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문희' '69세' '오베라는 남자'

[문화뉴스 MHN 윤자현 기자] 누구나 청춘이 있는 것처럼 누구나 장년, 노년의 시기가 찾아온다. 사회의 주역에서 밀려난 것 같은 설움과 몸 구석구석 신경통이 몰려올 때 기억해야 한다. 노인은 훨씬 강하고 더욱 섬세한 사람들이라는 것을 말이다. 젊지 않은 이들을 주역으로 세운 영화 세 편을 소개한다.

오!문희 포스터, CGV 아트하우스 제공

‘오! 문희’는 문희(나문희)의 아들 두원(이희준)이 자신의 딸 ‘보미’가 뺑소니 사고를 당하고 두원의 어머니 ‘오문희’가 사건을 유일한 목격하면서 범인을 찾아 나서는 수사극이다.

‘오!문희’는 충남 금산의 농촌 마음을 배경으로 촬영했으며 배우 나문희는 연기 인생 59년 만에 처음으로 액션 연기에 도전했다고 밝혔다. 또한 자신이 맡은 역할에 대해서는 "기억력이 깜빡깜빡하지만 , 통찰력이 뛰어나다"며 "양면을 가진 할머니"라고 설명했다. 액션 연기를 위해 나문희는 트랙터 운전하는 법을 배워 직접 운전하였다. 또한 그는 "친정엄마 옷을 입기도 하고 남편 바지를 극 중 아들 두원이 바지라고 생각하고 입었다"며 "우리 온 가족이 (영화에) 함께 했다"고 웃었다.

오!문희 포스터, CGV 아트하우스

뺑소니 사고에 대하여 경찰이 수사를 진행하지만 유일한 목격자인 문희가 상황을 제대로 기억하지 못하여 다른 증인이 나올 때까지 수사가 보류되었다. 문희는 넘치는 힘과 깜빡깜빡하는 기억력으로 행동을 예측할 수 없지만 결정적인 순간에 증거를 포착해낸다. 속내를 쉽게 드러내지 않는 아들 희준이지만 그 누구보다도 가족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어머니 문희와 티격태격하며 수사를 이어나간다. 평화로운 농촌 마을을 배경으로 따뜻한 코미디와 감동을 선사하는 ‘오!문희’는 오는 9월 2일 개봉 예정이다.

69세 포스터, 엣나인필름 제공

‘69세’는 69세 효정(예수정)이 병원에서 치료를 받다가 29세의 남자 간호조무사에게 치욕적인 일을 당하고 이를 세상에 공개하며 일어나는 이야기이다. 비극적인 상황에 누구에게도 말을 하지 못하고 결국 동거 중인 동인에게 이 사실을 알리며 사건이 세상에 드러나게 된다. 그러나 경찰과 주변 사람 모두 말이 되지 않는 일이라며 효정을 치매 환자로 매도하고 법원 역시 나이 차이를 근거로 사건의 개연성이 부족하다며 구속영장을 기각한다.

69세 포스터, 엣나인 필름 제공

효정은 “그럼에도 용기를 내는 건 아직 살아있기 때문입니다”라며 말을 이어간다. 희망을 갖기에 충분한 나이, 용기를 내기에 충분한 나이라고 69세를 소개하는 ‘69세’는 여성으로서, 노인으로서, 사회에서 약자가 감내해야 할 시선과 편견에 대한 화두를 던져 인간의 존엄성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69세'는 8월 20일 개봉한다. 

오베라는 남자, 디스테이션/ 싸이더스 제공

마지막으로 추천할 영화는 2016년에 개봉된 '오베라는 남자'이다. 스웨덴 작가 프레드릭 베크만의 장편 소설 ‘오베라는 남자’를 원작으로 영화 ‘오베라는 남자’가 제작되었다. 오베는 노인이라고 부르기 어려운 59세 나이이지만 세상에 미련을 보이지 않는다. 오베가 가장 사랑했던 소냐는 오베의 아내이지만 병으로 세상을 먼저 떠났다. 소냐가 떠난 뒤로 오베는 삶의 의욕을 잃고 사람에 대한 혐오와 세상에 대한 환멸로 자신의 목숨을 끊으려고 한다. 예기치 않게 찾아오는 이웃들 덕분에 자살은 번번히 실패로 돌아가지만 오베는 소냐가 아닌 다른 사람들에게서 세상을 살아가는 법을 배우게 된다. 

오베라는 남자 스틸컷, 디스테이션/싸이더스 제공

북유럽 영화의 포근하고 산뜻한 색감을 잘 담은 '오베라는 남자'는 무뚝뚝하게 살아온 한 사람의 인생이 생각보다 더 다채롭다는 것을 보여준다. 삶을 포기하기 전까지 정신은 늙지 않는다고 한다. 사는 것에 다시 한번 용기를 가진 오베는 어쩌면 말 그대로 '회춘' 한 것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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