황리에 공연을 진행 중이다.

이 가운데, 주연 '볼프강 모차르트' 역을 맡았던 박강현 배우에 이어 지난 30일 '샤차르트'로 널리 알려진 또 다른 주연 배우 김준수와의 인터뷰를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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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작이었던 만큼 10주년 '모차르트!'가 가지는 의미가 남다를 거 같아요.

배우로서도 10주년이고, 이 작품을 만난 것도 10주년인데 정말 좋고 기뻐요, 데뷔했던 작품으로 똑같은 장소에서 다시 공연을 하게 된 건 배우로서 굉장히 영광스럽고 기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또 현재 (코로나로 힘든) 이런 상황에서 무대를 올리는 게 얼마나 귀한지 몸소 느끼고 있기 때문에 더더욱 감사하고 있습니다. 10년 전 함께 했던 배우분들도 다시 작업을 같이 하게 돼서 마치 10년 전으로 돌아간 듯한 느낌도 나고 반갑기도 하고 그랬습니다.

10주년 '모차르트!'를 다시 하게 되면서 전과 비교해 달라진 점이 있나요?

달라진 건 없는 것 같습니다. 지금도 새로운 작품을 접하면 매번 긴장과 설렘을 안고 배우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시너지를 받는 것 같습니다. 그래도 10년동안 작품도 많이 하면서 갈고 닦은 경험들이 있으니까 저의 생각을 나누고 의견을 제시할 수 있는 그런 기회들에 감사함을 느끼고 있습니다. 또, 10년 전에는 같이 하시는 분들이 다 형 누나들이었고 '준수야'하고 불렀지만 현재는 형이라는 소리를 듣고 있는데, 그런 점들 빼고는 크게 달라진 것은 없는 것 같습니다.

어려운 상황에 작품이 못 올라가면 어떡하지 걱정도 많았을 것 같아요.

걱정이 없었다고는 못 말할 거 같아요. 다른 공연들도 상연되다가도 취소 되고 '모차르트!'도 연기가 되면서 가슴이 철렁 내려 앉기도 했던 것 같습니다. 그래도 이런 상황에서 커튼콜 때 보면 관객들이 다 마스크를 쓰고 있고 어려운 발걸음을 해준 것에 저 뿐만이 아니라 모든 배우들이 감사함을 더 크게 느꼈던 것 같습니다. 일상 같았던 것들이 너무 소중하고 귀한 것들이었구나 하는 걸 느낄 수 있었던 계기도 된 것 같고 지금은 내일 당장 끝날 수도 있다는 마음으로 소중히 매 무대무대를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출처: 씨제스엔터테인먼트

아이돌을 하다가 뮤지컬 배우를 하게 된 그 과정은 어땠나요?

처음 제안이 왔을 때는 상황상 심적으로도 위축돼 있었는데, 그 당시에는 뮤지컬로 대중에게 오랜만에 나선다는 것이 제겐 두려움이고 부담이었습니다. 그래서 처음엔 거절하기도 했는데 사실 안 하고 싶었던 것보다는 엄두가 안 났던 것 같습니다. 그러던 중 집에서 쉬다가 문득 책상 위에 놓인 대본이 눈에 들어와 읽어 봤어요. 모차르트라는 인물이 천재라는 것을 제외하고는 세상을 향해 외치고 싶었던, 가슴에 응어리가 맺혀 있었던 그런 당시의 제 상황과 대본 속 모차르트의 상황이 맞닿아 공감이 많이 되더라고요. '왜 내 모습 그대로를 인격체로 봐주지 않지'하는 그런 고민과 억울함, '내가 이러려고 연예인이 됐나'하는 회의감에서 모차르트의 상황을 알게 되며 동병상련을 느꼈던 것 같습니다. 사실 대본을 보기 전까지는 모차르트가 이렇게 힘든 삶을 살았는지 몰랐습니다. 대중에게 각광받는 천재 모차르트만 알고 있었는데 당시 힘든 상황에서 내가 느끼고 있던 그런 얘기들이 대본에 써져 있었고 뮤지컬 '모차르트!'의 넘버 황금별을 듣고는 울컥했습니다. 자유를 갈망하던 상황에서 '더 큰 황금별과 너의 꿈을 찾으려면 이 성벽을 박차고 세상으로 나아가라'는 가사에서 큰 감명을 받고 용기를 얻게 됐던 것 같아요. 내가 이 무대를 잘못해 내더라도 '모차르트'라는 배역을 빌려서 무대 위에서 연기할 수 있다면 행복할 것 같다는 마음에 결국 하게 됐던 것 같습니다. 제가 뮤지컬배우를 지금까지 할 수 있도록 해준 작품이기도 하기에 '모차르트!'는 제게 남다른 의미가 있습니다. 

뮤지컬 배우에 도전한 아이돌 중에서도 롱런하고 사랑 받는 이유가 있을까요?

아직도 배우는 마음으로 하고 있고, 돌아보고 나니 뿌듯함도 느껴지곤 하는데 그 당시에는 매 무대, 매 작품마다 이게 나에게 마지막이라는 마음으로 임했습니다. 특히, 그 때는 단 한 번도 나를 알릴 기회도 뮤지컬 출연을 홍보할 기회도 없었는데 그래서 '이 기적이 언제까지 갈 수 있을까'하는 생각을 많이 했던 것 같습니다. 지금 와서 돌아보니 감사한 마음이 들더라고요. 관객들이 나를 보러 와주고 찾아와 주는 마음이 감사해서 더 악착같이 최선을 다 했고 그런 모습을 사랑해주신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당시에는 절박할 수 밖에 없었거든요, 매번 마지막 남은 칼 한자루를 품고 있는 것처럼 임했던 것 같습니다.

출처: 씨제스엔터테인먼트

초반에 뮤지컬을 시작할 때 다소 독특한 창법으로 화제가 되기도 했죠.

지금도 뮤지컬하면 성악 혹은 오페라 류의 발성을 먼저 떠올리게 되지만 제가 뮤지컬을 시작할 때는 그 틀이 훨씬 더 심했거든요. 사실 '뮤지컬 창법이 뭐다'라고 정해진 건 없었지만 저 또한 성악, 오페라가 뮤지컬의 정석적인 발성이라고 생각하던 시기였기에 저의 창법이 조금 특이한 만큼 저도 많은 고민을 했었던 것 같습니다. 지금은 많이 바꼈더라고요. 물론 저는 그 힘듦을 많이 겪기도 했고 그런 점을 깨기 위해, 중간점을 잘 찾기 위해 노력을 많이 했지만 이제 이 뮤지컬이라는 게 획일된 창법만을 고수하진 않는다고 생각해요. 힙합뮤지컬도 생겼고 알앤비 창법을 필요로 하는 뮤지컬도 있고, 마치 UFC 같은 무대에서 무에타이를 잘하는 사람, 유도를 잘하는 사람 등이 참가해 자신의 장점을 가지고 대결하는 것 같이 그렇게 변화해 온 것 같습니다. 뮤지컬을 막 시작할 때 연출님께서 고전적인 뮤지컬을 따라가려는 저에게 유희성 연출님이 "어설프게 성악을 따라하려다가는 너의 개성을 잃어버린다 성악발성의 뮤지컬을 보고 싶은 사람들은 그 무대를 찾을 것이고 너만의 뮤지컬을 보고 싶어하는 사람들에게는 너의 무기로 승부해라"며 "너의 개성을 없애려 하지 말고, 특유의 창법을 살리되 뮤지컬적으로 봤을 때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게 하는 지점만 잘 찾아내라"고 얘기해 줬습니다. 그리고 이는 저에게 앞으로의 뮤지컬에 있어 어떻게 나아가야 할지 방향을 제시해줬던 것 같아요. 그런 시행착오를 겪기도 했지만 현재 다양한 뮤지컬 장르가 생겨 한 데 어우러져 존중받는 분위기가 되니까 뿌듯하기도 하고 좋은 방향으로 흘러 가고 있는 것 같아요.

출처: 씨제스엔터테인먼트

엘리자벳의 '토드' 역할도 도전적인 선택이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사실 '엘리자벳'에서 '토드'역을 맡았을 때는 '모차르트'보다 욕을 더 많이 먹었어요. '토드' 역할이 40대에서 50대의 중장년이 주로 맡는 무거운 로우톤의 분위기를 지닌 배역이었는데 당시 저는 호리호리한 체형에 말랐었기에 조금 다른 이미지를 가지고 있었죠. 그래서 본래의 스타일로 소화해 낼 수 없다면 저만의 스타일로 조율하고자 했습니다. 사실 '토드'가 '엘리자벳'을 따라 다니는 죽음의 그림자를 의인화한 것이기 때문에 사실 성이라는 개념이 모호하거든요. 그래서 제스처라든지 걸음 거리라든지 그런 연기들을 최대한 중성적으로 소화하려고 노력했던 것 같아요. 당시에는 욕을 많이 먹기도 했지만 지금와서는 분위기가 바뀌며 오히려 '토드' 역할을 젊은 배우들이 주로 하고 외국에 까지 그런 영향이 갔다는 걸 들으면 배우로서 뿌듯하기도 합니다. 결과적으로 남우주연상도 받아 보고, 뮤지컬 배우로 도약하게 해준 작품이 '엘리자벳'이었던 것 같습니다.

앞으로 본인이 직접 창작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나요?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이렇게 무대를 하며 노하우들을 쌓아 직접 제작 혹은 연출을 해보고 싶다는 꿈은 가지고 있습니다. 사실 시나리오까지는 아니지만 군대가기 전에 써 놓은 작품도 있어요. 언젠가 가능하다면 배우가 아닌 제작자로서 또 뿌듯함을 느낄 수 있는 날이 올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한편, 10주년을 맞이한 뮤지컬 '모차르트!'는 지난 6월 16일 개막해 오는 8월 23일까지 상연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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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HN 인터뷰] 10주년 '모차르트!' 김준수, "모차르트 알면 알수록 내 상황과 동병상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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