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초연, 국내 최정상의 배우들의 만남으로 빛나다 연극'라스트 세션'
프로이트 '난 도발적인 토론을 즐기는거요, 지금 우리처럼'
루이스 '시대를 초월한 최대의 미스테리를 하루아침에 풀어보겠다 생각하는 건 미친 짓이죠'

[문화뉴스 MHN 박한나 기자] 과연 우리의 도발적 토론으로 시대를 초월한 최대의 미스테리를 풀수 있다는 건 미친 짓일까?

직접 보고 쓰는 공연 리뷰, 명풍 캐스팅으로 한국 초연을 여는 연극'라스트 세션'이다.

출처 파크컴퍼니
[MHN 리뷰] 죽음의 그림자 속 펼쳐지는 첨예한 대립, 연극'라스트 세션'

20세기 가장 위대한 학자로 손꼽히는 정신분석학의 창시자 '지그문트 프로이트' 그리고 나니아 연대기의 작가 'C.S.루이스'의  도발적인 토론이 한국에서 펼쳐진다. 한국 초연 개막과 동시에 명품 연극 탄생의 신호탄을 알린 연극'라스트 세션'은 신구, 남명렬, 이석준, 이상윤으로 캐스팅 라인업을 완성시켰다.

20세기 무신론의 시금석 프로이트 VS 20세기 대표 기독교 변증가 루이스

작가 마크 세인트 저메인의 상상력만으로 만들어진 연극'라스트 세션'은 실제로 만난 적 없는 두 사람의 역사상 가장 의미심장한 대결을 관전하는 짜릿한 경험을 선사한다. 정신분석학의 창시자 '지그문트 프로이트' 그리고 나니아 연대기의 작가 'C.S.루이스', 두 지식인의 만남이 흥미로운 이유는 시대를 초월한 최대의 미스테리를 논쟁으로만 풀어낸다는 것에서 비롯된다.

정신병리학자이자 정신분석의 창시자로 저명한 지그문트 프로이트. 무신론자의 시금석으로 통하는 그는 종교적 신념을 일종의 강박으로 보고 무신론적 세계관을 과학적 세계관이라 칭하는 대표적인 무신론자이다. 반면 C.S.루이스는 기독교 변증을 펼친 20세기 대표 유신론자이다.

독실한 기독교 가정에서 태어난 루이스였지만, 한때 그도 무신론자였다. 자신의 무신론을 방어하기 위해 프로이트의 논법을 이용하기도 한 과거가 있다. 하지만 기독교인으로 회심한 이후 오히려 프로이트의 논변들에 대해 설득력 있는 반론을 제시하기 시작한다. 비평가로서 명료하고 지적인 언어와 신앙에 대한 깊이 있는 성찰로 많은 이들을 회심시키기도 한다.

이처럼 같은 듯 다른 두 지성인의 대화는 도착점 없는 마라톤과 같이 이어진다. '자네, 왜 신을 믿게 된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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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HN 리뷰] 죽음의 그림자 속 펼쳐지는 첨예한 대립, 연극'라스트 세션'

첨예한 논쟁 그리고 죽음의 그림자

1939년, 제 2차 세계대전 참전을 선포한 영국은 독일과의 전쟁으로 어수선한다. 나치의 박해를 피해 런던으로 망명한 오스트리아 출신의 학자 프로이트는 옥스퍼드 대학의 젊은 교수 겸 작가 루이스를 자신의 서재로 초대한다. 최근 자신의 책에서 프로이트를 신랄하게 비판한 탓에 초대를 받았다고 여긴 루이스. 하지만 프로이트는 뜻밖의 질문을 받게 된다.

이미 연극'라스트 세션'은 2009년 초연 이후 2년간 775회 롱런공연을 기록, 2011년 오프브로드웨이 얼라이언스 최우수신작연극 수상 등 평단의 극찬 속에 미국 전역은 물론 영국, 스웨덴, 스페인, 일본 등 전 세계 무대를 매혹시킨 마법 같은 공연이다. 빈틈없는 논리로 치열하게 맞서는 두 지식인의 대결 속에서 두 사람의 지성보다 더 강렬하게 다가오는 그들의 인간적인 모습들을 발견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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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HN 리뷰] 죽음의 그림자 속 펼쳐지는 첨예한 대립, 연극'라스트 세션'

신의 존재에 대한 물음으로 시작된 그들의 토론은 악에 대한 논쟁으로 이어진다.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이유에 대하여 인간의 무지 속에 숨는 나약한 모습으로 비난하는 프로이트와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것에 대한 신의 계획에 대한 믿음의 신앙은 끝내 만날 수 없는 평행선을 달리는 듯하다. 

라디오를 통해 전달되는 전쟁 소식은 두 사람의 양보 없는 토론도 멈추게 한다. 이때 뉴스만 들을 뿐 뒤이어 나오는 음악 소리에 프로이트는 라디오의 전원을 꺼버린다. 의미를 부여하지 않고 지나갈 수 있는 지극히 평범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그들에게는 놓칠 수 없는 논쟁거리가 된다. 

인간, 그 본질에 대하여

그렇다. 연극'라스트 세션'은 시시각각 전쟁과 죽음의 그림자가 그들을 덮쳐오는 와중에도 두 사람은 종교와 인간, 고통과 삶의 의미를 넘어 유머와 사랑에까지 지칠 줄 모르는 논쟁을 이어간다. 당장 전쟁이라는 두려움 속, 언제 다가올지도 모르는 죽음의 압박이 휩싸이는 이 상황에서 그들은 왜 그렇게 답이 없는 진부한 논쟁을 나누어야 했을까? 

공연장을 가득 채운 관중들은 그들의 완벽한 논리에 연신 고개를 끄덕이거나 감탄하는 모습을 보였다. 마치 자신의 평소 생각했던 작은 신념들이 그럴듯한 논증을 만나 완벽해지기라도 한 듯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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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HN 리뷰] 죽음의 그림자 속 펼쳐지는 첨예한 대립, 연극'라스트 세션'

무작정 '무신론과 유신론'에 대한 논쟁을 연극에서 다루기엔 관객들에게 사실 버거운 내용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묵묵히 극중 캐릭터들의 흐름에 따라간다면 나도 모르게 그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이윽고 자신만의 확고한 신념이 생겨 누군가의 편에 서 응원하게 될지도 모르는 힘이 있는 연극이다. 실제 배우들도 극 중 인물들처럼 신앙이 없거나(신구·남명렬) 독실한 기독교 신자(이석준·이상윤)라는 점에서 그들이 내세우는 논증의 확신이 담겨 관객들에게 전달되는 듯하다. 

이제껏 이 두 사람보다 더 탁월하게 자신의 입장을 옹호한 사상가는 없었다. 지칠 줄 모르는 그들의 토론을 멈추게 하는 공습 사이렌 소리는 신의 계획을 믿는 믿음으로 겸허히 받아들여야 한다는 루이스의 얼굴을 방독면으로 감싸게 한다. 두려움 앞에 신이 아닌, 방독면에 의지하는 루이스를 비난하기 무섭게 구강암의 고통은 프로이트를 찾아온다. 이윽고 고집스럽게 밀어내던 신을 끝내 의지하는 프로이트의 모습이 비친다. 한순간 무대는 두 지성인의 모습이 아닌, 나약한 인간. 그 자체의 모습을 그려낸다.

여전히 우리 삶에는 신과 종교, 삶과 죽음, 그리고 사랑에 대한 논변들을 이어지고 있다. 과연 당신은 어느 편에 서서 그들의 이야기를 들을 것인가? 혹은 이미 그 길을 정하였는가? 시시각각 전쟁과 죽음의 그림자가 그들을 덮쳐오는 와중에도 두 사람은 종교와 인간, 고통과 삶의 의미를 넘어 유머와 사랑에까지 지칠 줄 모르는 논쟁을 그린 연극'라스트 세션'은 예스24스테이션 3관에서 이어진다. 

출처 파크컴퍼니
[MHN 리뷰] 죽음의 그림자 속 펼쳐지는 첨예한 대립, 연극'라스트 세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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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HN 리뷰] 죽음의 그림자 속 펼쳐지는 첨예한 대립, 연극'라스트 세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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