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 뮤지컬 공모전 수상작 '마리 퀴리', '마리'와 '안느'의 특별한 우정과 라듐의 양면성에 주목한 서사
수많은 무대로 탄탄한 경력 쌓아 온 옥주현, '마리 퀴리' 통해 뮤지컬 향한 열정 다시 한 번 입증

출처: (주)라이브

[문화뉴스 MHN 박지민 기자] 역사상 가장 위대한 과학자의 이야기를 다룬 뮤지컬 '마리 퀴리'가 지난 2017년 창작뮤지컬 공모전 '글로컬 뮤지컬 라이브' 시즌2의 최종 선정작에 오른 뒤 2018년 12월 트라이아웃 공연을 거쳐 현재 뜨거운 화제 속 상연중이다. 

초연 당시 여성 서사극의 저력을 증명한 뮤지컬 '마리 퀴리'는 여성 그리고 이민자라는 사회적 편견 속 역경과 고난을 이겨낸 '마리 퀴리'의 삶과 '라듐'의 양면성을 인지하며 고뇌에 빠진 그녀의 모습을 조명함으로써 더 나은 세상을 만들고자 두려움에 맞선 여성 과학자의 성장과 극복에 관한 이야기를 밀도 있게 담아냈다. 

뮤지컬 '마리 퀴리'의 주인공 '마리 퀴리'는 2018년 BBC가 선정한 '역사상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1위에 꼽힌 인물로, 새로운 방사성 원소 폴로늄(Polonium)과 라듐(Radium)을 발견해 1903년 여성 최초로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한 과학자이다. 

지난 5일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대극장에서는 옥주현의 '마리 퀴리'를 만나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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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방인이자 여성이었던 '마리 퀴리', 배척 속 과학의 길을 꿋꿋이 걸어온 그녀의 삶 

당시 약소국에 속했던 폴란드 출신의 '마리 퀴리'는 소르본 대학 입학을 위해 프랑스 생활을 시작하게 되고 이방인으로 배척을 받는다. 더군다나 남성 위주의 엘리트 집단 속에서 주체적인 여성과학자로 나아가기 위해서 견뎌야 했던 멸시와 소외감은 '마리'의 감정연기와 이를 뒷받침해주는 동료들의 퍼포먼스를 통해 여실히 들어난다. 

이런 상황 속에서도 폴란드인이자 여성이라는 정체성을 잊지 않고 반드시 주기율표에 자신이 발견한 원소를 새기겠다는 '마리'의 일념은 빛난다. 결과적으로 그녀의 끈기와 의지는 여성 최초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를 탄생시키고 과학계의 새로운 역사를 탄생시키는 데 성공한다. 그럼에도 노벨상 수상에 먼저 호명된 것은 그녀의 남편인 '피에르 퀴리', '마리'는 그저 '마담 퀴리'로 호명되며 다시 한 번 그 당시 여성과학자의 입지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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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와 '안느' 두 여성의 빛나는 우정서사, 그리고 또 다른 히로인 '안느 코발스키'

프랑스행 기차에서 처음 만나게 된 '마리'와 '안느'는 같은 폴란드 출신에 이국땅 생활을 시작하게 되며 서로에게 깊은 공감을 느껴 정서적 유대감을 형성한다. 이후 두 사람은 깊은 우정을 맺으며 서로를 의지해 고단한 파리 생활을 견뎌내고 '마리'가 라듐을 발견하기까지 가장 큰 원동력을 제공해 준 인물이 '안느'이기도 하다. 

'안느 코발스키' 역시 극 중 '마리' 못지 않게 중요한 인물로 활약하며, 라듐의 위해성에 대해 가장 먼저 의문을 제기해 극의 몰입도를 높인다. '안느' 또한 권력에 수긍하기 보다는 동료들의 피해에 진심으로 슬퍼하며 더 나아가 원인 파악에 나서 주체적으로 행동하는 인물이다. 라듐시계 공장 '언다크'의 대표 '루벤 뒤풍'의 음모를 꿰뚫고 진실에 맞서려 하는 한편, '마리'와 갈등을 빚을까 주저하기도 한 '안느'는 진실을 밝히기 위해 높은 탑에 오르기까지 라듐의 위해성에 맞서 자신의 삶까지 바치려 하는 용기를 보여준다. '안느' 캐릭터는 배우 김히어라의 순수하고 맑은 이미지와 당찬 연기를 통해 더욱 빛을 발한다.

라듐의 빛과 그림자, 두 얼굴을 마주한 '마리 퀴리'의 선택

밤낮을 가리지 않고 계속되는 연구와 그녀가 흘린 수많은 땀방울들이 증명해 낸 '라듐'은 노벨상을 수상한 최초의 여성 과학자로서 '마리'의 입지를 다져 준다. 발견에 그치지 않고 '라듐'의 의학적 가능성에 주목한 '마리'는 임상시험에 나서며 후대의 더 많은 사람들이 '라듐'을 이롭게 활용할 수 있도록 노력한다. 그러던 중 자신이 발견한 '라듐'의 숨겨진 이면 속 위해성을 알아차리게 되며 인류에게 빛이 되어줄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던 '라듐'이 외려 인류를 해칠 위험물질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에 절망감을 느낀다. 

이 가운데 '안느'가 자신의 목숨을 바쳐 '라듐'의 어두운 이면을 고발하고자 하는 모습을 보고 '마리'는 더 이상 소극적으로 고뇌하는 모습에서 벗어나 주체적으로 이를 수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이 가운데 '라듐'의 빛과 그림자를 동시에 마주한 '마리'의 혼란스러운 감정과 내면은 극의 연출과 넘버들을 통해 생생하게 전달된다.

출처: 문화뉴스 DB

완성도 높은 무대활용과 연출 보여준 '마리 퀴리', 대학로 공연의 정점 찍었다

대학로 공연임에도 불구하고 회전무대의 사용과 다양한 소품의 활용으로 '마리 퀴리' 무대는 꽤 높은 완성도를 자랑한다. 또한, 대학로 공연의 특성 상 배우의 활용 역시 제한적이어서 1인 2역에서 3역까지 다양한 역할들을 넘나들며 관객들을 마주한 조연들의 활약 역시 빛난다. 

세트의 한계가 있음에도 대학로 공연의 스케일을 벗어나 극의 연출에 따라 달라지는 무대 배경과 세트들은 어색함 없이 극의 흐름을 이끌며 특히, 회전무대의 활용은 관객들의 감탄을 자아낸다. 무대의 전환과 함께 짧은 시간 안에 환복해 다양한 역할로 등장하는 조연들 역시 그때그때 달라지는 상황에도 불구하고 관객들이 이질감을 느끼지 않도록 체계적으로 움직이며 유연성 있는 연기로 극의 집중도를 높여 준다.

출처: 문화뉴스 DB

화려한 필모로 쌓아 온 경력, 그리고 뮤지컬을 향한 옥주현의 열정 돋보였다

'엘리자벳', '레베카', '위키드' 등 명작으로 꼽히는 뮤지컬들의 주연을 도맡아 온 옥주현의 실력은 이미 업계에서도 인정돼 왔고 뮤지컬계의 새로운 역사를 썼다고 볼 수 있다. 이를 증명하듯 '마리 퀴리' 역할은 옥주현 그 자체였다. 매 순간순간 진심을 담은 연기를 통해 '마리'의 서사를 생생하게 전달해 준 그녀의 활약은 3시간이라는 긴 러닝타임에도 불구하고 관객들이 무대에서 한 시도 눈을 떼지 못하도록 한다. 특히, 아직 역사가 깊지 않은 뮤지컬이기에 다소 낯설 수 있는 노래들임에도 옥주현의 풍부한 성량과 에너지는 극의 몰입도를 높여준다. 특히, '라듐'을 드디어 발견해 냈을 때의 장면과 남편 '피에르 퀴리'를 먼저 떠나 보내는 장면에서 그녀가 보여준 연기와 쏟아낸 열정은 관객들 마저 그녀의 깊은 감정에 공감할 수 밖에 없게 만들었다. 

탄탄한 경력에서 나오는 옥주현의 노련한 모습은 커튼콜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수많은 무대에 매번 오르면서도 항상 현재의 무대에, 지금 이 순간 자신을 보러 온 관객들에게 진심을 다해 감사함을 전하는 그녀의 모습은 누구보다도 진정성 있게 느껴진다. 커튼콜을 통해 다른 배우들과 함께 마지막 노래를 전하는 그녀의 모습에서는 뮤지컬을 향한 열정과 사랑이 그대로 드러난다. 

한편, 옥주현, 김소향이 주연을 맡은 뮤지컬 '마리 퀴리'는 지난 7월 30일 초연을 시작해 오는 9월 27일까지 대학로에서 상연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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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HN 리뷰] 옥주현의 복귀 '마리 퀴리', 라듐의 빛과 그림자를 마주한 그녀의 선택...관전 포인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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