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인간극장, '금쪽같은 우리 스님'
욕심내지 않는다면, 지금 이대로도 행복하다는 것
8월 17일부터 8월 21일, 오전 7시 50분 KBS1TV 방송

[문화뉴스 MHN 박한나 기자] '인간극장'에서 봉화산사 스님들을 찾아간다. ‘그저 생긴 모양대로 사는 것, 그게 수행이지요.’ 다름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외모부터 성격, 심지어 수행하는 모습까지 어느 것 하나 닮지 않았지만 18년째 ‘서로를 이해하며 살겠노라’를 지론으로 삶고 함께 살아가는 두 스님이 있다. 

경상북도 봉화 고산협곡의 깊은 곳, ‘봉화 산사’. 이곳에 달라도 너무 다른 두 비구니 스님이 살고 있다. 40여 년 전인 고등학교 2학년 때 출가해 산사의 관리를 책임지느라  눈, 코 뜰 새 없이 바쁜 지욱 스님과 어딘가 조금은 어설픈 출가 21년 차, 송준 스님이 그 주인공이다.

출처 인간극장
[KBS 인간극장] 지금 이대로 행복한 금쪽같은 우리 스님, 봉화산사 이야기

연꽃 농사만 3,000평, 게다가 누구든 와서 편히 쉴 수 있는 공간을 만들기 위해 매일 같이 수목 정리 및 각종 보수 공사에 하루도 조용할 날이 없는데... 이 모든 일의 책임자는 지욱 스님이다. 

그런 지욱 스님이 하시는 일이라면 뭐든 호기롭게 따라나서는 송준 스님. 하지만 일이 할 만하다 싶으면, 갑자기 풍경에 빠져 홀랑 산책에 나서고 예쁜 꽃을 보면 만사를 제쳐 두고 눈에 담고, 사진 찍기 바쁘다. 결국, 실상은 오롯이 지욱 스님의 일이 되기 부지기수이다. 그런 송준 스님을 보며 한마디 할 법도 한데, ‘그 모습은 모두 노는 것이 아닌, 나름의 수행을 하는 것’이라며 지욱 스님은 항상 조용히 고개를 끄덕인다.

18년 전, 용인의 한 선방에서 인연이 닿은 두 스님은 처음 만난 그 순간부터 서로가 너무 신기했단다. 오로지 책과 정진으로 ‘승려의 품격’을 지키며 수행하는 것이 미덕이라 여겼던 송준 스님과는 달리, 지욱 스님은 승려로서의 근엄함보다는 당장 실질적이고 유용한 것들을 중시했었다. 그런 이유로 서로의 수행 방식을 받아들이기까지 꽤나 오랜 시간이 걸렸다.

절밥 먹은 햇수만큼 10여 년 이상 세대 차이 나는 두 스님이지만 각자 태어난 모습 그대로 사는 것이 가장 조화로운 것이라며 서로를 이해하는 다른 듯 같은 마음으로 지내고 있다. 서로를 수행의 거울로 삼아 함께 걸어가는 두 스님. 많은 것들이 다르지만 두 스님의 마음속에 꼭 닮은 한 가지가 있다. 바로. ‘욕심내지 않는다면, 지금 이대로도 행복하다는 것'
 
바쁘다, 바빠! 봉화 산사!

경북 봉화, 그중에서도 오지로 손꼽히는 고산협곡의 깊은 곳에 자리 잡은 ‘봉화 산사’. 이곳에 지욱 스님과 송준 스님이 살고 있다. 연꽃 농사만 3,000평, 그 외에도 이런저런 작물을 제배하는 면적이 5,000평 가까이 된다. 직접 재배한 작물들로 하나부터 열까지 직접 제조하는 ‘홍도라지 조청, 누구든 와서 편히 쉴 수 있는 공간으로 산사를 만들기 위해 매일 같이 수목 정리, 각종 보수 공사에 법당을 ‘반질반질’ 윤이 나도록 쓸고 닦기까지... 산사에서 벌어지는 대부분의 일은 뙤약볕과 씨름해야 하는 일.

출처 인간극장
[KBS 인간극장] 지금 이대로 행복한 금쪽같은 우리 스님, 봉화산사 이야기

그런데 거뭇거뭇한 지욱 스님과는 달리, 송준 스님은 곱고 하얀 피부를 유지하고 있다. 험하고 힘든 일은 지욱 스님이, 소위 ‘머리 쓰는 일’은 송준 스님이 담당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일에 속도가 붙을 때쯤이면, 송준 스님의 마음은 어느새 꽃밭에 가 있다.

지욱 스님이 일을 하러 나가면 ‘저도 도울게요!’라며 호기롭게 따라나서는 송준 스님이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갑자기 풍경에 빠져 홀랑 산책에 나서고, 예쁜 꽃을 보면 모든 걸 뒤로 하고 눈에 남고, 사진 찍기 바쁘다. 이른 새벽이면 산사를 거닐며 산사에 있는 모든 동, 식물과 인사를 나누는 것은 물론, 산사에 있는 모든 것을 사랑한단다. 그런 송준 스님의 모습을 보며 때론 속 끓일 때도 있는 지욱 스님이지만, ‘그 또한 나름의 수행이리라’ 이해하며 13년째, 홀로 너른 산사를 가꾼다.

'군인출신'!?, 고운 송준 스님과 '맥가이버' 지욱 스님! 

사실, 지욱 스님이 천진난만한 송준 스님에게 그 흔한 핀잔 한 번 주지 않은 데에는 이유가 있다. 2남 3녀의 장녀로 태어난 송준 스님은 어린 시절부터 병치레가 잦았다. 게다가 천식까지 앓아 늘 호흡기를 달고 살아야 했던 것. 그런 송준 스님에게 소원은 오로지 ‘건강’ 하나였다. 게다가 가정 형편도 좋지 않았고 건강해지고 싶은 마음에 송준 스님은 독하게 마음먹고, 대학 졸업 후, 돌연 장교로 입대했다. 그러나 전역 시기가 다가오자 진로를 고민하게 되었고, ‘무얼 해야 행복하게 살까?’라는 생각에 빠졌다는데...

그때 문득 대학 시절 우연히 읽었던 ‘지리산 정봉 스님’의 책을 다시 꺼내 보며 출가를 결심했다는 송준 스님. 그런 딸의 갑작스러운 결심에 가족들은 눈물로 반대했지만, 스님의 진정성을 결국 받아들여 주었단다. 그렇게 출가한 지 7년, 우연히 한 선방에서 지금의 지욱 스님을 처음 만났다. 

출처 인간극장
[KBS 인간극장] 지금 이대로 행복한 금쪽같은 우리 스님, 봉화산사 이야기

지욱 스님이 출가를 결심한 건 40여 년 전인 고등학교 2학년 때. 유독 진리에 대한 호기심이 많았던 학생이었던 지욱 스님은 사실 천체 물리학자가 꿈이었단다. 그 꿈을 향해 열심히 달려가던 중, 하굣길에 우연히 주운 책에서 반야심경을 접하게 되고 그날로 깨달음을 얻어, 출가를 했다. 그 후 은사 스님의 가르침대로 스님은 뭐든지 할 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해, 닥치는 대로 배워나가기 시작했다. 

그렇게 19년이 흘러, 용인의 한 선방에서 송준 스님을 만났다. 처음 만난 송준 스님의 재기발랄한 성격이 조금 어려웠다는 지욱 스님. 하지만 송준 스님의 사연을 들은 지욱 스님은 함께 하기로 마음먹었고, 그 길로 무너져 가던 빈 법당에 터를 잡아 ‘봉화 산사’를 일구게 되었다.

선천적으로 몸이 약한 송준 스님의 몫까지 최선을 다하겠노라 다짐했고 지금껏 백방으로 ‘봉화 산사’를 가꿔 온 지욱 스님. 그런 지욱 스님의 마음을 아는 송준 스님은 늘 일을 같이 하겠노라 따라나서지만, 그때마다 지욱 스님은 ‘백 원 어치 일을 하면 만 원 어치 아픈 사람’이라며 조용히 홀로 두 팔을 걷어 붙인다.

'달라서 더 좋아!' 지금 이대로, 더불어 행복하리.

지욱 스님의 진중하고 부지런한 모습과 송준 스님의 자유롭고 여유로운 모습이 어우러져 일군 ‘봉화 산사’. 곧 만개할 연꽃 때문에 정신없이 바쁘다. 게다가 천식에 좋다는 ‘홍도라지 조청’을 만들어 팔기도 해 일이 더 많은데... 거기다 여름철이면 풍수해 예방을 위해 중장비를 운전하며  산길을 다듬는 것도 모두 지욱 스님의 몫이다. 장정이 해도 힘든 일을 ‘척척’ 해내는 지욱 스님과 달리 송준 스님은 까르르 웃으며 오늘도 실수 연발.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며 함께한 지 벌써 13년. 

출처 인간극장
[KBS 인간극장] 지금 이대로 행복한 금쪽같은 우리 스님, 봉화산사 이야기

바깥 살림은 자연스레 지욱스님 몫이고, 밥 짓고 예불 드리는 건 송준 스님 몫이 되었다. 서로가 너무 다르지만, 누구나 지금 그대로 온전하다면 그걸로 됐다며 서로를 인정하고 서로를 거울처럼 배워가고 있는 두 스님. 많은 것들이 다르지만 두 스님의 마음속에 곡 닮은 한 가지가 있다. 바로 ‘욕심내지 않는다면, 지금 이대로도 행복하다는 것’.

한편, 둘이라서 더 행복한 지욱 스님과 송준 스님의 이야기를 담은 '인간극장-금쪽같은 우리 스님' 편은 8월 17일 7시 50분 KBS 1TV에서 첫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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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인간극장] 지금 이대로도 행복한 금쪽같은 우리 스님, 봉화산사 이야기

KBS 인간극장, '금쪽같은 우리 스님'

욕심내지 않는다면, 지금 이대로도 행복하다는 것

8월 17일부터 8월 21일, 오전 7시 50분 KBS1TV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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