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흐르면서 변하는 양식에 따른 증·개축의 역사

프랑스 아미앵 대성당
출처: Eusebius, CC BY 3.0

[문화뉴스 MHN 우지혜 기자] 고딕, 르네상스, 바로크. 예술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도 한 번은 들어봤을 단어들이다. 구별되는 특징을 갖는 일정한 흐름이 충분히 만들어지면 양식이 발생하며 어떠한 범주에서 설명될 수 있다.

후대의 학자들은 학문적으로 역사의 기간을 정의하려고 시도해오고 있다. 가장 쉽고 명확하게 흐름을 이해할 수 있는 훌륭한 도구가 역사의 기간을 정해 사조와 양식을 정의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건물을 살펴보면 이러한 방식으로만 설명할 수 없는 경우가 다분하다. 고딕 건물로 설명되는 건물이지만 르네상스 시대의 특징 또한 갖고 있다. 혹은 전 세계 어디에서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에도 공통으로 사용할 중정형 건물 등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고 도대체 왜 이런 현상이 발견되는 것일까?

그 답은 건축이 예술이 아니라는 점에서 찾을 수 있다. 건축이 예술의 특성을 함유하고 있지만 예술 그 자체일 수는 없다. 건축은 그 안에서 사람들이 모이고 생활이 일어나며 강의를 듣고 예배를 드린다. 박람회 등에 설치되는 파빌리온 등 그 목적이 전시뿐인 가설 설치물을 제외하고는 행위가 일어나는 공간을 제공해야 하는 실용적인 의무를 갖고 있다. 

따라서 필연적으로 증·개축의 역사 없이 말할 수 없는 것이 건축사이다. 역사를 교과서의 한 장을 넘기면 새로운 단원이 시작되듯이 불연속적으로 정의할 수 없다. 마찬가지로 시간이 흐르면서 사조와 양식이 바뀌며 당시 사람들의 요구에 맞춰서 변화해 온 건물을 한 시대의 한 가지 사조로 설명할 수 없는 것은 당연하다. 시대가 흐르며 보수되고 재건축되어 다양한 양식이 있는 건축물들의 예시를 직접 살펴보자.

투르네 대성당 정면
출처: Jean-Pol GRANDMONTCC BY 2.5

로마네스크와 고딕이 혼재한 건물 '투르네 대성당'

세계문화유산인 벨기에의 투르네 성당(Tournai Cathedral)을 살펴보자. 12세기 초에 건설되기 시작하여 초기 건물에 추가로 다른 건축물들이 건축되었고 복구와 재건축을 거쳐 18세기에 완공되었다. 초기 고딕양식이 드러나있고 로마네스크에서 고딕으로의 전환에 큰 영향을 준 교회 중 하나이다.

정면과 신랑은 로마네스크 양식이지만 신랑을 지나 성가대석에서 양식의 전환을 확인 수 있다. 로마네스크 양식 또는 고딕 양식으로 정의할 수 없다. 양식으로 정의될 수 없다는 것 이외에 신랑을 살펴보면 입면이 4층으로 되어있는데 당시 교회 건축이 3층으로 제한되어 있었다는 점을 봤을 때 개성적인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신랑 옆의 복도에 트리포리움을 설치한 특징이 있다.

투르네 대성당의 로마네스크 신랑(身廊, Nave)
출처: xiquinhosilva, CC BY 2.0

신랑을 지나 교차 부분을 넘어가면 성가대석이 있다. 13세기에 재건축된 성가대석은 순수한 고딕 양식이다. 양식론적으로 고딕양식을 바라봤을 때 4가지 특징으로 설명할 수 있는데 이 4가지 요소를 모두 가지고 있다. 그 요소로는 첨두아치(Pointed Arch), 리브볼트(Ribbed Vaulting), 플라잉버트레스(Flying Buttress), 네이브(Nave) 입면의 3열 체계가 있다. 네이브 입면은 아케이드(Nave Arcade), 트리포리움(Triforium), 클리어스토리(Clerestory)로 나뉜다. 

고딕 양식의 4가지 특징

같은 고딕 건물 맞아? '밀라노 두오모 성당'

이번에는 고딕 건물이지만 고딕양식의 특징에서 예외적인 건물 또한 찾아볼 수 있다. 밀라노의 두오모의 높이가 108m에 달하는 규모 있는 성당이다. 그러나 너비 또한 92m로 수직적인 느낌을 비슷한 규모의 수평적 요소로 상쇄시켜준다.

특히, 고딕 양식에서 이탈리아는 독특한 특징이 있는데 그것은 4개의 요소를 갖추어 규칙을 지킨 고딕 건물이 많이 없다는 것이다. 이는 고딕 시기 이전에 이미 로마네스크 시기에 로마제국의 영향으로 도시들이 많이 형성되어 로마네스크 건물이 지어졌기 때문이다. 

구체적인 예시로 밀라노 두오모 성당을 들 수 있다. 두오모 정면의 창문 위의 장식은 르네상스 때이며 내부 입면은 3개가 아닌 2개로 나누어져 있어 네이브 입면이 3가지로 나뉘어 진다는 고딕 건축의 전형적인 특징이 지켜지지 않은 것을 알 수 있다.

밀라노 두오모 성당
출처: Naval S, CC BY 2.0

이렇듯 양식론으로 구분되지 않는 건축, 시대의 건축과 관련된 자기의 개성이 강한 건축, 시대의 특징이 잘 나타내져 있는 건축에 반대되는 건축을 설명할 때 앞서 언급한 증·개축의 개념으로 건축을 바라볼 수 있다.

따라서 고딕 양식의 특징을 인지하고 건물에서 확인해보는 동시에 고딕 건물로 정의되는 건물들이 고딕 시대에만 국한되어 있지 않거나 그 시대의 규칙들을 따르지 않을 수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며 포용적인 태도로 건축을 감상할 수 있다면 더 폭넓게 건축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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