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드맥스: 분노의 도로, 헝거게임 시리즈, 설국열차
[문화뉴스 MHN 박혜빈 기자] 디스토피아는 '현대 사회의 부정적인 측면이 극단화한 암울한 미래상'을 의미한다. 흥미롭게도 이상향인 유토피아를 그린 작품보다 디스토피아를 그린 작품이 더 많고,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사태 이후, 아포칼립스를 다룬 소설이나 영화가 더욱 각광받고 있다. 아포칼립스는 '종말'을 의미하는 단어로, 자연재해, 전염병, 전쟁으로 인해 문명이 사라지고 인류가 멸망한다는 세계관이다.
오늘은 현 코로나 19 문제를 떠올리게 만드는 코드를 지녀 흥미를 더하는 아포칼립스 영화 세 편을 소개한다.
영화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
핵전쟁으로 멸망한 22세기, 얼마 남지 않은 물과 기름을 차지한 독재자 임모탄 조가 살아남은 인류를 지배한다. 임모탄의 폭정에 반발한 사령관 퓨리오사는 인류 생존의 열쇠를 쥔 임모탄의 여인들을 탈취해 분노의 도로로 폭주한다. 이에 임모탄의 전사들과 신인류 눅스는 맥스를 이끌고 퓨리오사의 뒤를 쫓으며 미친 폭렬 액션을 선보인다.
영화는 제어할 수 없는 속도로 사막을 횡단하며 추격전을 펼치는 장면이 주를 이루는데, 컴퓨터 그래픽을 최소화해 아날로그 액션의 극강을 선보인다. 또한 배우들이 직접 열연한 광기의 액션신과 숨 쉴 틈 없이 몰아치는 감각적 영상은 극도의 스릴을 전한다.
특히 샤를리즈 테론의 연기가 인상적인데, 영화 이름을 '매드 맥스'가 아닌 '매드 퓨리오사'로 바꿔야 할 만큼 샤를리즈 테론이 맡은 퓨리오사의 존재감이 크게 와닿는 영화이다.
밀러 감독은 영화를 통해 "절망적인 시대에도 어떤 횃불, 이를 테면 인간애를 발견할 수 있다는 사실을 말하고 싶었다"고 밝힌 바 있다. 영화 엔딩에 등장하는 '희망이 없는 삶을 헤매이는 우리가 더 나은 삶을 위해 최후로 가야할 곳은 어디인가'라는 대사가 코로나19로 고통받는 우리네 현실과 맞아 떨어져 추천한다.
영화 '헝거게임' 시리즈
: 판엠의 불꽃(2012), 캣칭파이어(2013), 모킹제이(2014), 더 파이널(2015)
12개의 구역으로 이루어진 독재국가 ‘판엠’이 체재를 유지하기 위해 ‘헝거게임’이라는 생존 전쟁을 만든다. 매년 12개 각 구역에서 총 24명의 십대 소년, 소녀들을 뽑아 거대한 경기장에 몰아넣고, 마지막 한 명이 살아남을 때까지 살인을 저지르게 하는 게임을 '헝거게임'이라 칭한다. 주인공 캣니스는 사랑하는 동생 대신 헝거게임에 자진 출전해 목숨을 건 결전을 펼치고, 피비린내 나는 공포 정치에 대항해 혁명을 이뤄낸다.
영화 ‘헝거게임’ 시리즈(2012-2015)는 전 세계에 돌풍적인 신드롬을 일으키며 디스토피아 장르로는 유례 없는 성공신화를 이룩했다. 또한 절대권력을 가지고 대중을 선동하기 위해 미디어를 조작하던 판엠이 결국 위험에 처한다는 이야기를 통해 우리 현대 사회에서도 평범하지만 대중을 이끄는 힘을 가진 영웅에 대한 갈증이 있음을 상기시킨다.
한편, 영화 ‘헝거게임’ 시리즈는 프리퀄로 돌아올 전망이다. 프리퀄 작품이 시리즈 주인공 캣니스가 태어나기 훨씬 이전의 이야기를 다루는 만큼, 캣니스 역을 맡아 시리즈를 이끈 제니퍼 로렌스는 복귀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설국열차
2031년 지구에 빙하기가 오고 지상의 모든 것이 얼어붙는다. 윌포드라는 인물은 일생일대의 계획으로 완전 자급자족 시스템을 갖추고 전 세계를 1년에 걸쳐 횡단하는 초대형 열차를 만든다. 인류의 마지막 생존지역으로서 살아남은 사람들을 태운 기차 한 대가 끝없이 궤도를 달리고 있다. 그런데 살아남은 사람들로 가득 채워진 열차 안의 세상은 결코 평등하지 않다. 영화 속에서 춥고 배고픈 사람들이 바글대는 빈민굴 같은 맨 뒤쪽의 꼬리칸과 선택된 사람들이 술과 마약까지 즐기며 호화로운 객실을 뒹굴고 있는 앞쪽칸의 극명한 차이가 드러난다.
기상 이변으로 전 인류의 생존이 위태로워진 상황이 현 코로나19 시국을 연상시킨다. 새로운 빙하기, 생존 인류 전원을 태운 채 설원을 뚫고 질주하는 숨가쁜 반란의 드라마인 '설국열차'는 세계 영화계의 주목을 받으며 최근 넷플릭스에서 드라마로도 제작되었다.
한국 영화를 포함한 다른 어떤 영화에서도 본 적 없는 새롭고 강렬한 상상력을 엿볼 수 있다. 스케일과 영상미에 압도되는 한편 환경오염, 계급투쟁 등 무겁고 냉철한 메시지가 영화 곳곳에 내포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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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코로나 시대, 디스토피아 영화에서 희망을 찾다